'그냥 취재파일'에 해당되는 글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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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 할리우드 명배우 휴 잭맨(Hugh Jackman)의 새 영화가 나왔습니다. 오는 8일 개봉 예정인 <팬>입니다.

'팬'은 소설 <피터팬>의 바로 그 '팬'입니다. 영화 <팬>은 소설의 '프리퀄'(원작보다 앞선 시간대를 다루는 속편)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피터(리바이 밀러)는 아직 자신에게 하늘을 나는 능력이 있는 줄 모르는 것은 물론 '네버랜드'가 아닌 2차 세계 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는 영국 런던의 한 칙칙한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낱 고아로 나옵니다. 후크(가렛 헤드런드) 역시 아직 악당이 아닙니다. 아직 팔도 멀쩡해 무시무시한 갈고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휴 잭맨은 이 영화에서 '검은 수염'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원작 소설에선 단 한 줄로 묘사되는("후크는 '검은 수염'에게서 항해법을 배웠다" 정도?) '검은 수염'을 발전시켜 피터를 괴롭히는 중심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영화 <팬> 한국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휴 잭맨(가운데). 왼쪽은 조 라이트 감독, 오른쪽은 피터 역의 리바이 밀러. /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팬> 개봉을 앞둔 지난 1일, 한국 기자들이 직접 일본 도쿄로 찾아가 휴 잭맨을 만났습니다. 원래 '친한파'로 유명한 휴 잭맨. 아쉽게도 이번 <팬> 홍보 일정에 한국 직접 방문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본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휴 잭맨은 또 어김없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했습니다. 직접 보니 영화 속 강인하고 날카로운 인상과는 달리 아주 부드럽고 푸근한 분위기를 풍기는 휴 잭맨이었는데요, 이날 나온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 함 들어보시져.

"한국 정말 좋아합니다. 정확히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꼭 한번 더 가야죠. 그리고 혹시 모르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제가 사실 '서울시 홍보대사'입니다. (웃음) 제가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 아버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한국에서 몇년을 살았죠. 그리고 한국에서 돌아온 다음 곧잘 '한국 경제 발전에 미래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한국 음식,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전엔 제 딸이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가겠다고 해서 '그래, 입고 가거라'고 말했어요. (웃음) 심지어 키우는 강아지도 한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는 수컷인데, 한복 치마 저고리를 입고 있어요. (웃음)"

음, 휴 잭맨의 딸이 한복 입고 학교에 갔을 때 친구들이 과연 무슨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네요. 또 치마저고리를 입은 강아지 '인증샷'도 꼭 한번 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휴 잭맨이 '서울시 홍보대사'였다니...! 사실 휴 잭맨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봐도 나와있는 정보였네요...ㅠ_ㅠ

2009년 4월에 홍보대사에 위촉됐다고 나와있네요. 그래서 당시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경향신문 2009년 4월10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엑스맨> 출연 당시였네요. 마지막 문단에 '사업 관계로 20년 동안 한국을 자주 오간 아버지로 인해 평소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휴 잭맨과 한국의 인연에 대한 정보가 좀 더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엔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합니다.

(발췌)

잭맨은 2006년 첫 내한에서도 친근한 태도로 많은 한국팬의 호감을 샀다. 당시는 월드컵 기간 중이었고, 잭맨은 셔츠 안에 한국축구팀 유니폼을 받쳐 입고는 “대~한민국”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잭맨은 “당시 사진이 퍼져나간 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붉은색 유니폼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냐고 물었다”며 웃었다.

실제 잭맨은 한국과 인연이 있다. 잭맨의 아버지는 오랜 기간 한국에서 일했고, 틈나는 대로 기념품을 가족에게 사다주었다. 잭맨은 “여기(한국의 집) ‘한복’을 입은 여성이 낯설지 않다. 어린 시절 여동생이 아버지가 사오신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곤 했다”면서 “한국에선 기념품을 살 필요가 별로 없는데, 이미 다 집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휴 잭맨은 다시 한국을 찾아 우리 국민들에게 어김없이 한국과 자신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털어놓곤 했습니다.

이번엔 <레미제라블> 개봉 당시입니다. 휴 잭맨이 '장발장'을 연기한 이 영화는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발췌)

휴 잭맨은 <엑스맨> 시리즈 홍보차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한국에 왔다. 2006년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해 국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평소 김치와 불고기를 즐겨 먹고 딸에게 한복을 입히기도 하는 등 ‘친한파’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싸이와 함께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김연아 선수가 이번 시즌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레미제라블’을 선택한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도 대단한 올림픽 챔피언이지만 이 곡을 선택해서 더 확실한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만약 20년 뒤 <레미제라블>이 아이스 스케이팅 버전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주연은 나와 러셀 크로, 김연아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스스로 “한국의 광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김연아 짱”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발췌)

2006, 2009, 2012년에 이어 네 번째인 한국 방문에 대해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고, 올 때마다 즐거워서 더 길게 묵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14일) 저녁에도 맛있는 식당에서 불고기를 먹었다”며 “한국은 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저녁을 먹으러 나갈 수 있는 나라”라고 했다. 이어 “한국 음식으로 식단을 조절해서 슈퍼 히어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전작 <레미제라블>은 한국에서 591만 관객을 모았다. 그는 “<레미제라블>을 많이 사랑해줬다고 들었다”며 “한국에서 ‘엑스맨’ 시리즈와 <울버린>을 좋아해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매우 가깝게 느낀다”고 한 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더 울버린 3D>의 세계 홍보 행사를 처음 시작하는 자리였다. 아시아 지역으로는 유일하게 한국만 방문했다. 일본·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온 기자 50여명은 한국 기자회견에서 휴 잭맨을 만났다.

휴 잭맨은 애완견용 한복을 선물받은 일을 소개하면서 “만약 파파라치 사진에서 내가 산책시키는 개가 한복을 입고 있는 사진이 있으면 그 선물이라고 보면 된다”며 “개는 수놈인데 여자 한복을 받은 것 같지만, 개에게는 (여성복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겠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가족에게 어떤 선물을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한국에 올 때마다 가족 선물을 사가는데, 지난번엔 딸에게 한복과 인형을 사다줬고 아들에게는 태극기를 사다줘서 아직도 방에 걸려 있다”며 “이번에는 아내 선물도 살 것이다. ‘아내가 행복해야 삶이 행복하기(Happy wife, Happy life)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2년 엄지손가락 추켜세우며 "김연아 짱"에 이어 바로 이듬해인 2013년엔 음식 이야기를 합니다. 심지어 "한국 음식으로 식단을 조절해서 슈퍼 히어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당시 다른 매체에서는 이 음식이 '갈비'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네요.

이번 도쿄 방문 때 휴 잭맨이 이야기한 강아지 한복 치마 저고리 이야기의 실체도 이미 당시 이야기했던 것이었군요! '아내가 행복해야 삶이 행복하다'는 평소 그의 신조는 한국 남자들이 술 마시며 토해내는 농담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아마 이건 만국 공통의 언어겠죠...)

아무튼 휴 잭맨, 이 정도면 정말 '친한파' 스타네요.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휴 잭맨한테 국뽕 맞으니까 좋냐

 

*이 인터뷰는 지난 6월2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권씨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292129575&code=960801)

*사용된 모든 사진은 경향신문 이석우 기자님이 촬영한 것입니다.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요즘 인터뷰 기사 많이 나오던데요.

이게... 마지막이네요. 신디 매니저로 보내는 마지막. 마지막 인터뷰니까... 이제 당분간은... 참... 감회가 새롭네요. 진짜 마지막인 것 같아요.

‘신디 매니저’, ‘아이유 매니저’ 요즘 이렇게 많이 불리시잖아요.

이름은 없었어도 작가님이 한 인물을 워낙... 원래 찌질하지만, 을에 대한 입장도, 메시지도 주시고... 인간적인 여러 면을 많이 만들어주셔서... 저는 감사하죠, 작가님한테.

직접 보시기에 매니저란 직업이 원래 ‘신디 매니저’ 같은지요.

매니저라는 게... 신디랑 매니저 관계는 어떻게 보면 극의 재미상 약간 티격태격하는 것만 모아놓은 것 같구요. 저도 9년,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짜증을 안 낼 수는 없죠. 솔직히 인간인데... 성인군자처럼 ‘그래, 그래. 화이팅’... 이렇게 할 수만은 없죠. 촬영하면 잠도 못자고 사람이 진짜 날카로워질 수도 있고, 중요한 씬 감정씬 앞둔 상태에서는 사람이 예민해지잖아요. 시험공부 하루 전날 예민해지듯이... 그게 또 매니저의 몫이고, 잘 케어해주고 현장에서 편하게 해주는 게 매니저의 몫인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신디랑 신디매니저는 워낙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그런 모습이 약간씩...

약간 ‘극한 직업’ 보는 듯한 느낌도 있었어요.

원래 로드매니저가 산전수전 다 겪고... 촬영이 10시라고 하면 차가 막혀서 늦을 수가 있거든요. 그럼 정말 끙끙 앓거든요. 혼자 있으면 담배라도 피고 그러겠지만 뒤에 배우가 있고 그러면... 전화로는 ‘다왔습니다, 다왔습니다’ 하는 거 보면 아유... 어떻게 보면 직업상으로는 가장 말단사원이니까 진짜 로드매니저는 슈퍼 을인 것 같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그림자, 섀도우 같은...

요즘 신디 매니저 장면만 모아놓은 영상 봤어요?

어? 저 못 봤어요. 저도 보고 싶네요. 누가 올리신 줄 몰라도... 감사합니다.

데뷔하신 지가 생각보다 한참 됐더라고요.

10년으로 보면 될 거 같고요. 10년이면 강산이 바뀌고... 논에 아파트가 생기기도 하고 아파트가 무너진 다음에 다시 새싹이 나기도 하는... (웃음)

근데 나이가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포털사이트에 나온 게 아니라고 하던데요.

나이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 심엔터에만 있었거든요. 연기자들 사무실 옮기고 이럴 때 서로 묻는데 ‘어디가 좋아요’ 물으면 전 진짜 몰라요. 여기에만 있어서... 나이가 제가 무슨 아이돌도 아니고, 신비주의도 아니고... 왜 83이 됐는지... 원래 알고는 있었어요. 근데 거기에 비중을 별로 안 뒀어요. 제가 진짜 신디매니저처럼 어리바리하고... 참... 원래는 81년생인 거죠. 정확히 서른 다섯입니다. 꺾였습니다 이제. (웃음)

그럼 심엔터 처음 들어가셨을 때가...

스물 다섯인가, 여섯인가... (그럼 그 전엔 뭐하셨어요?) 대학 졸업하고 군대 갔다와서 1년 정도 탭댄스 하고...

탭댄스요?

네, 다리로 이렇게 치는 거. 제가 뭘 적는 걸 좋아하는데, 군대 있을 때 다들 그러지 않나요? 나갈 때 다 포부가 있잖아요. 이렇게 살아야되고 저렇게 살아야되고... 20대엔 광대같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은 그런 게 있었어요. 탭이 말 그대로 길거리에 판자 하나두고, 그렇게 하는 애들이 있거든요. 그게 너무 하고 싶어서 전역하고 바로 갔죠. 그래서 1년 정도 길거리공연 하고... 홍대 놀이터에서 하면서... 그러면서도 연기는 계속 하고 싶은 게 있어서... 탭댄스를 해도 부족한 거예요. 잠도 잘 안 오고... 그러다 심엔터에 들어오게 된 거죠.

원래 춤을 좀 췄어요?

옛날에는 좀 췄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엔 아저씨들이 왜 이렇게(일명 ‘관광버스춤’) 하는지 알 것 같아요. 웨이브 이런 게 잘 안 돼요. 원래 춤을 좋아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예체능적 욕구가 많았던 것 같아요. 김규상이라고 안무가가 있는데, 댄서쪽에서 유명하신 분, 안무계의 거의 1등인 분인데. 그분 보면서 춤 추고 방바닥 부서지게 나이키 연습하고 막... 그런 식으로 예체능쪽 욕구가 많았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있었던 건가요?

초등학교 때 제가 뭔가... 지금도 제가 말하면서 눈을 못 마주치는 게 내성적이거든요. 부끄럼이 많다고 해야되나? 낯을 좀 많이 가리거든요. 근데 초등학교 때 노래할 사람 이러면 손을 들어요. 그럼 또 부르면 애들이 박수쳐주고... 고 2때 진로를 결정해야하잖아요. 그때 무작정 연기하자 해서 어머니께 연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연기학원 제일 잘 나가는 게... 예전에 보면 MTM 이런 게 꼭 어디 써있더라구요. 그래서 여기 좀 보내달라고 했죠. 원래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하라고 하셨거든요. 반대할 것 같아서 쭈뼛쭈뼛 얘기했는데, 바로 허락하시더라구요. 계속 지켜보신 것 같아요. 얘가 어디에 마음이 있는지... 거기 다니면서 조금씩 열망했던 것 같아요.

그때 연기를 하기로 확고하게 결심한 건가요?

네, 그렇죠.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땐 뭐 연기에 대해 알겠어요. 선생님이 해보라 그러면 가서 열심히 하고 그런 거죠.

예고에 다니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던데요.

예고를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생긴 거 답지 않게 공부를 잘햇어요. 고등학교 갈 때도 외국어 고등학교... 그땐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외고 갔거든요. 갈 실력이 됐는데, 그런데 무작정 예고가 가고 싶었는데 어머니한테 무지 혼났죠. 그런데 그때부터 좀 반항심리가 생기더라고요. 중3때부터 공부를 살짝 놓은 것 같아요. 공부를 열정적으로 하던 애가 이제 강하게 부모님이 예고를 반대하니까... 공부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일반고 갔죠.

그럼 고등학교 때 오디션 같은 걸 본 적은 있었어요?

또 웃긴 게 MTM 첫날 갔는데, CF 오디션이 있더라구요. 쭈뼛쭈뼛 갔는데 막 두근두근 거리면서 갔는데 ‘어디로 가야돼요’ 라고 하니까 갑자기 뭐 하나 보고가래요. 스튜디오에 제 나이 또래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더라고요. 그게 오디션이었어요. 당시 되게 유명한 감독님이셨어요. 저보고도 춤을 추래요. 그래서 춤을 췄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제가 됐대요. 그래서 CF를 3편 찍고 핸드폰 광고도 찍고... 신문 전면에 제 얼굴이 이만하게 나오고 그랬었어요. 어떻게보면 고등학교 때 그게 첫 단추? 근데 CF 찍을 때도 뭐가 뭔지 몰랐는데 그저 재밌었어요. 그냥 부담도 없고 놀이터 가듯이... 춤 춰봐 하면 추고 사진 찍는다고 하면 찍고 그냥 그랬었어요.

스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나요?

글쎄요. 연기로 인정받고 싶고 잘하고 싶고 그랬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그런 건 좀 있었어요. 자신감이 없다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근데 전 솔직히 장동건이나 정우성 처럼 뛰어난 얼굴도 아니고 키가 훤칠하지도 않으니까 ‘연기를 진짜 잘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여러 작품 했는데 <프로듀사>로 이제야 처음 사람들이 얼굴 알아보고 그렇게 된 거죠?

제가 연기를 해서 공감을 시켜서 지금처럼 조금씩조금씩 알아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죠. 그런데 3박자가 맞아야 하는데. 저 혼자 잘해야되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요. 계속 하는 작품마다 열심히는 했는데 시청률이 안 나오면 안 되는게 현실이니까...

10년 정도 꾸준히 연기해온 거 비하면 작품수가 적어보여요.

작품수가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는데, 그건 솔직히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좋은 기회가 있으면 더 많이 할 수도 있고 더 아닐 수도 있는 건데...

그런 공백기엔 어떻게 지냈는지가 궁금해요.

안 힘들다고 말할 순 없는데 그런데 힘들 때 가족들이 버팀목이 너무 됐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불러일으켜 주셨고... 솔직히 <프로듀사>하기 전이 많이 힘들었죠. 서른 넘어가면서, 서른 다섯이면 누군가를 책임질 나이고 아이들이나 사랑하는 아내도 있을 나이인데... 전 그런 게 없잖아요. 그래서 참 힘들었죠. 그런데 어쩌겠어요. 선배님들이 하는 말이 ‘기다려라, 기다려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기는 거다’ 그런 말씀 많이 하셨죠. 그래서 저도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웃자, 웃자, 웃자’ 하고 그랬죠.

스케쥴 없을 땐 뭐하셨어요?

집에 있었어요, 정말. 그냥. 제가 발발 거리고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술 잘 마실 거 같다고... 근데 저 술 반병도 못 먹거든요. 집에 있는 거 좋아하고 집에서 책이나 영화 보는 거 좋아하고... 힘들수록 집에 있었어요. 다만 힘들 때 본집에 잘 안 갔죠. 어머니가 챙겨주는 모습도 미안하고 제가 또 가서 땡깡부리거나 짜증 낼 수도 있으니까... 안 가고 그런 게 죄송했죠.

그동안 오디션 많이 봤겠네요.

오디션 정말 100번 넘게 봤죠. 수도 없이 많이 봤죠. 1년에 10번만 해도 10년이면 100번이니까.

그 전에 보통 어떤 역할을 했던 건가요.

첨엔 인상이 강해서 막 표출하는 그런 역할을 많이 했어요. 강한 연기? 오토바이 폭주족. 우락부락한 댄서. 일선에 나서서 행동하는 역할 많이 했어요. <페스티벌>에서는 경찰역, 어리바리한 역도 하고. 드라마에선 또... 아무튼 이것저것 많이 했던 것 같아요.

1년에 드라마 한편만 할 때도 있었네요?

근데 전 정말 긍정적으로 했어요. 연예인쪽이 정말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하잖아요. 이게 현실이거든요. 정말 모르겠어요. 저는 연극무대 연기 잘하시는 분들 중엔 브라운관에 나오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는데, 1년에 전 드라마 한편 나오면 되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라는 직업이 제가 하고 싶다고 막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모든 직업이 자기와의 싸움이긴 한데 정말 자기 성찰도 해야하고, 정말 많이 기다리고 자기가 유연해져야되고 모든 걸 많이 내려놔야하는 것 같더라고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 밖에 없죠. 누가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자기 혼자 잘 컨트롤 해나가야죠. 지금도 사람들이 신디 매니저라고 절 알아봐주고 있는데 이 순간도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면 계속 성찰하고 노력하고 갈망하고 그래야 되는 것 같아요.

<프로듀사>엔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됐어요?

그냥 똑같아요. 오디션을 보고 들어갔어요. 유형별로 1, 2, 3, 4가 있었어요. 감독님이 2개를 시키셨어요. 그 중 ‘백승찬’도 있었는데 그땐 주인공인 줄도 몰랐어요. 신디 매니저도 몰랐구요. 그냥 오로지 <프로듀사> 오디션을 간 거죠. 2주 정도 기다리고 연락이 왔어요.

<프로듀사> 연기했던 걸 자체 평가해본다면요.

모든 작품을 하면서 항상 성숙해지려고 하거든요. 모든 배우가 다 그렇겠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요. 이 작품 같은 경우엔 박지은 작가님이... 정말 전 1, 2회보고 진짜 깜짝 놀랐거든요. 이렇게 페이크다큐 식으로 나온 건 <프로듀사>가 처음이거든요. 영국, 미국은 페이크다큐로 정평나는 게 여러개 있잖아요. 저는 이거 보고 ‘정말 대박이다’... 너무 웃기잖아요. 전 이게 막 그려지는 거예요. ‘장난 아니다’. 박지은 작가님은 역시 대단하구나 그런 생각 뿐이고. 결론적으로 이렇게 좋은 결과 나와서... 많이 좋아해주시고 그래서...

<프로듀사> 하는 중에 스스로한테 대중들의 반응이 오는 건 몰랐어요?

사실적으로 반응을 느낀 게, 제가 변 대표한테 따귀 맞는 회차 방송되고, 어떤 스타일리스트 한분이 ‘잘봤어요’ 그러면서 저희 실장님이랑 그쪽분들이 신디 매니저 너무 불쌍하다고 막 그래서... 그때부터 조금 블로그에 나오고 그러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시청자랑 관객들이 ‘어, 불쌍하다’ ‘쟤 왜 저렇게 말랐니’ ‘진짜 매니저 아냐’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촬영장에서 청바지에 티하나 입고 있으니까, 야외에서 하면 촬영 못할 정도로 장난 아니었거든요. 사람들이 몰려서... 그럼 저 보면 ‘신디 매니저다’ ‘와, 진짜 매니저같아’ ‘진짜 매니저 아냐’ 그러면 전 그냥 ‘제가 잘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했죠.

신디한테 큰소리 치면서 눈물 글썽거리는 장면이 많이 회자되는 것 같아요.

그건 저한테 엄청 중요한 씬이기고 했고, 처음으로 버럭하기도 하고... 제가 따귀 맞았을 때 댓글에 어떤 분이 ‘자기 인생이랑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다’고, 공감한다고 남겼을 때... 진짜 무릎을 꿇는다는 게 사람들이 직장 다닐 때도 ‘커피 한잔 하시겠습니까’ 상사한테 그러잖아요. 그런 게 다 무릎을 꿇는 평상시에도 일어나는 상황인데, 전 그런 거에 공감하고 느끼고 싶어서 엄청 집중했거든요. 저의 온갖 고뇌를 다 집어넣어서 연기를 했거든요.

좋은 장면이 최권씨한테 주어진 것 같아요.

진짜 작가님한테 감사하죠. 2개월이 너무 꿈만 같았고 신디매니저로 살아서 좋고, 미소천사 같은 아이유랑 함께 해서 너무 좋았고, 일단 작품도 너무 잘 되어서 좋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이제 일상의 변화도 좀 있겠네요.

없어요. 모르겠어요. 이럴 때일수록 연기 관련 공부 더 열심히 하고... 책도 더 읽으려고 하고... 제 자신을 좀 더 바라보고 세상 사는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이고, 공감가는 연기, 현실성 있는 소통하는 연기를 더 하고 싶고... 이럴 때일수록 더 침착하게, 공부도 더 많이 하고 그러고 싶어요. 조금 누가 알아봐주신다고 놀고 그러면 안될 것 같아요.

어떤 책을 봐요?

만화책을 좀 보는데, <슬램덩크>엔 정말 인생사가 있고, 또 과장된 표정 같은 게 나오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제 부족한 걸 좀 채워나가려고요.

다음 작품 이야기는 있어요?

이것저것 들어온다고는 하는데,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화려한 역할보다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일반적으로 살아숨쉬는... 그런 거 있잖아요. 드라마가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극대회시켜서 보여주는 건데 일상에서 살아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고, 그런 작품에서 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죠.

그런 방향에서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요?

유해진 선배님. 요즘 <삼시세끼> 때문에 핫하신데 가만히 있어도 여유로워 보이잖아요. 말 한마디도 그렇고...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남자의, 그 유해진 선배님만의 그 향기가 있잖아요. 욕심이 있다면 저만의 그런 향기를 갖고 싶은 거죠.

그럼 이제 당장 내일부터는 뭐하실 생각이세요?

아, 내일은 좀 잠을... 아유, 잠을 너무 못자서... 빨래도 하고 청소도 좀 하고... 그런데 화장실 어디 있나요? 제가 사실 아까부터 급했는데... 죄송합니다...

화장실 가시면서 인터뷰도 자연스럽게 끝

 

*인터뷰는 지난 6월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마무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302126195&code=960802)
 
*사용된 모든 사진은 마마무의 매니지먼트사인 'HOW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요즘 '걸그룹 대전'이라 불리는데, 이제 거기에 마마무도 참전하게 된 것 같네요.

휘인. 저희는 이제, 어쩌다보니까, 되게 장대하신, 오래 활동하신 선배님들, 소녀시대 선배님들도 나오고, AOA·씨스타 선배님들도 다같이 활동하는데, 근데 오히려 그게 저흰 좋은게 그 사이에 낄 수 있는 것도 너무 기쁘지만, 그런 선배님들이나 그런 쟁쟁하신 분들 많이 나오면,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사람들이 음악프로 그만큼 많이 보고 그만큼 대중가요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니까 저희도 덩달아 관심을 많이 받게 되고, 그런 쪽에서 좋은 것 같아요. 어쨌든 선배님들과 대결 아닌 대결을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기쁘고. 오히려 안 좋은 건 없어요.

선배 걸그룹들이랑 차트 같은 데서 비교가 될 수도 있는데, 어때요?

휘인. 사실 저희는 한번 이겨보자 하는 힘? 자신감이나 당찬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하는데, 그렇다고 밀려난다고 해서 실망은 안 하는 것 같아요.

문별. 그러니까 저희는 사실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지 몰랐어요. 저희는 100위안에 드는 것도, 50위 안에 드는 것도 다 감사한데, 저희 목표는 10위 안에 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데 이제 5위에 들고, 또 1위도 하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뭐 1위를 못해서 밀려난다, 이런 생각은 전혀 안해요. 저희는 지금이 이게 너무 행복하고. 이 상황에 슬퍼하진 않는 것 같아요. 좋으면 좋았지, 순위에 그렇게...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리죠.

데뷔한 지 1년 만에 쟁쟁한 걸그룹들과 비교되는 건 어떻게 생각해요?

화사. 원래 처음에는... 저희가 나온다고 했을 때도 솔직히 반응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어느 정도 반응은 있었는데, 많은 선배님들 사이에서 묻혔어요, 저희가. 그러니까 이번엔 컴백하는 걸그룹 하면 소녀시대 선배님, 걸스데이 선배님, 씨스타 선배님, 이렇게 됐는데 저희 이름은 없더라고요. 아, 그래서 잘할 수 있을까, 했는데 저희는 그냥 하던 대로 열심히 하자, 쭉하자 생각하고 했는데 이번엔 반응 보니 그 사이에 저희가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고, 저희가 잘 하고 있는 건 맞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휘인. 저희는 하던 대로 열심히 하고... 이번엔 좀 새로운 시도를 한 거잖아요. 그래서 약간 설렘 반? 걱정 반? 컴백을 했는데, 이번 새로운 시도를 좋게 봐주셔서 이번에 좀 빠른 반응이 온 것 같아요.

*사용된 모든 사진은 마마무의 매니지먼트사인 'HOW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이번 <핑크 펑키> 앨범은 기존 레트로풍을 벗어나고 좀 더 걸그룹다워졌다는 반응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변화를 준 이유가 있나요?

휘인. 저희가 원래는 사실 여러 장르에도 그렇고, 여러가지 욕심도 많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전에는 레트로를 추구하고 뭔가 시도했다면 이번엔 사실 계절도 계절이고, 저희가 약간 이쯤에서 좀 이런 면도 있다, 또 트렌디한 느낌도 있고, 사실 저희가 나이 들어보인다는 이런 말도 많이 들었고...

문별. 되게 많이 들었거든요.

휘인. 음악의 장르나 느낌상? 그런 이미지가 있다보니까 그런 것도 있었고요. 또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시도한 건데...

문별. 저희가 일부러 걸그룹처럼 보여드린다 이런 거 보다는 이런 장르도 할 수 있다 이런 걸 보여드리기 위해서였어요.

휘인. 네, 아무래도 또 약간은 YOUNG해지는 그런 느낌을 줬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제 나이를 찾은 것 같다,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문별. 근데 데뷔 때부터 그런 얘기는 항상 나왔어요.

화사. 근데 제가 많이 깎아내린 것 같아요. 아, 뭐라 그래야 할까. 멤버들은 아니라고 하는데, 당사자가 볼 때는 좀 느껴지거든요. 뭔가 그 중에서도 제가 얘기가 좀 많았는데, 어떻게 좋게 말하면 성숙해서. 무대가 성숙해서. 아니면 생긴 게 노안. (웃음). 근데 저는 좋게 받아들이고 있거든요. 우리가 늙어보인다는 말에 대해서 별로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좋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걸그룹으로서 외모 평가는 신경쓰이는 부분일 것 같은데요.

화사. 그런데 갈수록 저희는 더 멋있어 질 것 같아요. (웃음)

솔라. 저희가 나이 들어보인다는 얘길 많이 듣는데, 스트레스를 안 받는 이유가 나이 안 들었으니까, 그냥 그게 사실이 아니니까 그런 것 같아요.

휘인. 나이 들어보인다고 하긴 하지만 그게 너네 외모적으로 너무 꿇린다는 식으로 표현을 하는 건 아니니까 웃어넘기는? 아, 그냥 그럴 수도 있지, 나이 들어 보일 수도 있지.

문별. 조금 신경 쓰이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컨셉을 약간 바꾸면서 그래도 사람들이 어? 어렸구나 젊다 이렇게 봐주시니까 나름대로 좀 성공한 거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이번에 음악 스타일이나 콘셉트에 변화를 주는데 멤버들끼리 추구하는 방향 서로 잘 맞았나요.

문별. 처음에 나오기 전에 상의를 하는데 다들 이 곡(‘음오아예’)을 딱 듣고 다 좋아하고, 그래서 재밌게 녹음도 하고, 컨셉을 같이 짜고, 의상도 같이 회의해서 한 거였어요.

화사. 처음에 딱 이 곡만 있진 않았어요. 두 곡 중에서 다 들어보고 저희 넷이서 다 오케이한 곡이 이 곡이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각자 좋아하는 평소 음악 취향이 궁금해요.

화사. 저 같은 경우는 장르는 별로 안 가려요. 발라드 빼고 다 좋아하는데, 저는 올드한 거 되게 좋아해요. 본조비랑 프린스 노래도 되게 좋아하고... 락. 재즈. 레게 되게 좋아해요. 상반된 장르인데 되게 좋아해요. 올드하거나 레트로한 예전 팝송 같은 걸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솔라. 저는 힙합 쪽을 많이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많이 못 들었어요, 그런 음악을. 예전에는 진짜 너무 좋아했었거든요. (어떤 아티스트요?) 좀 옛날... 힙합 가수들 있잖아요. 예를 들면, DMX. 막 때려부시는. Lil Wayne도 좀 그렇잖아요. 옛날에 스낵댄스를 제가 되게 좋아했거든요. UNK 아세요? Work it out이랑 two step 이런 노래 부른 힙합, 더티힙합, 사우스힙합 되게 좋아했거든요. 그런 걸 들으면서 행복해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노래들보다 저희 노래 관련된 걸그룹 노래나 요즘 활동하는 노래를 좀 알아야겠더라고요. 모르면 의사소통도 안되고, 또 되게 좋더라고요. 예전에는 가요를 잘 안 들었거든요. 무조건 힙합, 힙합 이랬는데, 근데 활동하면서 그냥 계속 들리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문별. 예전에 제가 랩에 대해 잘 몰랐을 때 언니한테 추천을 받아서 들었어요. 너무 신나하더라고요, 힙합 얘기만 하면. (웃음)

솔라. 지금도 그때 노래를 들으면 되게 행복해요. (웃음) 예전에 아예 외울 정도로 꿰고 있었는데 요즘엔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들으면서 그냥... 살짝 흥겨운 정도? 요즘엔 가요를 들으면 그래요. 막 따라부르고, 춤 외우고...

문별. 랩을 하다보니까 힙합과 알앤비 쪽을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제가 예전부터 좋아한 가수는 Chris Brown을 좋아했었는데, 사운드도, 목소리도 되게 좋아했는데, 조금씩 이제 멤버들이 추천해주는 노래 듣다보니까 예전보다는 조금 장르에 대해서 편견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아무래도 춤을, 퍼포먼스가 제 전공이었거든요. 제 장기였는데, 그러면 춤출 때도 노래를 많이 듣잖아요. 그럴 때만 힙합에 관심이 있었지, 제가 랩을 할 거라는 건 생각을 못 했거든요. 제가 랩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또 랩을 하게 되니까 재밌더라고요. 뭔가, 할 거 제대로 하자? 랩 할 때는 요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아요. (랩을 처음 맡게 된 계기는 뭔가요?) 계기요? 이제 회사에서 노래를 처음 연습을 했었는데, 노래보다는 랩을 할 때 제 색깔이 잘 나오고, 노래할 때는 제 색깔이 안 나오고 그런데, 랩을 할 때는 제 보이시한 것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색깔을 확실히 살리는 건 랩할 때인 것 같다 해서 랩을 연습하게 됐죠.

휘인. 저는 그냥 좋으면 듣는 편이거든요. 좋아하는 장르는 알앤비. 저도 힙합을 좋아하는데 솔라 언니보다는 트렌디한 요즘 힙합을 들어요. (웃음) 언니는 힙합에 대해 잘 아는 편인데, 저는 그것보다는 가벼운 힙합을 듣는 편이고... 저는 그냥 노래를 제목을 보면서 찾아듣는 편이거든요? 그런 습관 있잖아요, 자기만의. 꽂히는 제목의 새로운 노래를 듣는 편인데, 전 그런 식으로 주관적으로 좋은 음악을 찾아듣는 편이어가지고... 요즘엔 인디음악을 찾아듣고 있는데, 그냥 갑자기 꽂혔어요. (왜요?) 그냥 가끔씩 듣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냥 요즘엔 인디의 느낌이... (웃음) 요즘엔 인디음악 하나 꽂힌 게 있는데, Another Day란 노래인데, 오석이란 가수의 노래예요. 들어보세요. 좋아요.

취향이 이렇게 서로 다른데, 기존에 레트로풍 콘셉트를 잡은 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휘인. 저희가 넷이서 뭉쳤을 때 느낌은 딱 그거인 같아요, 레트로. 처음 데뷔 때부터 음악 스타일인... 저희 각자 봤을 때는 서로 다르지만, 넷이 뭉쳤을 땐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자연스럽게 그런 음악을 시작을 했던 것 같은데... 제 생각은 그렇거든요.

문별.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다들 그 장르를 안 맞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되게 재밌게 해와서... 저는 예전에 레트로를 옛날 노래라는 편견이 약간 있었어요. 과연 현시대에 섞였을 때 어떤 느낌이 날까, 그랬는데 저희가 했을 때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사. 그런데 레트로가 전 정말 매력있는 장르라고 생각을 해요. 메트로성애자. (웃음) 메트로가, 아니, (웃음) 죄송해요. 라임 놀이를 했네. (웃음) 저희가 레트로를 함으로써 저희는 개성이 더욱 나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면 요즘엔 아무래도 실력을 추구하는 그룹도 많아졌잖아요. 작사·작곡도 많이 하고. 이러니까 저희의 개성을 딱 이끌어낼 수 있는 포인트가 뭐가 있을까 했을 때 레트로였어요. 그런데 저희가 레트로에 너무 갇혀있다보니까 (웃음) 옛날 그룹이 될 것 같은 거예요. (웃음) 이제는 저희가 그 장르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면 연습생 때부터 힙합도 하고 여러가지 장르를 해왔어요. 그런데 다만 비춰진 모습은 레트로 음악 뿐이었던 거죠. 이번 ‘음오아예’도 그렇고 다 해왔던 것들이에요. ‘썸남썸녀’도 레트로 펑키이긴 했지만, 이제는 저희도 트렌디한 걸 추구할 때도 됐고, 나중에 저희가 더 자리를 잡고 나면 레트로를, 완전 멋진 레트로를 가져오고 싶어요. 지금은 너무 레트로에만 갇혀있다 보니까, 뭐라 그럴까, 마니아층만 듣는다고 해야하나? 좀 그런 게 있었거든요. 이제 저희도 대중화된 걸 해서 자리를 잡고 나서 그때 다시 레트로를 들고와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듣고나서 ‘아, 이게 마마무였지’, 이런 반응을 기대하면서요.

화사씨는 이번 앨범 'Freakin' Shoes' 가사를 직접 썼던데요.

화사. 아, 제가 그걸 고등학교 때 썼던 건데, 그 때 만든 걸 이번에 싣게 된 거예요. 그게, 제가 연애에 되게 서툴러요. 연애경험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대표님이 이 트랙에 가사를 써보라고 주제를 그냥 딱 주셨어요. ‘freakin’ shoes‘. 그리고 거기에 대해 실마리를 푸는 건 제 몫이었는데, 남자에 대해 쓰기에는 제가 좀 모를 것 같고... 그런데 제가 구두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남자를 구두라고 생각하고 써보자. (웃음) 그렇게 된 거예요. 제가 가사를 쓸 때도 진지함보다는 유머가 조합이 돼있는 것 같아요. 그게 ’미친 구두‘ ’나를 미치게 하는 구두‘ 이런 뜻인데 그걸 남자에 빗대어서 표현한 거죠.

*사용된 모든 사진은 마마무의 매니지먼트사인 'HOW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마마무는 항상 자생돌이란 별명이 따라다니잖아요.

휘인. 마마무하면 자생돌이란 수식어가 있는데, 데뷔하고서 사실 그때 얘기를 진짜 많이 들었어요. 어딜 가나 자생돌이지? 자생돌이지? 마마무? 자생돌, 자생돌, 자생돌, 막 이랬는데. (웃음) 저희가 요즘에는 자생돌로 알고 계신 분들은 많은데, 저희한테까지 ‘자생돌이지? 너희 자생돌이라며?’ 얘기하시는 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화사. 저희는 이제 비글돌.

휘인. 그게 원래 팬분들 사이에서 시작된 거예요. 저희 그냥 노는 영상을 보고...

화사. 솔직히... 자생돌 같은 경우엔 회사에서 민 거예요. (웃음) 근데 없는 사실로 그렇게 한 건 아니고요, 그런데 우리 입으로 자생돌, 자생돌 하니까 저희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웃음) 주변에서 너희 자생돌인 것 같아 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저희가 자생돌이라고 하는 건 너무 웃기잖아요. (웃음) 저희는 좀 숨기고 싶었어요. (웃음)

솔라. 너무 자생적으로 한다고 하니까, 이제 저희 손톱발톱까지도 다 알아서 해야될 것 같고, 나중엔 헤어, 메이크업도 알아서 해야될 것 같은... (웃음) 도를 넘을 것 같은 느낌? (웃음) 그래서 되게 불안했었어요, 그 말이. (웃음)

화사. 저희는 비글돌에 만족하고 있어요.

휘인. 저희 성격이 원래 그렇기도 하지만, 저희도 여성스럽고 어느 정도의 내숭은 있지만, 저희가 대부분 털털하고 그런 편이거든요. 오히려 비글돌이라고 불러주시는 게 편한 게 ‘우린 비글돌이니까’ 하고 행동할 수 있거든요. (웃음)

정말 비글돌 같아보이는 면도 많은데, 왜 예능에선 잘 볼 수 없나요.

솔라. 안 나가려고 하는 건 아니고요, 그건 정말 아니고요, 나가고 싶어요. (웃음)

문별. 나가고 싶은데 아무래도 저희 같은 입장들이 너무 많잖아요.

화사. 저희의 가장 치명적인 건 그거 같아요. 짜여진 대본이 있잖아요, 예능도. 어느 정도 틀에 따라 진행되는데 저희는 그런 걸 못해요. 오히려 멍석을 깔아놓으면 냉동인간이 돼버리는. (웃음)

문별. 저희가 처음에 솔라 언니랑 저랑 첫 예능을 나갔었어요.

솔라. <안녕하세요>에 한번 나간 적 있어요.

문별. 그 때 정말 시청자였어요, 시청자. (웃음) 거기 너무, 너무 대선배님들이 계시니까, 그 사이에서 뭔가 이렇게... 저희가 또 데뷔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을 때였거든요. 거기서 하는데, 잘은 해야는데, 이제 선배님들이 눈치를 주세요. ‘너희가 해봐’. 저희도 말은 하고 싶은데 막, 어떡하지, 이렇게 되는 거예요. 막 땀나고, 진짜 언니한테만 의존하게 됐어요. (웃음)

화사. 웃긴 게, 그 때 여름 특집이었어요. 족욕을 하는 거예요. 풀장에서 발을 담그고 여름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런 방송이었는데, 둘이 이제 집에 왔는데 발이 막 부르터있어요. (웃음)

솔라. 발을 빼고 싶은데, 발을 뺄 수도 없고 말도 못하겠고 그래서... (웃음)

문별. 그 때 나가서 방송에 나온 게 제 땀 밖에 없더라고요. (웃음) 제가 땀이 많이 나서...

솔라. 오프닝 때 노래했는데, 그건 편집됐어요. (웃음) 그래서 저희가 나온 건 아, 정말요? 이런 것 밖에 없더라고요.

휘인. 저는 개인적으로, 예능 같은 데 나가면 좋죠. 방송 나가고 하면 좋은데, 정말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싫다는 게 아니라 아직 두렵다고 해야 되나? 예능을 나가는 게 약간 힘들어요.

문별. 예능이라는 게 정말 양날의 칼인 것 같아요. 잘하면 이미지도 좋아지고 그런데, 그냥 말실수를 한번 하거나 이상한 말 툭 던지면 쟤는 뭔데 이러냐 이런 기사가 뜨니까... 댓글도 그렇고. 그게 정말 되게 힘들 것 같아요, 예능이라는 게.

휘인. 그래서 아직 막 저는 나가는 게 조심스럽고요. 나가면 정말 좋은 기회인데, 그 좋은 기회를 저희가 못 소화해낼까봐... 그리고 개인별로 나가는 건 아직까진... 다같이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의지할 수 있고, 다같이 노는 게 더 보기 좋고...

문별. 혼자 나가면 ‘네네’ 그럴 수만 있는데, 넷이 있으면 뭔가 지원군이 있다는 느낌이 있어서 좀 더 편하고 재밌게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솔라. 근데 저는 하고 싶은 예능이 있는데, 예를 들면 그런 거 있잖아요. 리얼리티. <쇼타임> 이런 거. 그런 거를 하면 저희가 얼지 않고 ‘마마무TV’에서 하듯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화사. 저희는 리얼리티가 나을 것 같아요. (웃음)

예능도 안 나오면서 데뷔 1년 만에 이 정도 인기를 얻은 건 놀라운 성과 아닐까요.

휘인. 저희가 어떻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예능에 노출되지는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이게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문별. 좋으면서도 부담은 돼요.

솔라. 왜냐면 아직 노출이 많이 안됐잖아요. 지금 너무 좋고 또 저희가 음악적으로도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니까, 너무 좋은데 저희가 이제 더 많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약점이라는 게 잡힐 수도 있는 거고, 말실수나 그런 게 있을 수가 있는 거잖아요. 지금까지는 너무 좋은데 저희가 좀 더 다듬어서 예능 쪽에도 발을 넓히고 싶어요. (웃음) 그러면 좋겠습니다.

마마무에겐 특히 여성팬이 많다고 하던데요.

화사. 여성팬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솔라. 근데 여성분들만 계신 것 아니예요.

화사. 그런데 저희 이번 컨셉이 좀 여성 취향 저격... 이번엔 뮤직비디오에서 남장을 했잖아요.

솔라. 여성분들이 그래도 활동을 많이 하시잖아요. 가수를 좋아하고, 좋다고 표현해주시는 게 실질적으로 여성분들이잖아요, 보통. 여자들끼리는 모여서 그런 얘기도 많이 하거든요. 나 이 가수 너무 좋다고. 그래서 여성팬분들이 많은 걸로 보여지는데, 저희도 나름 남자팬분들이 계세요.

문별. 그런데 이번 컨셉으로 좀 더 여자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휘인. 별이 언니 같은 경우엔 남장을 한 게 정말 너무 남자 같아서 여자분들이 그거 보고 진짜 막 설레하시고 그러더라고요.

문별. 그 남장이 정말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휘인. 저희는 캐릭터 강한 남자 분장을 했는데, 별이 언니는 캐릭터 없이 그냥 남자 아이돌 같은 느낌? 그래서 여성팬이 더 많아졌어요.

솔라. 저희는 여성팬분들이 많은 게 정말 좋거든요. 남성팬분들이 없어서 싫은 게 아니라 여성팬분들이 많아서 저희 심정을 알아주고, 또 여성분들만 그런 게 있잖아요,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게 좀 형성되다 보니까 좀 끈끈한 느낌?

문별. 의리 같은 느낌?

솔라. 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은.

화사. 저희 지난 번에 팬싸인회 하는데 남자분들도 많이 오셨어요.

문별. 네, 그분들이 막 ‘제발 남장만 하지마’ ‘네 안 할게요’ (웃음)

휘인. 보통 팬사인회 하면 남자분들도 많이 오시잖아요. 저희 이번에 팬싸인회엔 남자분들도 많이 늘었더라고요. 예전에는 100분이 오시면 99분이 여자...

화사. 아냐, 90분이 여자.

휘인. 아냐, 근데 난 진짜 한분도 못 봤던 것 같아, 데뷔 초에는. 그런데 지금은 3배 정도 많아진 것 같아요. 깜짝 놀랐어요.

솔라씨는 왜 뮤직비디오에서 남장 안 했어요?

솔라. (웃음)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 원래는 네 명 다 남장을 하는 거였는데, 뮤직비디오를 찍으려면 여자가 필요하더라고요. 스토리상 여자가 세분 정도 필요한데, 여자를 섭외하기엔 너무 힘든 거예요, 돈도 들고. 그래서 여러가지로 이 안에서 자급자족하면 좋지 않을까, 의견을 내서 그럼 한명이 하자 해서 그럼 제가 여장을 해서 1인3역을 하게 됐어요.

휘인씨는 남장을 세게 했더라고요.

휘인. 화사랑 저는 정말 장시간에 걸쳐서 했거든요. 실리콘까지 막 붙이고 이래서 한 3시간동안 했는데, 잘 먹지도 못하고... 근데 전 은근히 이거 좀 해보고 싶다고 하게 된 건데, 이게 생각보다 되게 힘든 거예요. 첨에 붙이고 몇시간 동안은 신기하고 재밌고, 그런데 이걸 제가 12시간 동안 하고 있으니까... 이게 약간 체격이 있는 남자역할이라서 막 껴입어서, 더운데 막 가발까지 쓰고... (웃음) 땀도 못 닦잖아요. 또 이게 막 떨어지는 거예요.

문별. 그리고 먹는 씬도 되게 많았거든요.

휘인. 네, 막 먹지도 못해요. 입을 벌리면 분장이 찢어져요. 그래서 그날 막 우유 같은 거 빨대로 먹고 그랬거든요.

화사. 진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사용된 모든 사진은 마마무의 매니지먼트사인 'HOW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불후의 명곡> 때문에 나이든 분들 중에도 팬이 꽤 있을 것 같아요.

솔라. 맞아요. 예전에는 진짜 ‘마마무’ 하면 모르거나 알더라도 어린 분들만 알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진짜 어르신들이 저흴 많이 아시는 거예요. 원래 어르신들은 잘 모르시잖아요, 아이돌을. 근데 마마무는 딱 아시더라고요. 저희 엄마 친구분들도 요즘에 전화하면 다들 ‘마마무, 마마무’ 한다고, 그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문별. 과정은 힘들었는데, 결과는 정말 좋았던...

솔라. 편곡이 이틀 전, 삼일 전, 이렇게 나오거든요. 그럼 저희가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는 거예요.

문별. 저희는 안무도 저희가 짜야 되고...

화사. 너무 힘들 땐 안무 선생님이 있었으면 할 때도 있었어요.

휘인. 저희가 이렇게 하기 때문에 ‘자생돌’로 불려야 하는 건데, 지금은 우린 ‘자생돌’이니까 이렇게 해야된다, 이렇게 돼버려서. (웃음)

화사. 이제 그 수식은 천천히 놔주려고요. (웃음)

솔라. 잘가. (웃음)

문별. 그만큼 저희가 그렇게 열심히 해서 그래도 이렇게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이번 '음오아예'에선 어떻게 했어요?

솔라. 이번엔 안무 선생님과 함께 만들었는데, 선생님께서 안무를 총괄해주시고 저희는 그 중 포인트 안무나 이런 걸 또 생각해서, 여러가지를 해보고 그랬어요.

휘인. 저희가 이번 앨범에 좀 공을 많이 들였거든요.

문별. 저희도 사람인지라 저희 생각으로만 하니까 어느 정도 한계가 오더라고요.

휘인. 그래서 저희도 선생님이랑 같이 만들면 예전보다 퀄리티 높아지고 완성도도 높아지니까 힘을 빌린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결론은.

‘자생돌’ 별명을 조금 경계하는 것처럼도 느껴지네요.

모두. 아니, 아니, 아니, 그건 아니에요.

솔라. 이제 안무나 녹음, 노래, 초창기 때 이런 부분을 말하고 하다보니까 사람들이 알아주시더라고요. 근데 이게 이어지다보니까 뭔가 네일 같은 걸 해도 음 그래 너희는 이런 걸 너희가 하는 거지 그렇게 됐더라고요.

화사. 진짜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란 생각이 든 게... (웃음) 자생돌이란 수식어 때문에 옷까지 저희가 다 만드는 줄 알더라고요. ‘옷까지 다 만드세요?’ ‘네? 무슨 말씀이세요?’ (웃음) 요즘 혼란스러워서... (웃음) 주변 사람들이 다 그랬다, 마마무는 옷도 다 만든다고. (웃음) 시안 같은 건 저희가 제시하곤 합니다. 그랬더니 실망하는 눈치더라고요. (웃음)

지금 마마무의 자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휘인. 비슷해요. 힘을 실어주시는 분들은 늘어났지, 저흰 그대로 자생적이에요.

솔라. 저희끼리 한다고 완벽하진 않은데, ‘애매모호’ 때부터 상의해서 다 만들어왔는데, 그런 얘기도 있어요. 마마무는 자기가 한다고 하는데, 이상한 것도 있다, 의상도 촌스럽기도 하고, 뭐뭐 그런 것도 많았거든요. 그런 걸 조금씩 보완을 하다가 이번에 전문적 분들 섭외해서 도움 받아서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저희끼리만 한다고 꼭 좋은 건 아니니까.

휘인. 저희 꿈이 이렇게 지금도 서투르고 모자라지만 계속 이렇게 해서 나중엔 많이 보고 듣고 배워서, 나중에는 진짜 빅뱅 선배님들처럼 다 저희 내에서 이뤄질 수 있게. 저희끼리 음악도, 의상도, 딱 저희가 만들어 낸 앨범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화사. 저희 손으로 이뤄내는 게 목표죠.

*사용된 모든 사진은 마마무의 매니지먼트사인 'HOW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지금 합숙 중이죠? 숙소에선 평소 어떻게 지내요?

휘인. 요즘에는 숙소에서 잠 밖에 안자요. 진짜 시간이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와서 다시 잠만 자고 나가고 그러니까. 그냥 정말 숙소. 근데 활동 아닐 때는 저희끼리 막 뭐 시켜먹기도 하고, 영화도 막 보고 많이 놀죠.

다같이 산 지는 얼마나 된 거예요?

솔라. 다같이 산 지는 2년 됐고, 그 전에 연습생 떄 저희 셋(솔라+문별+화사)이서도 같이 살았어요.

문별. 저희 셋은 3, 4년 됐고, 다같이는 2년 정도?

솔라. 원래 화사양이 전주 출신이다보니까 서울 와서 혼자 살아야되는데, 첨엔 별이를 꼬신 거예요, 같이 살자고.

문별. 너무 재밌는 거예요. (웃음)

화사. 제가 또 재밌는 모습만 보여줬어요. (웃음)

솔라. (웃음) 이러니까 같이 살자 이러니까 별이가 꼬드김에 넘어간 거예요. 그래서 둘이 있는데, 이제 또 저를 꼬드기는 거예요. (웃음)

화사. 같이 살면 좋을 점들만 보여줬어요. (웃음)

솔라. 좋은 점만 보여주니까 재밌겠다 해서 전 같이 살았는데, 휘인이도 꼬셨는데 휘인이는 안 넘어왔어요.

휘인. 전 이모님 집이 있어서...

솔라. 저희가 또 재밌는 모습을 덜 보여줬어요, 너무 지쳐서. (웃음)

휘인. 그래도 저도 같이 1주일 동안 살고 그런 적도 있어요.

화사. 아무래도 그때가 제일 좋았던 시기가 아닌가... 각자 책임감도 없이, 그냥 연습생이니까.

문별. 초반에 서로를 알아가는 그 설렘이 너무 좋았어요. (웃음)

솔라. 살 뺄 필요도 없고, 그때는 되게 돼지였었거든요. (웃음) 살 다 쪄가지고 되게 포동포동한데, 먹지 말라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땐. (웃음) 음악도 자유롭게 하고...

화사. 연습 끝나면 무조건 한강가고... 단합심이 제일 좋았던 거예요.

연습생인데 왜 굳이 같이 살았어요?

문별. 그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연습생 때 굳이 같이 안 사는데 어떻게 같이 살았냐는 얘길 많이 하더라고요.

화사. 오히려 제가 이해가 안 갔어요.

문별. 저희는 너무 재밌어서, 같이 있으면 저희는 재밌으니까. (웃음)

화사. 왜냐면 새벽까지 연습을 해요. 아 그럼 이제 집에 갈까요, 하는데 그러면 피곤에 찌들어 있는데 그것도 그냥 웃겨서 막 웃으면서 가요. 동네에서 막 뛰다가 집엘 들어가요.

솔라. 진짜 추억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희가 옥탑방에 살았었거든요.

문별. 두번 이사했는데 다 옥탑방이었잖아.

솔라. 네, 그래서 여름엔 누워서 문 열어놓고... 그래서 되게 에피소드도 많아요. 집에 벌레가 많으니까, 어느 날은 벌레를 죽이는 날로 정해서 그날은 같이 잡고. (웃음) 이렇게 재밌게 지냈던 게 많아서 휘인이도 같이 와서 놀고, 같이 벌레도 죽이고. (웃음)

휘인. 저는 한가지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이건 너무 강렬했던 기억인데, 제가 짜장밥을 되게 싫어하거든요. 짜파게티 같은 건 잘 먹는데 짜장밥을 되게 싫어해요. 그런데 옥탑방에 놀러갔는데, 솔라 언니랑 연습생 같이 한 지 얼마 안돼 어색했는데, 아무튼 갔는데 다 쉬고 있고 자는데 솔라 언니가 '휘인아, 밥 먹을래' 그러는 거예요. '어, 저 밥 해주는 거예요?', '응, 내가 밥해줄게' 그러는 거예요. 첨엔 짜파게티를 하나 끓였는데, 그런데 갑자기 밥을 가져와요. 그런데 진짜 이~만한 바가지에 짜장밥이 이~만큼 있는데, 어쩐지 아까 밥솥에 있는 밥을 다 털더라고요, 저걸 우리 둘이 다 먹을 수 있을까 생각은 했는데 어색하니까 '언니, 다 먹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 다 먹을 수 있어'. 근데 정말 다 먹더라고요. (웃음) 그 짜장밥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솔라. 저도 하고서 너무 많나 했는데, 그때가 많이 먹었을 때예요. 지금도 적게 먹진 않는데, 그땐 포동포동하기도 헀어요. (웃음) 굴러다닐 정도로. (웃음) 근데 그땐 별로 안 친하니까 밥을 조금만 하면 뭔가 더 어색해질 것 같은 거예요. 모자를 것 같고. 뭔지 아시죠? (웃음) 그래서 아, 그래 짜파게티만 하면 없어보이니까 그래서 했는데 안 먹는 거예요. (웃음)

휘인. 안 먹으니까 언니가 '어? 왜 안 먹어 휘인아'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짜장밥을 별로 안좋아해요' 그래서 더 어색해지고. (웃음)

솔라. 맞아요, 좀 더 어색해졌었어요. (웃음) 저 혼자 다 먹으면 너무 배부른데. (웃음)

다이어트 압박을 받았었다고 하던데요.

휘인. 이제 다이어트는 그런 거예요. 그냥 저희 스스로 해야하는 숙제지, 연습생이면 누가 시켰을 텐데...

문별. 이제 한눈에 보이는 본인의 모습이 있으니까 본인이 관리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솔라. 활동할 때는 새벽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니까 안 먹으면 병나고 힘없이 무대를 하게 되니까 차라리 살쪄도 아프지만 말라고...

화사. 살 쪄도 괜찮으니까 먹어라, 하는데 정말 살이 찌죠. (웃음)

문별. 그런데 이번 활동에는 살이 별로 찌는 것 같지 않아요. 저번 ‘애매모호’ 때는 살 찌는 걸 느꼈거든요.

*사용된 모든 사진은 마마무의 매니지먼트사인 'HOW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뷔 2년차를 맞는 마음가짐 한마디씩 들어볼 수 있을까요.

휘인. 이게 확실히 마음가짐도 그렇고 책임감이 달라진 것 같아요. 데뷔 초에는 뭐도 잘 모르고, 진짜 아무 것도 모르고 데뷔해서 알아가는 과정이었잖아요. 너무 낯설고 적응도 안됐는데, 이제 1년이 지나니까 그래도 이제 좀 알게 된 게 있어서, 저희 팀워크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고, 마음가짐도 책임감을 가져야겠구나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갈수록 부담감도 커지고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지고... 그래서 저희끼리 대화도 더 많이 하는 것 같고. 행동과 말도 조심하고 한번 더 생각해서 말하려고 하고. 이런 것들이 많이 변한 게 아닌가. 아마 다 비슷할 거예요.

문별. 1년 전에는 진짜 아무 생각, 이런 연예계 생활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팀워크 생각도 별로 없고 잘 하자란 생각만 있었는데 아 난 마마무의 문별이지, 그래서 개인행동도 조심해야겠단 생각도 들고. 기대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부응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커지는 것 같아요. 이제 2년차라도 어느 음악방송을 가든 마음은 여전히 떨리는 건 똑같고 팬들이 가까이 있는 거 봐도 떨리는 건 똑같고 다 같아서 마음은 데뷔 때랑 똑같은데 책임감은 커진 것 같아요.

솔라. 이야기를 다 들으니까 진짜 제가 커가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지금도 어른이 돼가는 것 같은? 저희가 초창기에는 진짜 철없고, 천방지축 이런 스타일이었는데, 지금 다 얘기하는 거 보니까 책임감도 더 생기고, 저도 똑같이 이 마음가짐 가지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들어요.

화사. 저는 데뷔할 때부터 항상 잊지 않은 그 마음이 있는데요, 아 이 사람들은 나의 가족이다 란 생각을 잊지 않고 있어요. 이 사람들은 나의 혈육 같은, 가족 같은 마음으로 마마무라는 팀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 마음을 항상 잊지 않을 거예요. 정말 가족이 너무 익숙해서, 뭐랄까, 너무 익숙해서 서로 소홀해지고 그런 게 있는데, 저희도 그럴 수 있겠더라고요. 저 개인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모두 잘돼서 진짜 멋진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옥탑방, 짜장밥, 부르튼 발바닥

 

*인터뷰는 SBS <풍문으로 들었소> 방영 중이던 지난 6월2일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승연씨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051648371&code=960801)

*사용된 모든 사진은 경향신문 이석우 기자님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무단 배포 및 전재 금지합니다)

*인터뷰 편집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동영상: https://youtu.be/2v3JI93ejHw)

요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많이 뜨더라고요.

네, 방송을 하거나 그러면 ‘실검’에 올라오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마냥 신기했는데, 이제는 약간 조금 겁난다고 해야하나? (웃음) 대중분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보니까 신경도 써야하는 것 같고... 조금 겁이 나는 것 같아요. 조심스럽죠.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보니까 아직 인터뷰도 많이 안 하셨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가 아직 별로 없더라고요.

네, 아직 신인이다 보니까...

본명이 유승연. 왜 성을 ‘공’씨로 바꾼 건가요?

제가, 음, 이름을 들었을 때 기억에 남는 이름도 아니구, 또 아예 새롭게 배우생활 시작하면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바꿔보자’ 해서...

동생은 요즘 <식스틴>에 나오는 유정연씨, 두 자매인 건가요?

아니요. 딸 셋이구, 제가 첫째구, 그 다음에 연년생 동생이 있구, 그 다음에 막내가 정연이. 둘째는 회사원이에요.

어떻게 막내 동생도 나란히 연예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거예요?

제가 첨엔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을 때 막내가 ‘내가 유치원생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는데 왜 언니는 되고 난 안 되냐’ (웃음) 동생이 이를 갈고 ‘나도 들어가겠다, 내가 언니보다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준비를 하더니... (웃음)

혹시 집안에 연예인의 끼가 흐르는 건가 싶더라고요.

집안이 특별하게 엄마, 아빠가 끼가 많거나 그런 건 아닌데... (웃음) 아니에요. 엄마, 아빠는 전혀 끼가 없으시구, 노래도 못 하시구...

가야금 연주했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가야금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다고 그랬는데, 엄마가 가야금을 한번 시켜보고 싶었나봐요. ‘가야금 어떠니’라고 해서 제가 너무 좋다고... 처음엔 특기? 학교 방과후에 하는 활동을 한번 들었는데 그게 이제 너무 좋아가지구 이제 이렇게... 지금까지 계속 한 건 아니구요, 초등학교 한 3년 하고 그 담에 대학교 들어오면서 또 잡구 그랬었어요. 초등학교 땐 예중을 약간 생각하고 그랬던 건데, 그 때 이제 회사에 들어가면서, 연습생 생활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야금 대회 나갔다가 캐스팅이 됐다는 얘기 좀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 가야금 대회에 나가면, 전국에 있는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다 모이거든요. 그래서 거기서 이제 캐스팅하시는 분들이 절 보시구... 그냥 제가 연습이 끝나고 그냥 계단에 이렇게 앉아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그 분들이 저한테... (계단에 그냥 앉아있었는데 캐스팅이 됐다구요?) 그냥 길거리 캐스팅이죠. (얼굴이 예뻐서 그렇게 된 건가요?) (웃음) 뭐라 그래야 돼, 아, 창피해. (웃음) 그때 한복을 입고 앉아있는 제 모습이 예뻤다고 캐스팅해주시는 분들이 얘기해 주셨어요. 되게 급하게 남녀 두분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는데, 여자분이 뒤돌아보더니 ‘어, 잠깐만’ 이러더니 ‘혹시 이쪽에 관심 있니’ 이러더니... (그게 언제예요?) 초등학교 6학년 때니까... 2006년? 2007년?

그럼 그 이후에 바로 연습생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거예요?

음, 우선 많이 고민을 했어요. 제가 그쪽 일을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거기서 연습을 하면서, ‘아, 난 이걸 해야겠다’. 연습을 며칠 나가봤어요.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도 테스트해봐야하고... 저도 갑자기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그래서... 아, 처음엔 기획사란 거 자체가 초등학생 땐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가수는 그냥 어느날 가수가 되는 건 줄 알았거든요.

춤과 노래를 원래 좀 하셨나요?

아니요, 전혀. (해보니까 잘 되던가요?) 아니요, 잘 안됐죠. 그런데 욕심이 생기고 해보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는 나도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춤, 노래, 연기 다 했었어요.

연습생 생활을 몇년 동안 한 거예요?

6년? 중간에 살짝 쉬는 텀도 있었지만 6년 동안 계속 했었어요. (6년 동안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요) 그냥 하나만 생각하고 했어요. 그냥 나는 어떻게든 데뷔를 해서, 모든 연습생들이 똑같아요. 지금 이 팀이 안 되더라도 나는 어디든 다음팀에 난 들어갈 수 있고, 꿈을 위해서 그냥 가는... 7년 동안은 했네요. 대학교 2학년까지 했으니까... 헉, 그러고보니 엄청 오래 했네? 햇수로 따지면 7년이네요.

또래 연습생 중에 데뷔했던 친구들이 있겠네요.

f(x) 친구들. 앰버랑 동갑이고, 두루두루 다 친하구... 지금도 두루두루 다 친해요.

외모짱 콘테스트 수상 경력이 프로필 첫 줄에 나와요.

아, 네네. 그러니까 SM에 캐스팅이 되고 그럼 너 SM에서 주최하는 이런 대회가 있는데 한번 나가서 가능성을 보겠다고 해서 나가서 1등을 하구... 외모짱, 댄스짱 여러가지 다 있었어요. 외모짱 부문을 나간 거죠. (그럼 한마디로 예쁘단 얘기네요?) (웃음) (매니저: 그래서 1등 했겠죠^^)

연습생을 그만두게 된 계기는 뭐예요?

그만두게 된 계기는... 일단은 제가 연기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그리구, 제가 학교에 다니다보니까 학교 생활도 충실히 하고 싶었구, 또 연습기간이 오래 길어지다보니까 지치기도 했구... 일단은 저는 연기가 좋았어요. 연기하고 싶다고 하면서 이제 나오게 된 거죠. (나온 때가 언제죠)?) 2012년 말이요.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배역이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 비중이 가장 크죠?

네, 그렇죠.

안판석 감독님께 캐스팅은 어떻게 된 거예요?

오디션 봤죠.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제가 손편지를 썼었어요. 오디션장에 가면 원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고 나올 때가 태반이거든요. 그 뭐냐, 오디션 대사만 읽고 나오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아쉬워서... 감독님이, 학교 동기들 중에 감독님과 같이 작업을 한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안 감독님에 대한 많은 얘기를 해줬는데 저도 그게 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오디션 기회가 딱 쥐어졌다고 했을 때, 너무 뵙고 싶은 분이기도 하구, 그리고 이전 작품들을 너무나 잘 봐서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고자, 말 못하고 제 마음을 전달 못할까봐 손편지를 직접 써서 오디션장을 나가면서 드렸죠.

뭐라고 하시던가요?

되게 그냥 ‘허허’ 좋아하셨구... 그리고 그게 잘 통했던 것 같아요. 그리구 알고보니 제가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영상연기학과 1기거든요. 1기를 뽑은 심사위원 중 한분이 안판석 감독님이셨어요. 그래서 절 기억해주신 거예요. 전 몰랐는데 안 감독님이 ‘너 내가 뽑은 거 아냐’고 이렇게... (웃음) ‘아, 너 1기구나. 어쩐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고, 이제 생각났다’하시면서...

손편지엔 무슨 내용을 담았어요?

아, 감독님 이전 작품을 어떻게 봤구, 그리구 또 감독님 작품에서는 어떤 배우를 보았고, 그런 걸 얘기하면서 함께 하고 싶다는 제 진심을 전했어요.

안 감독님 작품 스타일은 다소 독특한 편인데요.

네네. 감독님과 정성주 작가님의 드라마 소재도 그렇구, 일반 드라마들보다는 조금 다른... 뭐라고 해야돼? (웃음) (약간 빨갛죠?) 빨갛대. (웃음)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시잖아요. 그 얘기를 썼었어요. 감독님 드라마의 특징에 대해서... (그게 잘 통해서 캐스팅 된 것 같다?) 저도 잘... 했겠죠? (웃음) 아닌가? (웃음)

드라마 초반엔 비중이 별로 없다가 비중 늘면서 연기 호평도 나오는 것 같아요.

아, 그래요? 그래요? (아닌가요?) 아니 뭐 그냥, 아주 발연기는 아니었다구. (웃음) 딱히... 아직 배워가는 단계구, 그냥 최대한 배우분들사이에서 많이 모나서 튀지 않으려구,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 같아요.

<풍문으로 들었소>엔 연기력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이전에 드라마 했던 거와 다른 경험이 좀 있다면?

우선,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시구, 베테랑들이시구, 안 감독님과 계속 함께 쭉 하셨던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많이 배웠어요. 제가 촬영 없는 날도 선배님들 연기보고 배우고 싶어서 가서 감독님 뒤 모니터 위에서 선배님들 하시는 거 구경하구... 제가 처음엔 샌드위치 만드는 알바 역할 장면을 찍을 때 제가 많이 버벅거렸어요. 제가 알바를 많이 하고 베테랑인 친구였는데, 감독님이 따로 부르셔서 ‘누리야, 너는 매일 샌드위치 만드는 알바를 하는 친구다. 그럼 니가 이렇게 버벅거리면 되겠니, 안되겠니’ 하셔서 그때 많이 ‘아,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해서, 그래서 그때 서브웨이 가서 직접 알바생처럼 다 교육받구 진짜 손님들 상대해서 샌드위치 만들구... (샌드위치 만들 줄 알겠네요) 그럼요. 되게 매울 수도 있어요. 이탈리안 살라미 세 장에, 햄 세 장에, 베이컨 세 장에.. (웃음) 메뉴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거기 주임님이 ‘이거 다 외워오세요’ 해서 ‘네’ 해서 외우고 그랬어요. (웃음) 스태프 분들한테 만들어드리고 그랬었어요.

서누리가 아나운서 지망생인데, 공승연씨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아나운서 아카데미에 갔어요. 젤 유명한 아카데미에 가서 유승연이 아니구 서누리란 이름으로 차트를 적어서 드리구 상담도 받구 모의수업까지도 받았어요. 어떻게 준비하나, 수업도 미리 받구 싶었구... 연기를 해야하니까. 그리구 강사분께서 저를 따로 직접 불러가지구 가등록을 하고 갔으면 좋겠다구, 첫날 ‘가능성이 보이구, 너무 추천해주고 싶구’, 일단은 제가 ‘고심해볼게요’ 하고 집에 갔는데 계속 연락이... ‘누리 학생, 정말 생각 없나요, 조금 있으면 반이 다 차서’. 지금도 문자가 계속 날라와요. 그래서 나중에 한번 찾아뵐려고요. 일부러 속이려고 그런 건 아닌데. (웃음) 나중에 좀 ‘헉’ 했어요. 계속 이렇게 러브콜을 주시니까... 아직도 그 명함을 갖고 있어서 찾아뵈려고요. 찾아뵈어야죠.

목소리 때문에 그런지 아나운서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아, 그래요? 약간 조금 음성이 낮아서 그런가?

매니저: 안판석 감독님도 그 말씀을 하셨어요. 저도 나중에 ‘승연이 왜 뽑으셨어요’ 라고 했을 때 목소리 얘기도 하셨어요.

제가 아나운서 연습을 되게 많이 했었는데 방송에서는 한번도 못 들려줬어요. 그냥, 저는 아나운서 시트 들고 그런 걸 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어요.

속물적이기도 한 아나운서 지망생이었잖아요. 서누리는 나중엔 좀 달라졌다고 봐야하는 건가요.

누리도 그냥 첨엔 멋 모르고 좋은 것만 좇아서 가다가 문제가 살짝 생겼잖아요. (아, 원나잇스탠드?) (웃음) 네, 맞아요. 그때 잠깐 누리가 살짝... 또 한정호 쪽에서 감시와 그런 걸 받으면서 정신을 살짝 차렸던 것 같아요. 이런 대사가 있었어요. ‘관리 받는 인생이 정말 부러웠는데 이런 관리라면 난 싫다’. 이 얘기를 했었어요. 잠깐 정신을 차리구... 마지막으로 갈수록, 나중엔 자기 이익은 챙기되 너무 막 그거만 좇아가지는 않는... 예전엔 그것만 쫓아서 달렸다면 지금은 살짝... 그래도 누리가 살짝 아직까진 그게 남아있더라구요.

서누리 입장에선 대형로펌 그만 두고 어려운 길 가는 변호사 남자친구가 참 답답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쵸, 누리입장에서 보면 되게 답답하죠. 근데 또 답답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챙겨줄 건 또 다 챙겨주고... 또 유신영 변호사(배우 백지원)가 ‘사고 한번 쳐보던가’ 그러면 또 ‘싫다’고 그래요. 누리도 약간 갈팡질팡 하는 것 같아요. 재훈이가 좋긴 한데, 또 얘가 원래 바라던 게 있었잖아요. 왔다갔다 하는 거 같아요. 마음을 확 잡지는 못하고. 누리가 끝까지 아예 포기하진 않았는데 재훈과 잘 하고, 재훈의 뜻을 지지해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 회까지 촬영이 끝난 거죠?

네, 전 오늘 찍고 왔어요. (이날 아침 7시까지 촬영했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서예를 했고, 시를 좋아한다? 이런 게 다른 인터뷰에 나와 있어요.

아아, 저희 아버지의 꿈이 서예가랑 시인이었어요. 또 저희 아빠가 한자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초등학교 들어가자마자 제 손을 잡고, 아직까지 기억이 나요, 되게 일어나기 싫었는데, 방학하고 그 다음달이었는데 저희 아빠가 자는 절 깨워서 서예학원에 무작정 절 데려가셨어요. 이제 그때부터 이제 서예를 하기 시작했는데, 저랑 되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 성격이랑 여러가지로 잘 맞았구, 또 엄마아빠가 한국적인 거 되게 좋아하셔서 엄마는 가야금을 시키셨구, 저도 엄마, 아빠 성향을 많이 닮아서 점점 좋아하게 되고... (뭔가 범상치 않은데요?) 특이하죠? (웃음) 요즘은 시를 못 읽었어요. 예전에 시집을 많이 샀어요.

원래 감성이 좀 풍부한 편인가요?

네, 일반 사람들 보다는? 그냥... 시 읽는 거 좋아하고, 봄 되게 많이 타구... 모르겠어요. 봄을 되게 많이 타서... 봄에 무작정 집에 있기 힘들어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무작정 꽃보구, 좋아하구, 감동받구... 그리고 새벽에 시 읽는 거 좋아하구...

하지만 올 봄은 다 촬영장에서 보내겠네요.

네, 촬영장에서도 햇살 되게 받고 싶어서 컨테이너 박스들 사이에서 계속 밖에 있고 싶어서 돌아다니구, 돌아다니구...

촬영장에서 시간을 이렇게 오래 보낸 건 처음이겠어요.

네, 그렇죠. 너무너무 좋았어요. 일단, 제가 좋아하는 현장에, 제가 여기서 평생을 업으로 삼고 싶은 현장에 계속 있구,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얘기 들으면 항상 좋구, 그냥 잡담하는 것도 좋구... 선배님들 보러가는 것도 좋구, 그게 너무 좋았어요. 저희는 정말 너무 가족 같구 서로 너무 친하기 때문에... 저희 엄마, 아빠 역이었던 윤복인, 장현성 선배님은 얘기도 많이 해주시구, 항상 같이 붙어있으니까... 전석천 삼촌이랑, 그렇게 셋은 정말 내내 붙어있으니까 정말 좋았어요.

연기 얘기도 많이 했겠어요.

네, 그럼요. 엄마랑 특히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엄마랑... 그러니까 저희 집 사람들이 모이면 항상 긴 의자 있는 대기실에서 지금 나온 대본에 대해서 얘기하구, ‘이때 감정은 어떨까?’ 그러면서 항상 같이 연구하구, 그게 가장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엄마가 저한테 제가 약간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오셔서 ‘이건 이런 거지 않을까’ 알려주시는 것도 많고 그랬어요. 그게 너무너무 좋았어요. 저는 그런 선배님들 말에 성장해나가는 것 같았어요.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받았던 느낌도 남달랐겠어요.

아, 그럼요. 일단은 제가 이전에 했던 작품에서도 대본 리딩을 가긴 했었는데, 그땐 정말 조단역? 뭐라 그래야 하지? (단역에 가까운 조연?) 네네. 그때는 제가 거기 한 자리를 ‘서누리’라는 이름표가 이렇게 있는 거예요. 그때 정말 또 엄마, 아빠 옆에 앉았거든요. 저는 저희 집과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자리 있다는 거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내가 봄이네 식구의 일원이구나’. 일단 제 이름표를 보고, 하... 제가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이젠 공승연씨 노출도가 예전과 달라졌잖아요. <우결>도 나오니까요. 일상의 변화가 생겼나요?

음... 밥을 먹으러 갈 때 아줌마들께서 ‘어머, 누리네. 봄이 언니네’ 이렇게 얘기를 하세요. 그럼 너무 기분이 좋아요. 그냥 슈퍼 가서 물 사는데도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렇게 얘길 하세요. ‘아, 풍문에서 봤다’고... ‘아, 우리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그럼 나도 이제 그 일원이 됐구나. 이제 연기자로 발돋움하는 중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이제 신경 많이 쓰고 다니셔야겠네요.

(웃음) 아직까진 버스 타고 잘 다니구요. 아직 그렇게까지는... (웃음) 제가 일단 저는 버스를 되게 좋아해요. 그거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연기는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하는 건데, 저는 버스랑 지하철이 좋아요. 차 타고 택시 타고 이런 거보다는. 지하철은 쪼금 힘든데, 전 지하철 조명 되게 싫어하거든요. 항상 버스를 타고 다녀요.

<풍문으로 들었소> 하면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스스로 생각한 게 있다면요?

촬영장 갈 때마다 순간순간 달라요. 오늘은 뭐가 부족한 거 같구, 오늘은 뭐가 안 되는 거 같구, 오늘은 어떤 선배님 말씀 들어서 ‘아, 이거구나’ 번뜩이기도 하구, 그런 것도 있었구, 어쨌든 진심으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많이 배우구... 선배님들이랑 있으면 작은 거 하나에도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그냥 일상 이야기도 배울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그냥 갈 때마다 제 생각은 계속계속 바뀌어요. 그래서 너무 재밌어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나요?

자신감보다는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요. 사극 해보고 싶고, 사극 꼭 해보고 싶어요. 정말 1인2역. 다중인격. 그런 것도 해보고 싶구... 공포 스릴러 이런 것도 해보고 싶구...

요즘 예능도 하고 있잖아요. <우결>은 주목받는 예능인데, 해보니까 어때요?

그냥 저는 딱히 예능이라고 생각을 안 하구... 그냥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구.. 정말 진심으로... 아, <우결>에서도 배울 게 되게 많아요. 제 남편과 진짜로 결혼했다고 생각하구, 제 남편이라고 생각하구 하고 있단 말이에요. 제가 정말 진심으로 하고 있으니까 거기서 많이 느껴서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재훈오빠한테 할 때도 되게 많이 도움이 됐어요. <우결> 정말 진심으로 하면서 배울 게 많았어요. 예능이라고 해서 가짜로 하면 티가 나니까요. 진심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많이 배웠어요.

촬영 이제 완전히 끝났고, 시간 좀 생기셨을텐데 뭐하실 생각이세요?

여행 가고 싶어요. 일단 스케줄을 소화할 게 좀 있어서... 아직 혼자 여행 해본 적이 없어요.

다른 취미 같은 건 있나요?

취미요? 서예랑... 친구들 이름 써주기. 친구들 이름의 뜻을 이렇게... 지금 주문이 많이 밀려있어요. (웃음) 주문서도 있어요. (웃음) 그게 취미예요. 특이하죠? 친구의 이름에 대한 뜻도 알게 되고, 뭔가 이 친구에 대해 뭔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공승연씨 눈동자는 정말 투명한 갈색입니다

 

*인터뷰는 tvN <초인시대> 방영 중이던 지난 4월22일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병재씨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4302116265&code=960801)

*사용된 모든 사진은 CJ E&M에서 제공했습니다.

일단 엔하위키 유병재씨 목록에 나온 거부터 좀 여쭤볼게요. 이름의 뜻이 ‘불처럼 일어나서 나라의 재상이 되어라’, 이거 맞아요?

맞아요. 그런데 모르겠어요, 그 말을 어디서 했었는지. 그런데 그 뜻은 맞아요. ‘불꽃 병’에 ‘재상 재’를 써서 그렇게 지은 건데... 가끔 그런 거 보면 신기해요. 그게 어디 인터뷰에 나왔었나?

재상이 아니고 개그맨이 되셨네요.

집에서는 계속 나라의 녹을 먹으라고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했다고 하던데요? 고등학교 땐 전교 1등도 하고.

그런가...? 한두번 했었어요.

지금은 대학 휴학 중인데 다음 학기에 복학을 꼭 해야 된다면서요?

그렇긴 한데 사실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일이 있으면 사실 못 갈 수도 있는 건데, 안 가면 짤린다고 해서 고민 중이에요.

대학에 뜻이 별로 없나봐요?

사실 지금 제 직업을 찾은 상태여서... 교수님과 학교에는 학업을 마치겠다고 말씀드리긴 하는데, 제 개인적으로 봤을 땐 학업을 하는 게 맞는지, 일에 좀 집중하는 게 맞는지... 사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졸업장이 필요한 일은 아니라서...

전공을 신문방송학과를 택할 땐 어떤 목표가 있었던 건가요?

대학 갈 때는 저는 계속 문화예술을 좋아하긴 했는데, 사실 점수 맞춰서... 학교장 추천 받아가지고...

계속 시나리오 쓰고 글쓰고 그림 그리는 취미가 있었다고 하던데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만화 좋아해가지고 낙서 수준으로... 되게 어렸을 땐 만화가 되고 싶었다가 좀... 재능의 한계를 느꼈는지, 어렸을 때, 중학교 때인데 ‘이걸로는 밥 벌어 먹고 살기 힘들겠다’, 이런 걸 좀 느꼈던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겠는데, 잘은 기억 안 나는데 그때쯤이... 요새는 그나마 웹툰이라는 시장이 열려서 수입이 괜찮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한참 만화보고 만화가 하고 싶었을 때가 일본 만화 <에반게리온> 이런 거 들어오면서 <천국의 신화>였나? 그런 게 심의규정 같은 게 잘 해결 안 되고, 만화가들이 삭발투쟁하고 힘드셨을 때였어요. 그때 인터뷰 같은 거 보면 ‘너무 먹고살기 힘들다’ 이런 말씀 많이 하셨을 때라, ‘아, 요거로는 먹고 살기 좀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좀 들었고. 그림 그리다 보니까 배우지 않고 혼자 따라 그리고 하다보니까 한계를 느꼈던 것 같고 해서 포기했던 것 같아요.

그럼 개그작가로 사는 것도 수입이 녹록치는 않을텐데요.

수입 얘기는 거의 농담이었고, 이쪽으로는 재능을, 흥미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서...

평소에 좀 내성적이라고 하더라고요. 개그맨답지 않게.

그런 편인 건 맞는데... 개그맨들 중엔 안 그러신 분들도 굉장히 많을 걸요? 이게 되게 타이피컬한 성격이라고 하더라구요. 전 이런 걸 카테고리 나누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사석에선 되게 진지하고 이런 거 자체도 되게 많아서... 어느 정도 제 성격이 타이피컬한 성격이라고 얘기 들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무대 나서는 거 이런 건 즐겨하셨나요?

축제 같은 거 있으면 나가고 그랬는데, 평소에 까불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평소에 웃기는 거 좋아하긴 했지만 어디서 나대고 나서는 스타일이라기엔...

무대에선 코미디 공연을 했나요?

그땐 뭐 개콘에서 하는 거 따라하고, 춤추고, 이런 애들...

엔하위키에 나온 얘기는 여기까지네요. 본인 목록 보신 적 있나요?

전 제것도 가끔 보지만은 엔하위키 자체를 되게 좋아해서...

‘덕후’들의 공간이라고 하잖아요.

그렇죠. 정말 정보의 양이 어마어마하더라구요.

거기엔 유병재씨 보고 덕후기질 있다고 써있기도 하던데요.

네, 그런 거 좀 있어요.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덕후 기질이나 만화 좋아하고 이런 게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사람들이 사실 제가 초중학교 때만 해도 덕후라고 하면 소수들의 이야기였잖아요, 사실. 근데 지금은 수면 위로 많이 나왔잖아요. 그래서 ‘나 덕후야’ 라고 하는 것도 사실 좀 민망한 것 같아요. 다 많이 포진돼 있고 연예인들 중에도 많고...

특별히 집중하는 분야가 있어요?

근데 또 그렇게 얘기하기가 또 민망한 게, 그렇게 깊이가 있는 덕후도 아니여서... 전 좋아하는 건 만화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고 프로레슬링도 좋아하고. (프로레슬링이요?) 네, 해외 레슬링 되게 좋아해요. (요즘에도 해요?) 요즘...엔 제가 한창 볼 때는 보다는 사람들 좀 많이 흥미도나 이런 게 떨어지긴 했는데, 시장이 작아져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꾸준히... (어떻게 보세요?) 요샌 TV 중계도 없어진 것 같고, 제가 알기론 케이블 채널에서 몇주 지나서 방영하는 거랑 그게 아니면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보거나 이렇게...

그러고보니 유병재씨는 평소 프로레슬링처럼 몸으로 웃기는 게 많은 거 같은데, 풍자 개그라고 하기엔 좀 단순해 보이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슷... 근데 단순 몸개그라는 건 없는 것 같고, 저는 몸개그를 한 적은 없는 것 같고, 창피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몸개그나 이런 건 김경식씨나 이런 분들이 진짜 정교하고, 김병만 아저씨가 하는 거 그런 게 몸개그라고 생각하고, 제가 하는 건 그런 축에도 못 끼는 것 같아요. 전 해봤자 뭐 몇대 맞고 뭐 옷 벗고 막 이런 게 슬랩스틱... 좋은 슬랩스틱은 아닌 것 같고, 그 안에서 떨어진다고 할 수는 있어도 슬랩스틱 자체가 코미디에서 좀 하위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구요. 그게 또 풍자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할 수만 있으면 좋은 건데, 제가 거기 특화돼 있는 사람도 아니고, 딱히 의도했던 것도 아니어서...

그럼 <초인시대> 얘기 좀 해볼까요. ‘청춘 풍자’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유병재식 풍자 스타일은 뭐가 특별하다고 보시는지요?

딱히 풍자에 방점을 찍은 코미디는 아니어서, 재밌어서 하긴 하는데, 그리려고 하는 게 제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까 시사하고 맞물리면서 약간 해학으로 약간 좀... 그 조어는 되게 싫어하는데 ‘웃프다’는 코드를 좋아해서, 그거를 그런 식으로 한 거긴 했는데, 물론 풍자 코드도 꽤 있긴 하지만, 딱히 거기에 방점을 찍은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저만의 스타일로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지금 나만의 스타일이라고 해봤자 지금 뭐 몇백년 동안 만들어진 코미디에서 그냥 제가 어떤 걸 조합해서 쓰는 거지, 슷... 딱 독특한 나만의 스타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기존에 나왔던 것들 중에 제가 좋아하는 코드가 있는 거 정도고, 딱 제가 만들었다고 하기엔...

소재 면에서는 <SNL 코리아>에서 했던 거랑 겹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유병재는 재밌긴 한데, 맨날 똑같은 걸 해’란 반응도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약간 비겁한 선택일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반응이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서 했던 것들도 있고, 또 거기서 했던 것들도 다 제가 쓴 거 안에서 가져온 거고, 그리고 제가 아직 유병재는 똑같은 거만 한다는 얘기듣기에는 조금 너무 활동을 적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얘기 들으려면 적어도 몇년 더 하고서... 예를 들면 이경규 선배 정도는 돼야 ‘저 아저씨 맨날 화만 내’, ‘김구라 아저씨는 맨날 욕만 해’, 어느 정도 입지를 쌓은 분들이 이런 얘길 듣는 건 맞는 것 같은데, 저는 이제 시작하는 놈이라서, 물론 그런 얘길 듣는 건 맞겠지만은, 그런 뭐랄까, 조언, 충고, 비판 자체가 조금 머쓱해요. 물론 듣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보여준 시간이 길지 않아서... 근데 앞으로도 <SNL>에서 했던 코드도 꽤 나올 거고, 제가 좋아하는 코드라서 가져온 것도 있고,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본 쓸 시간이 없어서 갖다 쓴 것도 있고. 연기까지 하다보니까 너무 정신이 없어가지고...

이렇게 긴 호흡의 코미디를 쓰는 건 처음이실 것 같아요. 작업은 좀 어떠세요?

너무... 너무... 5분짜리 콩트 쓸 때는 코미디 포인트를 페이지당 두 개 해서 한 6~7개 정도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하고서 기승전결을 나름 만들어서 했는데, 그러면 거기에서 사실 5분짜리 짧은 거니까 호흡도 짧게 하고 논리적 비약도 많이 들어가고, 웃기는 게 최대 목표니까 그렇게 했는데, 슷... 사실 저는 호흡이 느린 코미디도 좋아하지만은 기본적으론 딱,딱,딱,딱 치면서 좀 빠른 것도 좋아하는데, 이게 약간 드라마적인 호흡이 아니라고 보는... 어쨌든 외피는 드라마니까, 그런 거에서 자꾸 좀... 갈등이라고 보긴 뭐하고, 방향을 잘 못 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이게 드라마로 쓰고 있어도 기본적으로 코미디라고 생각해서 웃기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포인트 살릴 수 있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도 있고, 일단 긴 호흡 가져가는 게 부담이 되는 부분도 좀 있고. 저는 기존 코미디하는 분들에 비해서 그런 게 조금 덜한 편이긴 한데, 코미디언들이 이렇게 가만히 못 있잖아요. 카메라 앞에 있으면 사실 뭐라도 해야 되고, 조금이라도 웃기는 걸 해야 되고,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고, 하다못해 춤이라도 춰야 되고 이런 거를 하는 게, 저는 그게 조금 덜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저도 조금 그런 게 있어가지고 좀 얘기를 할 때 좀 눌러줘야 될 부분이라고... 원래 드라마도 보면 눌러줘야 하고 쉬어줘야 하는 타이밍인데, 저는 계속 조금 이렇게 ‘잔 시마이’라고 하는데, 잔펀치라도 좀 날려주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들어서... 뭐를 포기하고 뭐를 가져가나 이런 부분들이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긴 이야기의 논리적 허점 안 만드는 것도 힘들고...

지금 <초인시대> 팀 내에서는 드라마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다른 분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게 물론 대본 작가분들도 계시는데 딱 역할이 분화돼 있진 않구요. 다같이 아이디어 내고, <SNL>에서 가져온 시스템인데 기본적으로 수평구조의, 선후배가 별로 없고 후배가 좋은 아이디어 내면 걔도 대본 참여시키고 그런 거여서, 물론 한국 사회니까 완전 수평적이진 않지만은... 그런 것들 가져와서 역할이 딱 배분돼 있진 않고, 제가 드라마를 잡을 수 있는 게 있으면 하고, 딴 사람이 코미디 잡을 수 있는 게 있으면 하고, 이렇게 왔다갔다 하면서 하고 있어요. 근데 제가 메인 작가를 하면서 이런 것들을 잘... 제 개인의 것을 만드는 역량도 중요하지만은 사람들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이런 것들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좀 아무래도 경험도 일천하고, 나이도 어리고 하다보니까... 제가 나이가 한 여덟명 작가 중에서 밑에서 두번째... 그러니까 나이로 그런 건 아니지만은 어쨌든 경험이 부족하고 하다보니까 전체적으로 리더십 같은 게 부족해서 그런 부분에서 약간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초인시대> 기획의도가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은 없다’인데 이런 생각한 계기가 있어요?

제가 그런 감정을 좀 많이 느꼈어요. 요즘 친구들한테도 그런 얘기를 좀 자주 듣는데, ‘니가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너는 사실 요새 좀 인기도 있고 돈도 좀 벌고 하는데 니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저 스스로도 좀 그런 생각을 하는 편이고, 약간 좀 이게 ‘어불성설 아니냐’ 이런 얘기들을, ‘너가 약자를 자처하는 게’... 그런 생각도 들고 하는데, 사실 그냥 방향이 다른 거지, 제가 기업의 면접을 보고 보통의 취준생들이 하는 것과는 방향이 다른 거지, 사실 이쪽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같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여기서 겪었던 일들도 많이 있고 해서... 계속 좀 ‘필요 없는데 태어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환경들도 있어서... 이런 생각이 저 혼자만은 아니고 또래 친구들도 좀 하는 거 같아가지구 그런 데서 좀 출발을 했어요.

그렇네요. 젊은 나이에, 28살에, 방송작가로 TV 전면에 나서고 그런 거 보면 ‘유병재는 쉽게 온 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어요.

그 얘기는 들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그거를 괜히 그렇다고 해서 ‘아니’라고, ‘나 힘들다’고, ‘나 고생했다’고 얘기하면 더 이야기가 비생산적으로 커지는 것 같은, 그러니까 제가 요런 생각을 했던 게 이유가 원래 이전부터 이런 일을 하기 전부터 생각을 했었는데, 음... <무한도전>이나 주성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주성치도 항상 영화나 극 속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항상 약자고, 되게 좀 찌질하고, 그런 캐릭터인데 사실 현실에서 그는 굉장히 탑클래스의 배우고 감독이고, 굉장히 잘 나가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괴리에서 좀 생각을 해봤어요. 그게 싫다는 게 아니라 ‘좀 다르네?’ 라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주성치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좀 했었고, <무한도전>도 사실 말로는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상 면면을 따져보면 네임밸류나 역량이나 프로그램의 명성이나 이런 것들은 탑 중의 탑이잖아요, 명실상부한. 그래서 실제로 그런 것들을 좀 문제로 삼는, 비판하는 댓글도 좀 보고 해서, 그런 것들 보면 일견 좀 그게 좀 그런 의견이 바보같다가도 어떻게 보며 들어야 할 입장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맞는 것 같아요. ‘아냐, 내가 얼마나 힘들었냐면은 내가 이래서 못난 놈이고’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좀... 올바른 답은 아닌 것 같아서...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편하고 잘 나가는 환경일 수도 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그럼 유병재가 즐겨쓰는 소재나 개그를 ‘B급’이라고 하는데 동의하세요?

동의 안 하는 건 아닌데, 저는 좀 한번도 왠만하면 B급을 지향해본 적은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나는 B급이야’, ‘나는 마이너하고 매니악해’, 하고 지향해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냥 그렇게 받아들여져서 왜 그럴까... 물론 그런 코미디를 많이 만들기는 했지만 딱히 의도해서 한 건 아니어서... 그런 코드를 뭐 좋아해서겠지만... 사실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의도 안하려고 했던 건 다른 장르면 모르겠는데 사실 코미디에서는 약자, B급, 마이너 부분에 있는 걸 자처하는 게 사실 웃기기 쉽거든요. 저는 사실 반농담으로 친구들한테 ‘조금 더 못 생겼으면 좋겠어’, 사실 지금도 미남은 아니지만은, 조금 더 못생기고 이를테면 제가 키가 작고 얼굴이 크고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런 부족한 부분들이 웃기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좀 많이 되니까... 그렇게 그거를 남들이 받아들여줘야지, 이걸 내 입으로 ‘나 키 작고 나 얼마나 못난 놈이야’, ‘나 얼마나 가난하고 나 얼마나 찌질하냐’, 이렇게 제 입으로 하는 순간 되게 좀 재미없어지고 촌스러워지는 게 있어가지고... 제 스스로는 그런 의식을 안 가지려고 노력을 하는 것 같아요. ‘나는 B급이야. 나는 마이너고, 나는 병맛이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거 자체가 고급진 느낌은 없는 것 같아서... 그런 걸 의도적으로 의도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럼 일단 편하게 B급이라고 정의한다면, 반면 유병재씨는 지금 A급 위치에 있는 거 같네요.

그런가요? 자기 객관화가 잘 안돼요. 저는 항상 UCC 찍을 때도 그랬고, 다른 거 <SNL>이나 그런 거 할 때도 그랬고, 항상 그 지점이 피크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사실 계속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부침 없이 왔던 것 같아요.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계속 올라왔던 것 같아요. ‘아, 이제 여기가 최고야,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어,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어’, 이렇게 하다가 물론 지금 제가 최고라는 건 아니지만은, ‘아, 어떻게 내가 이렇게까지 왔지’란 생각을 항상 해왔기 때문에... 그런 거는 있지만은...

지금 <초인시대>에선 다른 청춘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발굴하고 있나요?

남들 관찰한 것도 많이 있지만은 제 얘기도 좀 많이... 제가 유병재로 나오니까 다른 인물들도 본명으로 나오기도 하지만은 저 같은 경우에는 실제 저를 좀 꽤 녹인 것 같아요. 자전적인 이야기까지는 아닌데, 대학생활했던 거나 친구 없고 연애도 못 해보고 이런 것들이 물론 당연히 더 극화돼있지만은 제가 원래 갖고 있던 정서에서 상당부분 출발을 했던 것 같아요.

일부에선 유병재씨 코미디에선 여성들에 대한 피해의식 같은 게 담겨있다는 시각도 있어요.

아, 그런가요? 그런데 전 그 시각을 되게 싫어하거든요. 피해의식이라고 하니까 조금 더 그 방향으로 가면 여성혐오나 그런 걸 너무 싫어하거든요. 조금 사회적으로 되게 굳이 저는 편을 가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되게 남자/여자 편을 갈라있는 것 같아요. 음... 굳이 안 만들어도 되는 대립을 만드는 것 같아서... 피해의식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그 선을 지키기가 힘든데... <초인시대> 1화에서도 제가 어떤 여자애한테 “야, 씨발년아”하고 욕하는 게 있는데, 그게 막 진짜 그렇게 생각해서 그랬다기 보다는 그 장면에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있어서, 여성을 대표하는 여성이라기 보다는 그 캐릭터한테 한 얘기라고 생각을 하고... 제가 나름 지어놓은 선 안에서는 그런 걸 가져가는... 피해의식은 사실 없어요. 거짓말 같을 수도 있겠지만 피해의식은 사실 없어요.

<초인시대>에도 비슷한 게 나왔던 것 같은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말을 싫어하시나요?

아니, 근데 또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는데... 이번엔 말은 안 나오고, 아, 말도 나왔다. 책을 냄비받침으로 쓰는 장면도 있었고, 제가 사실 그 말도 싫어하기는 하는데 그렇게 싫어하는 것까지는 아닌데, 그것보다도 싫어하는 말들은 많거든요. 꼰대들이 많이 하는 말들 있잖아요. 그게 사실 제일 상징적인 말이라서 코미디를 만들 때 전달을 용이하게 하려면은... 이틀테면 그 분이 쓰신 말씀 중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있고,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도 있는데, 그것보단 이게 더 유명하잖아요. 이게 더 확실하니까 이걸 더 메타포로 많이 사용하는 것 같고. 그거 말고도 싫어하는 말들은 되게 많아요. 꼰대들이 하는 말로 그걸 규정을 짓는다면은...

예를 좀 들어주세요.

슷... ‘내가 너만할 때 어땠다’ 그것도 그렇고, ‘자기가 그랬으니까 너도 그래야된다’ 그것도 그렇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관련 발언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 논리 구조가 되게 신기했어요. 자기가 그렇게 고생을 했으니까 그러면 얘들은 안 하게 해야하는데, 니들도 그렇게 고생하라는 게... 그 논리적인 사고가 그렇게 정당성을 말하는 것도 그렇고...

그럼 ‘꼰대스러움’을 싫어하는 건가요?

싫어하는데, 제가 꼰대를 너무 싫어하다보니까, 제가 규정하는 꼰대는 그거거든요. 되게 편견덩어리고, 생각하는 게 귀찮아서 ‘이 사람은 이렇다’ 규정지어버리고, 꼰대가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한 방향으로 사고하는 걸 꼰대라고 생각을 하는데, 꼰대를 너무 싫어하니까 꼰대 반대쪽에 있는 꼰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난 이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지’, ‘난 정반대로 행동해야지’ 하니까 요 지점에서는 약간 다른 ‘쿨병 걸린 꼰대’가 된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약간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니까 꼰대라는 게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결론 내리고 가는 거고, 그게 싫다는 거군요?

그거 말고 다른 특성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걸 싫어해요. 생각하길 귀찮아하는 것 같아서.

그럼 이제 가벼운 얘기들로 좀 해보죠. 일 안 할 땐 뭐해요?

원래는 기본적으로 취미도 코미디 보는 게 취미인데, 기본적으로 일 시작하고 나서 쉬어본 적이 딱히 없어서... <SNL>도 사실 시즌제이긴 한데 텀이 거의 없거든요. 일년 내내 쭉 일하고 한 두달 정도 쉬는데 한달은 기획하고 하니까 한달도 쉰다고 하기엔 좀 어려워요. 거의 일 시작하고, 2011년 2012년부터는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중간중간에 학교도 다녔어야 했고... 취미 가질 만한 시간이 없었는데 그나마 취미라고 하면 조금 한 두시간 날때 맥주 마시면서 프로레슬링 보는 게...

프로레슬링 선수 누구 좋아하시는데요?

아직도 옛날에 해먹던 애들이, 그나마 신인 발굴이 안되가지고, ‘더 락’이 아직도 나오고... 아마 안 유명해서 모르실텐데 ‘AJ 스타일스’라고... 유명하지 않은 단체에 있고...

프로레슬링이 왜 좋아요?

그게, 생각을 해봤는데, 그러니까 조금 아저씨 같다고 생각하는 게... <삼국지>도 보면 되게 재밌거든요? 되게 사실 어떻게 보면 유치, 아니, 세련된 드라마는 아니잖아요, 삼국지가. 드라마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정교하게 하지 않잖아요. 되게 단순하고 유치한 것 같은데, 거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는 것 같아요. 프로레슬링도 보면은 한 대 때리고 다 큰 어른들이 개다리 춤춰가면서 오바하고 이런 게, 너무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데, 한 대 툭 쳤는데 죽으려고 그러고... 누가 봐도 쇼인데 그런 게 되게 재밌는 거 같아요. 되게 통쾌하고... <삼국지> 좋아하는 거하고 비슷한 심리인 것 같아요. 약간 막장드라마 보는 거랑도 비슷한 거 같고...

막장드라마도 보세요?

그게 봐지더라구요. 집에 TV가 없어서 못 보는데, 언제 한번 누가 틀어놨는데 눈이 가더라구요.

수염을 고집하는 이유가 특별히 있어요?

첨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가 있어가지고, <슬램덩크>의 강백호 친구 중에 있어요. 걔가 좋아가지고 길렀는데, 일 시작하고 나서 사람들 눈에 빨리 익는 게 좋으니까, 제가 또 얼굴이 그렇게 개성있는 마스크가 딱히 아니어가지고.. 그런 게 좋아서 좀 기르다가 요 얼굴로 좀 인지도 쌓이면서 유지해야겠다... 사실 이번에도 극에 맞춰서 자르는 게 맞는데 자르면 너무 생경한 얼굴이 나와가지고...

아무래도 <무한도전> ‘식스맨’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유병재씨는 혼자 대본 쓰고 연기도 해서 혼자 돋보이는 사람인데, 누군가의 식스맨이 되는 게 어울릴까요?

저는 돋보인다고는 생각 안하고, 개인주의는 있고... 작업할 때 스타일도 좀 내가 해야지 직성이 풀리고 그렇고, 이야기 만들 때도 그렇고, 대본 쓸 때도 그렇고... 남의 이야기를 되게 잘 듣거든요. 진짜 어린 친구들 이야기도 듣고, 이상한 사람들 이야기도 거기서 뽑아먹고 그러고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좀 제가 자신을 믿어서라기 보다는 성향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직접 해야지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어서 작업할 때도 그런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긴 한데... 혼자 돋보이는 건 잘 모르겠어요. 코미디언도... 이게 마땅한 용어가 없어가지고, 방송 용어가 다 일본어다 보니까... 오도시 따 먹는 애, 니주 깔아주는 애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웃긴 거 역할 담당하는 애가 있고, 김준호 같은 분들은 웃긴 거 하는 거고, 김대희 같은 분들은 좀 약간 깔아주는 역할, 리액션 역할 하잖아요. 저는 근데 오도시를 고집하지도 않고, 받쳐줘야 한다면 하는 게 얼마든지 맞는 것 같고... 혼자 돋보인다는 생각은 딱히 안 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근데 제가 만든 콘텐츠들이 제가 돋보이는 콘텐츠이긴 했던 것 같은데, 솔직히 그 안에서도 제가 깔아줘야 할 씬이 있으면 깔아주고, 왔다갔다하는 게 있어서... 오도시 고집하려면 짬이 주병진 선배 정도는 돼야...

(인터뷰 시간 종료)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중요한 거 있는데... 아까 더 물어보면 드릴려고 했는데 안 물어보셔가지고... (뭔데요?) 식스맨 얘기... 요새 좀 제가 인터뷰도 많이 하고 해가지고 포털에 진짜 하루 간격으로 메인에 걸리는 것 같더라구요. 너무 약간 물어보시니까 제가 대답을 안 할 순 없어요. 제가 ‘얘기 안 할게요’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답변을 다 드리긴 하는데, 보시는 분들께서 ‘아, 쟤 이걸로 뽕 뽑네’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서 약간 조심스럽더라구요. 남아있는 사람들한테 좀 미안해가지고...

 

우리는 YG! (패밀리 패밀리 패밀리)

 

드디어 폴 매카트니가 다녀갔습니다. 지난 2일 잠실벌의 주인공은 LG트윈스도, 두산베어스도 아닌 폴 매카트니였습니다. (공연 리뷰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5031243171&code=960802) 장장 160여분에 걸친 공연, 그것도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내한공연의 감동을 어떤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짤막한 기사로 요약하며 쓰다보니 죄스런(?)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서 없는 글이라도 정리해 남겨두면 이 감동의 여운을 조금이나마 더 생생하게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몇 가지 포인트로 추려서 남겨봅니다. 혹시 폴 매카트니 공연 다녀오셨나요? 그럼 일단 두말 할 것 없이 명곡 'Hey, Jude'에서 터져나온 감동적인 '떼창' 한번 더 함께 감상하시죠^^

1. 우리는 열혈 한국팬이다.

이날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폴 매카트니지만, 공연은 폴 매카트니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 극성스러운(?) 한국팬들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그에게 선사했습니다.

일단 카드섹션(?). 'The Long and Winding Road'가 나올 때 운동장에 마련된 이동식 의자에 앉아있던 팬들이 일제히 머리 위로 종이 한 장을 펼쳐들었습니다. 거기엔 붉은색 하트가 그려져 있었죠. 이때만 해도 하트가 그려진 종이 반대쪽엔 영어로 'NA'가 적혀있길래 전 솔직히 뭔가? 했습니다. 알고보니 나중에 'Hey Jude'가 나올 때를 대비한 것이었습니다. 이 곡 후렴구가 계속 "NA, NA, NA, NANANANA~"거리잖아요.

이 퍼포먼스를 본 폴 매카트니는 진짜 감동한 듯 했습니다. 고개를 연신 절레절레, 두 손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쥐어뜯듯 몇번이나 움켜지더니 스피커 위에 팔을 올려 손으로 턱을 괴고 한국팬들을 한동안 바라봤습니다. 이를 보는 한국팬들도 역시 감동... 감동이 감동을 부르는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또 'Let It Be'가 나올 때 경기장을 가득 수놓은 스마트폰 플래시 라이트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몇해 전부터 관객들이 이 퍼포먼스를 즐겨 쓰고 있는데, 누구 아이디어인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 동영상에서 잘 감상할 수 있네요.

하나 더! 폴 매카트니가 'Hey, Jude'를 부르고 잠시 무대 뒤로 사라진 사이, 팬들은 후렴구 "NA, NA, NA, NANANANA~"를 무반주로 열창했습니다. 이윽고 등장한 폴 매카트니와 그의 밴드가 관객들의 소리에 맞춰 반주를 자연스럽게 깔아주는 광경이 연출됐습니다.

2. 한국말 연습 좀 하셨쎄요?

폴 매카트니는 원래 월드 투어를 하면서 그 나라 말로 팬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내한공연도 예외가 될 순 없습니다. 폴 매카트니의 첫 인사는 "안뇽하쎄요! 서울!"이었습니다. 보통의 내한 스타도 이 정도는 하니 별로 감동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폴 할아버지는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한국와서 좋아요! (잠시 머뭇머뭇) 드... 디... 어!"

아마 무대 바닥에 있는 모니터에 자막이 나오나 봅니다. 한국말을 할 때마다 모니터를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대박"이라는 말도 배워온 모양입니다. 또 "감사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마워요"라는 말도 하더군요. 같은 말이지만 다른 표현을 알고 있다는 게 남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귀엽게도(?) 몇 마디 하시더니 "내 한국말이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부분 소통은 영어로 이뤄졌죠. 그래도 폴 할아버지는 좀 다릅니다. "번역된 내 말이 옆에 있는 스크린에 잘 나오고 있냐"며 확인도 하시더군요.

이날 공연에서 한 가지 '에러'가 있었다면, 폴 매카트니의 말을 번역해 스크린에 띄워주는 시도(?)였을 겁니다. 마치 과거 PC통신 천리안이나 하이텔 같은 파란 바탕화면에 흰색 글씨로 폴 매카트니가 방금 하는 말이 한글로 번역됐는데요, 문제는 속도가 정말 PC통신 모뎀처럼 느렸다는 점!^^; 가끔 오타도 띄워주셔서 관객들에게 큰 웃음 주셨습니다.

3. 역시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이날 공연에선 젊고 어린 관객들이 대다수이긴 했지만, 50~6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나이든 관객들도 꽤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비틀스 노래를 들을 수 있단 점 때문이겠죠! 어느 투어에서든 폴 매카트니는 대개 셋리스트의 3분의2 정도는 비틀스 곡들로 채웁니다. 한국 공연 셋리스트 (<-여기에선 폴 매카트니 월드 투어의 셋리스트를 거의 전부 볼 수 있네요)

비틀스 노래 중 특히 전세대를 아울러 가장 어필하는 곡 중은 'Yesterday'가 아닐까 합니다. 투어에서 이 곡은 대체로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 있죠. 이날도 공연이 막바지에 이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오자 여기저기 관객들 사이에선 "'Yesterday'는 왜 안 부르는 거냐"는 말들이 들려왔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Yesterday' 영상입니다! 정말, 잔잔한 떼창이 감동이네요 ㅠ_ㅠ

4. 폴 매카트니는 아직 '팔팔'했습니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사실 지난해 그는 예정돼 있던 내한공연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일본 투어 직후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한국팬들 사이에선 "폴 매카트니가 결국 내한공연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예측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서 모두가 확인했습니다. 폴 매카트니가 여전히 2시간이 넘는 공연을 거뜬하게 해낸다는 것! 노래할 때 그의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진다느니 하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날 공연에선 크게 거슬릴 정도의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려 2시간40분 내내 딱히 쉬는 시간도 없이 공연만 했는데도 말이죠.

여기서 문득 궁금해집니다. 대체 왜 그는 공연하는 내내 물을 마시지 않을까요? 평소 채식을 해서 몸 안에 수분이 풍부한 걸까요......? 어쨌든 폴 매카트니는 아주아주 '팔팔'해 보였습니다.

공연을 마친 폴 매카트니는 다음날인 3일, 트위터에 공연 소감을 밝혔습니다. "Fantastic climax to the Asian leg. Korean fans gave us the best welcome ever. We love them!" 번역하면 "아시아 투어의 환상적인 클라이막스. 한국팬들은 우리를 그 어디보다 더 반겨줬습니다. 사랑합니다." 대략 이 정도 되겠네요.

이렇게 폴 매카트니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이 지나갔습니다. 그를 볼 다음 기회란 게 과연 있을지! 그래도 이날의 감동을 온몸으로 느낀 팬들이라면 분명히 기다릴 것 같습니다. 폴 매카트니가 분명히 "또 다시 만나자"라고 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현대카드에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참 굵직굵직한 아티스트들을 이렇게 매년 불러주시니, 높은 연회비가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현대카드 하나 만들어 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그냥 문득 든 생각입니다...... 현대카드 홍보 목적 전혀 X)

뒤늦게 알았지만, 폴 매카트니 공연에 초청받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연 시작 전 폴 매카트니를 만났다고 합니다. 박원순 시장이 폴 매카트니에게 세월호 참사 추모 엽서를 내밀며 한 마디 부탁하자, 폴 매카트니가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with love from me, be strong."

 

*인터뷰는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종영 이후 지난 4월22일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오연서씨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5031514301&code=960801)

*사용된 모든 사진은 오연서씨 소속사인 '웰메이드 예당'에서 제공했습니다.

-<왔다! 장보리> 이후 곧바로 <빛미나>에 들어갔어요.

사실 <왔다! 장보리> 끝나고 ‘좀 쉴까’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시나리오가 되게 많이 들어왔었어요. 근데 그 중에서 <빛미나> 대본이 마음에 들어가지고 그래서 사실 무리하게 들어갔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 같아요.

-가장 끌렸던 부분이 어떤 거였나요?

아무래도 신율의 캐릭터 설정이 되게 좋았고... 진취적인 부분도 있고... 그런 게 굉장히 좋았어요.

-한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마치 무협지 여주인공처럼 예쁘다는 말도 많았는데.

(웃음) 진짜 무협지같이 나왔고... 감독님도 우스갯소리로 그러셨어요. 오연서 인생에서 가장 예쁜 드라마라고. (웃음)

-연작하면서 다작을 하는 것 같은데요.

일부러 그럴려고 하는 건 아닌데, 항상 끝날 때마다 좋은 작품이 들어오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더 욕심이 생기다 보니까, 제가 일 중독도 아니고 일을 막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것도 아닌데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지난 시간을 떠올려보면 사실 무명기간도 길어서 그 동안 지칠 수도 있었을텐데, 그 때를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가요?

주변에서 되게 힘들었을 것 같다고 얘기하기도 하시고, 그런데 뭐 다들 사실 그런 고민 많이 할 거예요.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나’ ‘그만 둬야 하나’, 그냥 그렇게 지냈던 것 같아요. 사실 전 데뷔가 좀 빨랐을 뿐이지, 지금 보면 나이가 좀 들어서 잘 되는 배우분들도 계시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다가 좀 자신이 생기고,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게 딱 <넝쿨째 굴러온 당신>때쯤이었는데... 좀 고민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어떤 고민이요?

이거 말고 뭐하지? (웃음)

-연기를 하기로 결론을 내린 계기가 있었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전 고등학교도 예고 나왔고, 대학교도 연극영화과 다니는데... 그만 두면 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뭔가 되게 스물여섯에, 보통 아홉수라고 하는데, 전 스물여섯에 그게 왔거든요. ‘나의 20대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지?’ 그렇게 지내다가 운명처럼 <넝쿨당>을 만나고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넝쿨당> ‘방말숙’ 캐릭터가 굉장히 강하고, 못되기도 했고, 또 ‘장보리’는 억척스러운 느낌도 있었는데 이번 <빛미나> ‘신율’은 좀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넝쿨당>은 잘돼서 그런지, 그런 이미지가 오래 가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나서 <오자룡이 간다>에서 ‘나공주’라는 캐릭터를 했었고... 비슷한 부분이 많잖아요. 뭔가 철없고, 뭔가 명품같은 거 좋아할 것 같고... 그래서 일부러 그런 역할들이 들어와도 안 했었고, 그 다음엔 보이쉬한 의사 역할(<메디컬 탑팀>의 ‘최아진’)을 하고, 그 다음이 ‘장보리’의 억척스러움이었는데, 사실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나 사실 이런 모습도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조금 트렌디와는 먼 드라마를 찾아서 본 것도 있고, ‘쟨 저럴 거다’ ‘쟨 저런 연기밖에 못할 거다’란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깨보고도 싶었고... 아무래도 <빛미나>는 호흡이 길다보니까 첨엔 발랄하기도 했다가 나중에 로맨스도 있었고... 그런 변화가 나왔던 것 같아요.

-<빛미나>에선 고생스러운 장면이 많았는데, 다친 적도 있다고 들었어요.

다치지는 않았는데, (손등을 가리키며) 영광의 상처는 남았어요. ‘어, 이거 보험되나요?’(웃음) 흉이 생겼어요. 혁이 오빠 구하는 신 찍다가. 처음에 막 굴러떨어질 때... ‘오빠, 어쩌실 거예요. 흉 생겼어요. 어쩌실 거예요.’ 이렇게 장난치고 그랬는데.(웃음) 고생스러운 장면들이 조금 재밌었어요. 그리고 무협지스러운? 깃털 막 날리고, 판타지스러운 씬들이 되게 많아가지고, 스태프 분들이 많이 고생하셨죠. 계속 날리고 또 뭉쳐서 날리고, 또 쓸고 다시 날리고... 전 워낙 예쁘게 찍어주시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아가지구... 재밌었어요.

-장혁씨와 연기 호흡은 어땠어요?

배려킹. 진짜 엄청 열심히 하시고, 엄청 배려해주시고... 끝날 때까지 계속 높임말 쓰셨어요. ‘밥은 먹었어요? 잠은 좀 잤어요?’ 근데 그래도 가깝게 지내려고... 말만 높이는 거지, 친해지긴 쉽더라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개봉이가 남장이란 설정이 좀 더 친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아요. 신율과 왕소로 드라마가 계속 진행됐다면 조금 덜 친해졌을텐데, 아무래도 부대끼고 같이 고생하고 막 그러다보니까 끈끈한 뭔가 동료애? 그런 게 생기지 않았나.(웃음)

-그러고보니 남장을 했었네요.

저는 정말 재밌었구, 사실 개봉이가 다른 남장여자 캐릭터하고 가장 큰 다른 점은 전에는 남장 캐릭터들이 대의를 위해 남장을 하거나, 모든 사람을 속이려고 남장을 하는데, 개봉이는 사실 소소만 속이면 됐던 거고, 그리고 소소한테도 끊임없이 어필을 하잖아요. ‘나 알아봐. 나 여자야 사실.’ 이렇게 자꾸 여자라고... 그래서 조금 더 연기할 때도 여자와 남자의 중간의 애매모호함을 연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연기할 때 ‘뭐뭐했소’ 대사는 그렇게 하더라도 남자같은 목소리를 일부러 내거나 남자처럼 일부러 행동하거나, 이런 부분을 애매모호하게 잡았던 것 같아요. 정말 여자처럼 하는 부분도 많았잖아요. 그래서 또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던 것 같아요.

-진짜 남자들이 개봉이를 좋아하더라구요.

신율보다 개봉이를 더. (웃음) 그래서 '형님' 이렇게 부르는 걸 좋아하나? (웃음)

-한편으론 <빛미나> 엔딩에 대해 말이 많았어요.

저는 살아 생전에 만났다고 생각했고... 저는 사실 엔딩이 되게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어떤 분들은 너무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뭐야? 사후세계야?’ 이럴 수도 있는데, 전 그 느낌이 되게 좋았어요. 뭔가 약간 오랜만에 만난 거잖아요. 저는 서역에 갔다오고 그도 왕이 되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고 정말 어느 날 우연처럼 만난 것처럼 만났는데, 뭔가 격정적으로 막 이렇게 서로를 그리워했다든가, ‘보고싶어 미칠 것 같았어’ 이런 대사가 아니라, 그냥 ‘잘 지냈냐’고, 하는 그게 담담해서 되게 슬펐던 것 같아요. 아쉽기도 하고 마음이 좀 안좋기도 하고, 그게 약간 제가 생각했을 때는 서로에 대한 믿음인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있어도 며칠 만에 만난 사람처럼 ‘그래, 너 잘 지냈니? 난 잘 지냈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라고 인사를 건내줄 수 있는 그런 연인?(웃음)

-다른 인물들과 달리 신율은 가상 인물이었잖아요.

전 좀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게 곧 신율이고 여태까지 시율을 연기한 사람이 없었고, ‘신율은 이렇게 행동하겠지’하고 설정하면 그게 신율이다 보니까 조금 열어놓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왜냐면 조금 역사적 인물이었다면 시청자분들이 비교 대상이 있을 수도 있고, 저는 선배님들이 전에 연기하셨으면, ‘전에 했던 역할은 이렇게 하던데 얜 왜 이렇게 하지?’ 약간 이런 것들이 있었을 텐데, 그래서 더 열어놓고 보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원작자는 ‘쌍기’라는 인물에서 따왔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게 여자였으면 되게 약간 쌍기라는 인물이 광종 옆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던 사람인데 실제 이 사람이 여자였으면 어땠을까, 약간 그런 발상에서 처음 출발했다고 하더라고요. 항상 왕소에게 영감을 주는. 왕이 되게끔 백성의 이런 마음들을...

-김희선씨 닮았다는 얘기 많이 들었죠?

저는 그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 영광이고, 기자분들이 많이 물어보세요. ‘제2의 김희선 어때요?’ 전 닮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어렸을 때 워낙 우상이었죠. 저는 정말 <토마토> <미스터Q> 이런거 보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저한텐 정말 스타였죠. 여전히 아름다우시고. 저는 절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얼~대.(웃음)

-진취적 여성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나요?

좀 그런 것 같아요. 전에 했던 보리도 사실 뭐 굴하지 않고, 그냥 여자가 사실 뭔가 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아무래도 이제는 많이 동등해졌다고는 하지만 남자 위주의 이야기도 많고, 뭔가, 남성이 중심인 것 같은 드라마들이 많잖아요. 사실 여자는 뭔가 신데렐라를 늘 꿈꾸면서 그런 드라마들도 여전히 많고 그런 게 저랑은 안 맞는다고 생각해요. 저도 평소에 그런 성격은 아니라서. 남자한테 기대지 않잖아요 절대, 율이는. ‘이것 좀 해줘’ 하지 않잖아요. ‘몰라, 내가 해볼게’ 왕 앞에서도 당당하고 그런 부분이 되게 멋있어보이는 것 같아요.

-보통 남자들이 신율처럼 대의명분을 찾는데 말이죠.

굉장히 대사가 많아서 힘들었어요.(웃음) 얜 뭘 이렇게 똑똑해서 세상사를 다 아는지. (웃음) 약간 신기도 있고. (웃음) 재밌었어요. 진짜 좋은 캐릭터 같아요. 율이는 제가 생각했을 때 완벽한 여자인 것 같아요. 현실에 없는. 진짜 이상형이에요. 남자팬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거든요. <빛미나>하면서. 그랬던 이유는 설정상 예뻤고, 지혜롭고 똑똑한데 마음도 따뜻하고 남자한테 기대지도 않고. 돈도 많고. (웃음) 이러다보니까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캐릭터 아니에요. 너무 완벽해서 부담스러울 순 있으나.(웃음) 저도 되게 연기하면서 행복했었고. 그래서 끝날 때 아쉬웠던 것 같아요. 뭔가 이렇게 좋고 예쁜 캐릭터를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이 되게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만 울었으면 할 정도로 우는 연기가 많았어요.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감정씬은 부담스러워요. 왜냐면 잘 해내야 되겠단 생각이 되게 크고 항상. ‘눈물이 잘 나올까요?’ 겁도 나고 사실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신율을 연기하면서 마지막 부분에는 왕소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와가지고 진짜 안 울려고 했어요. 막 계속 눈물이  나와가지고 감독님이 ‘이제 안 운다며?’ 그런데 딱 그랬는데 씬 찍으면 딱 우니까 ‘안 운다면서요’ 이러면 ‘아, 햇빛이 너무 눈부셔가지고요. 눈물이 났네요’ 할 정도로. 저도 좀 신기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극이 주는 몰입도? 그 용인에 갇혀서 뭔가 배우들이랑 부대끼고 하루종일 한복입고... 사실 서울에 나올 일도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보니까 조금 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신율은 감정이 확확 변하고, 또 까불다가 진지해지거나 애절해지거나 그랬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제가 약간 즉흥적인 성격이고, 그리고 감정기복도 좀 있는 편이고.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배우는 캐릭터를 창조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기랑 비슷하게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살아온 시간이 있고 새로운 캐릭터를 하더라도 원래 나의 습관이 나올 수 있고 그러다보니까 아무래도 좀 그런 것도 있더라고요. 연기할 때도 감독님이 깜짝 놀랐던 것 중의 하나는 제가 약간 좀 원래 연애스타일이 금방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인데, 감독님도 놀라셨대요. 율이가 이렇게 왕소한테 한 회만에 사랑에 빠질지는 상상도 하지 못하셨대요. 그래서 1회에서 멜로가 시작돼서 감독님도 깜짝 놀라셨대요. ‘어떻게 이렇게 금방 사랑에 빠지지?’(웃음) 그러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연기할 때도 그런 부분들이 왔다갔다하는 것도 평상시 성격이 많아서... 밝았다가 갑자기 진지해지기도 하고, 막 이 생각하다가 갑자기 저 생각하기도 하고, 이런 성격이어가지고. 그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좀 역할에도 녹아나오지 않았나.(웃음) 다행인 건 스케쥴을 좀 잘 짜주셨어요. 아무래도 왔다갔다하려면 복장도 좀 바꿔야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하는 것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감정선 같은 것도... 개봉데이, 신율데이. (웃음) 그래서 좀 하루종일 개봉이로 살고 또 하루종일 신율로 살고 그래서 집중하기는 훨씬 쉬웠죠. 한씬 한씬 했으면 저도 힘들었을텐데. 그렇게 좀 촬영을 한 편이어서 좀 편했던 것 같아요.

-그럼 이번 캐릭터가 본인의 모습에 가장 비슷한가요?

사실 그런 것 같아요. 말숙이도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었고. 분명히 그럴 거예요. 20대의 철없음? 철딱서니? 또 사실 공주의 따뜻한 마음? 그리고 뭐 아진이의 보이시함? 그리고 보리의 촌‘시’러움? 저도 사실 시골 출신이고, 사실 뒷부분의 보리는 제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희생적이고 아가페적인 사랑을 보여줘서 사실 저는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 캐릭터에서는 개봉이랑 비슷한 편이죠. 신율처럼 전 똑똑하지도 않고. (웃음) 개봉이처럼 조금 칠렐레팔렐레하니까 조금 뭐 밝고 천방지축이고 이런 모습들이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연기할 때마다 항상 제 모습이 조금씩은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아무래도 그런 캐릭터를 선택하다보니까 저의 그런 모습들이 조금씩 나오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아쉬웠던 건 있었어요?

그건 다 그렇죠. 끝나고 나면 다 아쉽고. 조금 더 잘 해볼걸. (웃음)

-개봉이랑 신율은요?

개봉이는 그냥 즐기면서 재밌게 찍었던 것 같고 정말, 그럴 만한 감정선이나 그런게.. 개봉이로 울었던 적은 사실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개봉이는 인생으로 따지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 달콤했던 순간? 그런 것 같고... 율이 할 떄는 사실 많이 힘들었죠. 사실 아까 얘기했듯이 감정씬도 너무 많았었고, 아프기도 많이 아프고. 그런 부분에 대한 디테일을 조금 더 찾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긴 한 것 같은데. 감독님이 그러셨어요. ‘아유, 율이는 아픈 연기 되게 잘한다’고 (웃음) ‘꾀병 연기 되게 잘한다’고. (웃음)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어떤 걸까요?

아무래도 헤어지는 씬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이 헤어졌는데요.

좀 크게 두번 헤어졌는데, 국혼 때문에 한번 막 헤어지고, 마지막에 모든 정리하면서 헤어지는 씬이 기억에 남는 게 사실 율이를 연기하면서는 좀 많이 생각했던 건 얘도 되게 남을 되게 생각하는 사람이잖아요. 내 행복보다도 너의 행복. 우리 청해상단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더 노력하고 그런 성격이어서 울 때 소리내지 않으려고 되게 노력했었어요. 소리내서 우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울고 ‘나 괜찮아’ 하는데도 눈물이 흐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뭐, 12회때 국혼 땜에 울 때는 약간 웃으면서 보내주는 느낌이었고, 뭔가 나중에 의형제의 연을 끊고 청해상단에 들어가면서 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되게 원씬·원테이크였어요. 그냥 쭉 따라가지고 쭉 내려와서 우는 씬이었는데, 아무래도 감정을 잡을 만한 시간이 너무 짧았고, 그래서 사실 고생한 씬 중 하나고. 감독님께서 옆에서 되게 많이 도와주셨고,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어요. 제가 감정이 나올 때까지. 근데 그때도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던 건 얘가 처음으로 뭔가 소리내서 우는 거죠. ‘내가 지켜야 될 것들 다 모르겠어. 사실 내겐 저 남자가 제일 소중한데.’ 그래서 그런 부분을 연기할 때 조금 ‘아, 이런 부분을 표현하고 싶다.’ 이런 부분이 표현 안 될 땐 제일 속상하긴 하죠. 더 하고 싶은데. 더 잘 보여주고 싶은데. 마음 먹은 것처럼 안 따라주니까 그 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한편으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역할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장혁 오빠도 얘기하더라구요.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 황보와 너는.’ 하지만 절대 지면 안되는. 팽팽하게 붙어야지 사람들이 볼 때도 ‘그래, 쟤네 둘이 긴장감이 있으니까.’ 황보 언니는 직선이죠. 그냥 갖다 꽂는 스타일. ‘너, 너 피흘려.’ 근데 율이 같은 경우는 돌아서 자꾸 찔러가지고 어디 맞았는진 모르겠지만 나중엔 훅 쓰러지는. (웃음) 약간 그런 스타일이어서. 안 때리는 것 같은데 웃으면서 칼 꽂는. 그래서 그런 씬들 사실 찍을 때 개인적으로 힘들긴 해요. 왜냐면 저는 기싸움하는 씬이 항상 힘들거든요. 그래서 ‘아우, 힘들어요.’ 하면 ‘시청자들이 이런 씬 좋아한다’고, 여자들끼리 기싸움하는 거. (웃음) 근데 그래서 저는 웃음을 좀 많이 썼던 것 같고. 웃으면서, ‘아닙니다.’ 그리고 또 조곤조곤 공격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고, 황보 언니는 그냥 내리꽂는 스타일이었죠. 그래서 초반에 ‘거미줄을 가리지 그랬느냐.’ ‘음?!’ 정말로... 그 기가 다 느껴지니까. 진짜 약간 당황한 거예요. (웃음) 율이는 약간 더 진심으로 뭔가 어필하는 스타일이고 그래서 그렇게 워낙 캐릭터가 다르니까. 그게 조금 더 힘들더라구요. 원색적인 다툼보다는 이 두뇌의 기싸움이, 그 팽팽한 기싸움이 장난 아니에요. ‘호흡을 언제 들어가야되지?’부터 시작해서 계산을 아무래도 하다보니까. 실제로 사람들이 기싸움 하다보면 계산하잖아요. ‘그래, 니가 이렇게 들어와? 그럼 난 여기다 얹어서 뭘 해주지.’ 이러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근데 언니 진짜 털털하시고 성격 너무 좋으세요. ‘언니는 정말 다 갖췄다’고, ‘지덕체를 다 갖췄다’며. (웃음) 저는 사실 그랬었어요. 언니가 미스코리아고. ‘언니 되게 도도하시겠구나, 서늘하시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으세요. 너무 쾌활하시고 성격 너무 좋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진짜 되게 여자가 봤을 때 예쁘다.’ 여장부 같아서 되게 여유도 있고. 그런 부분이 되게 부럽더라구요. 아직까지 저는 여유가 없거든요. (웃음) 그런 부분들이 보면 되게... 멋있었어요.

-그래서 기싸움이 힘들었던 것 아니에요?

아뇨, 근데 저는 여배우로서 기싸움은 절대 잘 안 하는, 굳이 할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워낙 사극이라는 특성상 여자가 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말 공주님이에요. 가면 모든 분들이 다 예뻐해주시고. 이덕화 선배님부터 시작해서 ‘어유, 뒤에서 막 후광이 난다.’ (웃음) 그냥 걸어가고 있는데, 걸어와요, 그냥 그러면 막 선생님들이 ‘아유, 어디서 이렇게 반짝반짝 빛이 나나 했더니 율이가 걸어오네.’ 그래서 뭐 그럴 필요 절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공주님. 어딜 가나 다들 ‘춥지 않냐’며, 다들 ‘고생하지 않냐’며, ‘힘들지 않냐’며, 그래가지고... 너무 행복한 드라마였어요 저한텐 정말. (웃음)

-사극 현장이 겨울에 정말 힘들다는데요.

아무래도 겨울에는 누구나 촬영하면 너무 춥지만, 현대극에서는 가끔 카페도 들어가고 차안도 들어가고 백화점도 들어가고 그러잖아요. 사극 야외는 정말 ‘올’ 야외에요. 객잔도 어디 안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객잔이잖아요. 그러니까 바람을 맞으면서 연기를 해야하니까 진짜 야외에 나오기 힘들죠. 첫씬 6시에 준비한다고 치고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찍는다고 하면 거의 24시간을 그냥 밖에 있어야 하는 거니까. 제 옷이 아무래도 율이 옷은 여성스럽다보니까, 허리선이 있고 그렇다보니까 안에 아무것도 껴입을 수가 없어요. 보기에는 너무 예뻐보이고 여성스러워 보이고, 감독님들도 ‘아무것도 안 껴입었으면 좋겠다.’ 율이가 병약하고. 좀 뭔가 여성스러울려면 덩치가 커지면 안되잖아요. 그랬었죠. 춥더라고요, (웃음) 비도 많이 오고...

-<빛미나>에서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데, 실제 이상형은 어디 가까워요?

왕소. 왕소. 소소랑 더 가까워요. 약간 진지하고 이런 스타일보다는 밝고 가볍고 재밌는 스타일이 더 좋아요. 뭔가 항상 끊임없이 같이 있을 때 즐겁고 친구같고. 대부분 여자들은 막 왕욱 보고 ‘꺅~’ 이러잖아요. 언제든 나타나고 막. (웃음) 하지만 나는 그랬죠. ‘아니, 오빠 스토커야? 지피에스 달았어? 아니, 뭐 이렇게 뒤에만 돌면 있어?’ (웃음) 아니, 지금처럼 뭐 핸드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니,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웃음)

-이후 작품에 대한 계획은 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로코 하고 싶고, 일단 <연애의 발견>처럼 진짜 같은 연애를 보여주는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사실 진짜 우리 20대나 30대 초반이 느끼는 감정들? 아니면 그런 캐릭터들이요. 집에서는 무릎 늘어난 츄리닝 입고 며칠씩 머리 안 감고 있다가 밖에 나가면 (우아한 척 긴 머리 넘기며 웃음) 이런 캐릭터 있잖아요. 약간 반전캐릭터처럼. 그런 역할 해보고 싶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좀 말랑말랑한 거 해보고 싶어요. 연기할 때도 편할 것 같아요. 겪어봤던, 아는 감정이다보니까.

-향후 다른 계획은요?

아직은. 아무 것도 없구요. (웃음) 5월2일날 팬미팅? 뭐... 말고는 아직은 없구요. 쉬는 시간 조금은 가지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려구요.

-배우로서의 꿈이 있다면요?

배우로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그리고 사실 연기적인 악플을 받을 때가 제일 속상해요. 물론 아직도 더 노력하고 좀 더 나아가야 될 길이 한참이지만 그런 얘기를 들을 때가 젤 속상하더라구요. ‘쟤 연기 못하잖아’ 그러면 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웃음) 외모적인 반응보다는 그런 게 약간 더 속상해요. 그래서 그런 논란이 있거나 그런 얘기 들을 때가 제일 속상한 것 같아요. 일단은 지금은 욕심 내지 않고 제가 잘하는 거 좋아하는 게 밝고 건강한 느낌인데, 그런걸 좀 더 보여주고 싶어요. 사실 좀 더 내공이 쌓였을 땐 사실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 그런데 지금 당장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진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리고 아직까지 준비도 안 됐고, ‘쟤는 맡는 역할마다 비슷하잖아’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계획은 없으세요?

차를 사고 싶어요 (웃음) 면허를 작년에 <장보리>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땄어요. 끝나고 차를 사야지 했는데, <빛미나>가 딱 들어간 거예요. ‘그래, 이제 무조건 사야될 때가 왔다.’ 혼자 드라이브도 해보고 싶고... 또 일러스트를 배워보고 싶어요. 워낙 캐릭터나 만화 이런거 되게 좋아해가지구. 제가 항상 좋아하는 건 ‘은혼’이라고 애니메이션 있는데, 외계인들 나오고 그런 건데, 4월달부터 일본에서 뉴 시즌이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다들 인스타그램에 ‘누나, 언니, 이제 시작했어요.’ 기다려지는...

-문화생활은 좀 하시나요?

저 아직 <킹스맨> 못 봤어요. 대화에 낄 수가 없어요. 본 영화는 <순수의 시대>. (웃음) 하나 봤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재밌었어요. 애달픈 사랑? 울기도 많이 울고. 시사회 가서... 시사회 간거 말고는 영화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영화관 가서 본 게 <인터스텔라>? 그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웃음) 이제는 밀린 좀 티비도 보고 예능도 보고 그리고 영화도 보고 이럴까, 생각 중이고 다른 드라마도 좀 보고...

-기사 같은 건 좀 챙겨보세요?

(스마트폰 들어서 꼭 쥐면서) 저 핸드폰 너무 좋아해요. 제 보물 1호예요. 제 몸에서 뗄 수 없는. 하루종~일 쉬는 시간이나 이럴 때는 기사도 보구 재밌는 게시물도 보고 웹툰도 보구. 애니 같은 것도 보구. 가장 소중한 존재. (웃음)

-악플 대처 방법 같은 게 있어요?

첨엔 되게 속상하기도 속상하구, 울기도 많이 울고, 진짜 그랬었는데 이제는 조금 그냥 넘길 수 있는. 어쨌든 이제 다행인 건 선플도 많아져서 저도 좀 기분이 좋아진 것 같고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다보면 ‘더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그래, 모든 사람이 어떻게 다 날 좋아하겠어’, 그리고 정말 뭐 정말 충고 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러면 뭐 받아들이기도 하고. 드라마에 대해서 ‘그 씬은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표현이 이랬으면 어땠을까요.’ 이런 댓글들도 있어요. 그래서 힘을 얻는 댓글들도 있고.

-영화 쪽 욕심은 없어요?

많죠. 워낙 좋아하는 장르들은 여러분들 나오는 <도둑들> <관상> 이런 거 좋아해요. 외국영화도 <오션스> 시리즈나 범죄물 되게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탈리안 잡>, <내셔널 트레져> 이런 거 다 좋아해요. 팀을 이뤄서 뭔가 하는 걸 되게... 추리소설 이런 것도 되게 좋아하고 이러다보니까 크지 않은 역할이라도 좋으니까 선배님들과 호흡 맞출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영화는 사실 장르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뭔가 사실 그 비중이 중요한 것 같지도 않고... 캐릭터의 힘만 크면 한두씬만 나와도 막 ‘우와’ 이럴 때 있잖아요. 불러만 주신다면. (웃음)

-아까 드라마 얘기한 거랑 장르가 많이 다르네요?

아무래도 드라마랑 영화랑 조금 다르다보니까... TV는 좀 더 친근하고, 전 TV에선 좀 친근한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좀 그랬으면 좋겠고 영화에서는 좀 더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리지 않습니다. (웃음) 뭐든지 맡겨만 주십시요.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 부탁드릴게요.

아직 부족하지만. (웃음) 아, 근데 진짜 그렇다고 생각해요. 아직 부족하지만 모두가 절 좋아해주실 순 없겠지만 조금만 더 느긋하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연기하면서 못할 수도 있고 부족할 수도 있지만, 음, 그래도 열심히 하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나도 개봉이가 그렇게 좋드라

 

*인터뷰는 KBS2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종영 이후 지난 3월4일 압구정동 인근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김현주씨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3091950271&code=960801)

*사용된 모든 사진은 김현주씨 소속사인 '에스박스미디어'에서 제공했습니다.

-<가족끼리 왜 이래> 끝나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끝나구 바로 또 연휴 있었고, 연휴 명절 보내고... 또 제주도 가고 이래가지고 이제 쉬어야 돼요. 어제가 처음으로 딱 혼자 쉬는 날이었던 것 같아.

-실제 가족관계가 궁금하더라구요.

 =똑같이 장녀예요. 남동생들 있고. 그래서 아무래도 남동생들이 하는 씬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여동생 있는 거랑 남동생 있는 거랑 또 다르잖아요. 그래서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막내하고 아무래도 더 친한 것 같아요. 둘째는 아무래도 장녀니까 묘하게 의지하고 기대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눈치도 보게 되는 것 같고... 그리고 남동생한테 기대게 되는 게 있는데, 묘하게 의견 같은 것도 물어보게 되고. 결정권을 넘기게 된다든가...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드라마에서도 묘하게 그런 씬들이 있었어요. 막 대장처럼 굴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너 어떻게 생각하니?’ 이런 것들도 있었구요.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작가님한테 ‘남동생 있으세요?’라고 했더니 ‘없어요. 막내인데...’ 그런데 작가님이 그런 디테일한 것까지... 신기했어요. 막내는 만만하잖아. 때리기도 쉽고. 내 소유 같아, 얘는 막. (웃음)

-지금은 ‘차강심’ 역에서 빠져나오신 상황이신가요?

 =아직은 여운을 가져가려고 하고 있어요. 원래는 딱 차가웠는데, 끝나면 ‘오케이, 굿바이’ 딱 이러고 다른 거 하고 그랬는데. 그리고 긴 거 하면 지겨워지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지루해져요 막. 사극 같은 거 끝나면 빨리 염색하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많이 따뜻해요. 분위기를 좀 가져가고 싶어. 느끼고 싶어. 방송 없는 첫 주가 너무 허전하더라구요. 방송이 딱 끝나고 다음주 있잖아요.

-연속으로 호흡이 긴 작품 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런 건 없구 요즘 미니시리즈는 점점 이제 젊은 친구들 위주로 가다보니까... 계속 미니시리즈는 했었어요. 요번 거하고 요전 거에서만 이어서 하게 된 것 같고.

-이번에 가족극을 한 건 다소 의외였는데, 그런 맥락에서 가족극을 하고 계신 건가요?

 =음, 그렇기도 하구요. 워낙에 제가 미니시리즈도 남녀 사랑의 막 그런 느낌이 아니라 좀 따뜻한 가족 느낌 위주의 드라마를 선호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번엔 사실 김상경씨와 러브라인도 굉장히 화제였는데.

 =음, 그냥 궁합만 잘 맞은 것 아닌가? 멜로... (멜로보단 코믹에 가까웠나요?) 네...... 그렇지 않았나요? ...... 아쉽네요. (웃음)

-서로 연기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맞춰주신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걸 아실까. (웃음) 근데 서로 상부상조한 것 같아요. 제가 못 하는 부분에서는 오빠가 더 해서 코믹하고 재밌게 살려준 부분도 있고. 여자니까 아무래도 못하는 부분도 있을 수가 있는데.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첨엔 당황스러웠던 적도 없진 않았어요. 첨엔 되게 멀쩡한... (웃음) 첨부터 그랫던 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많아졌어요. 코믹한 것도 많아지고... 그래서 저희가 그렇게 바뀌는 순간에 첨엔 살짝 당황해서 ‘오빠, 멋있게 해주세요. 제가 사랑할 사람이에요’라고도 얘기했었어요. 그런데 그래서 저도 당황했던 적도 있고 그랬는데, 그걸 재밌어해주시니까. 그렇게 잘 흘러간 거죠. 결과적으로는 뭐 좋았으니까... 너무 재밌었어요.

-극 중에 두 남자(문태주, 변우탁)가 나오는데, 원래 이상형은 어느 쪽이 가까워요?

 =저 아까 그 질문에 화를 냈는데. (웃음) ‘뭐라구요? 두 사람 중에? 어떻게?’ (웃음) 그래서 내가 ‘실제로 얘기하는 거냐? 아니면 100프로 극중에서?’ (웃음) 글쎄요.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을 택해야 한다면 문 상무를 택했을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어둡지 않고 나는 밝은 사람이 좋고. 내가 좀 어두운 성향도 있어서 그렇게 밝게 끌어주는 사람이 좋아요.

-김상경씨가 ‘소개팅 공약’도 하셨었는데요. 김현주씨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셨었는데.

 =제가 소개팅이란 걸 해본 적도 없지만, 너무 싫어요 그게. 억지스럽고, 앉아가지고 뭐할 거예요. 그리고 이미 상대방은 나에 대해 자기가 모든 걸 다 알고 나왔다고 생각할텐데... 음, 그런 것도 너무 싫고, 자연스럽게 만나서 알아가다가 사랑에 빠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소개팅했는데 그럼 어떡해. 만나자마자 ‘예스, 노’ 할 거야, 어떻게 해야돼요?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더 만나볼까’라고 생각은 했지만 내 생각과 같지 않고. 그리고 또 미안하지만 남자들은 착각을 그렇게 잘한다? (웃음) 두번째 만나면 분명히 깊게 생각할 거라구요. 그런 것도 있고, 그렇게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농담처럼 얘기했었고, 그리고 (김상경씨가) 물어봐놓고 자기가 중간에 커트시켜 놓고 그래요. 장남이라나 누나들이 많다나... 그래서 ‘아, 그럴거면 냅두라’고. (웃음) 하지 말라고. 그냥 좋은 사람들 있으면 전화하라고... 그럼 그냥 내가 밥을 먹으러 가든, 술자리든, 그럼 편하잖아요. 그렇게 만나다가 싫다가도 좋아질 수 있는 거고 그런 거니까... 그렇게 정리를 했어요.

-스캔들이 없는 것 같아요.

 =아유, 부단히 애를 씁니다. (웃음) 아니면, 진짜 별로 없던가. (웃음) 상황적으로 그렇게 깊이 연애를 할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극 중에서 결혼과 연애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는 계기가 나오는데, 실제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자꾸 바뀌어요. 어떨 때는 결혼을 하고 싶어요. 너무 외로워서 여기 지금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어요. 함께 하고 싶다. 예를 들어서 어디 여행을 가야되면, 여행 스케줄을 짜기가 힘든 거야. 친구들은 다 시간이 안 맞아. 그럼 이럴 때, 우리 둘이 시간 딱 맞춰서 떠나고 그러면 너무 좋겠다... 해외가 아니라 국내라도 그냥 얘기하다가 막 떠나고 그러면 너무 좋겠는거야.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또 갑자기 누가 있다고, 매일,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답답한 거예요. (웃음) 그렇지 않아요? (웃음) 자꾸 바뀌어요. 그런데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바라요. 누군가 나타났을 때만이 확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가 끊임없이 구해준다든가, 무한애정을 품어준다든가, 한결같이. 그런다면 아마 마음이 바뀔 것 같아요.

-그런 분 되게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아요. ...... 그러니까 내가 여자로서 별로 매력이 없는 것 같아. 갑자기 막 이렇게 내 비하하고. (웃음) 좀 질리는 스타일인 것 같애. (웃음) 셀프디스. (웃음) 같이 가는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상대방이 나를 더 좋아하거나, 내가 더 좋아하거나, 이렇게 기울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내가 더 좋아할 땐 진짜 올인해. ...... 그러니까 연애 스킬이 부족해. (웃음) 밀당 못해요. 왜 밀당이 필요한지를 모르겠고.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연애를 하면, 일이나 사랑 중에 한쪽에 기울어지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고.

 =나는 되게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꽤 이성적이기도 한 거 같아요. 그래서 무너지지 않아요. 선을 되게 지키려고 해요. 그래서 상대한테 차갑다는 소리를 들어요. 그러니까 내 기준에는 내가 몰입하고 다 주고 그런다고 생각하지만, 상대한테는 부족한 게 있었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두려움 없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뜨거운 사랑 한번 해보고 싶어요. 막 공개연애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그럴 수 있는 사랑의 크기가 너무 부러워요. 그런 용기가. 몇년 만나고 또 헤어질 수도 있지만, 그 당시엔 그 사람만 보이고 그러니까 공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그러는 거잖아요. 저는 한번도 그렇게 해본 적은 없어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옛날에는, 요즘에나 그런 게 많았지, 저 데뷔했을 때만 해도 그런 게 없었어요. 공개연애라는 말 자체가 없었어요. 무조건 숨겨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몸에 밴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가족극 했었으니까 이제 다시 가족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그게 편할 것 같네요. (웃음)

-극 중에서 그렇듯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느낀 게 있다면요?

 =느끼는 게 다 똑같을 거 같아요. 우리 감독님도 그렇고, 하면서 많이 부끄럽고 그랬다고 해요. 왜냐면 우리가 이런 드라마를 만들어서 크게 반향을 얻고 새롭게 하는 그런 건 없더라도 그래도 느끼는 바가 있으면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도 정작 그렇게 하고 있지 않으니까. 하면서도 부끄러웠던 적이 굉장히 많았어요.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부모님과 같이 보기가 힘들고 민망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나... 진하게... 후회가 많이 됐었어요. ...... 그랬어요. 다정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대화가 많이 좀 이뤄졌으면 그럼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일단 대화부터가 ‘왜요, 왜요’ 막 이렇게 나오게 되니까... (웃음) 도대체 그게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제 엄마가 계시니까 ‘엄마한테라도 잘해야지’ 생각하지만 또 나중엔 ‘아유, 그만 물어봐. 내가 얘기했잖아’ 자꾸 이렇게 되니까... (웃음) 그랬어요. 나중에 또 얼마나 후회를 하려고... 나중에 엄마가 되서 늘 그런 걸 후회를 하며 살 것 같아요. 쉽게 고쳐지지 않은 게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노력해야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노력해야겠다란 생각을 그래도 했다는 게 그래도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극 중 유동근씨가 진짜 아버지처럼 느껴졌겠어요.

 =그랬어요. 지금도 선생님보다는 아버지라고 부르는 게 편해요. 문자로 ‘아버지~’. 우리는, 특히나, 형식이(차달봉 역의 배우 박형식) 때문에 그런가? 형식이가 약간 사랑전도사? (웃음) 그런 아이예요. 정이 많고, 사랑이 넘쳐요, 걔는. 스킨십이 정말... 강준이(윤은호 역의 배우 서강준)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형식이 보면 부러울 때가 있었다고. 아무래도 우리가 그렇게 하는 애한테 반응을 하게 되니까, 그런데 강준이도 그렇게 못하는 성격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도 저렇게 하고 싶다... 형식이는 태생이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남자고 여자고 안 가리거든요. 인사도 그냥 안해요, 걔는. 만지면서 해야 돼. (웃음) 우리는 좋지. (웃음) 남자들은 자꾸 피하고 이러고. 걔 때문에 그랬나? 사랑이 넘치고, ‘사랑해요’ 이런 말도 거리낌없이 해요. 단톡방 있어가지고, 마지막에 ‘사랑합니다’ ‘저두요’ ‘저두요’ ‘제가 더 많이 사랑해요’ 난리가 났어요. (웃음) 밖에서는 그렇게 잘 되면서 안에서는 왜 그렇게 안 될까? ‘사...... 사...... 알지?’ (웃음)

-20대 남자들 중에서는 연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아유, 많죠. 다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의외로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제주도 가서 사진 찍고 이런 거 보니까 아직 내가 괜찮다고. (웃음) 가능할 것 같다고. (웃음) 다들 그래서 작가님도 ‘아직 너 될 것 같아’ 그래서 그럼 ‘써요~!’ (웃음) ‘쓰세요’. (웃음) 그래서 다음에 좀 밝은 거, 어린 친구들이랑 밝은 거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누나 같지 않게 할 수 있는 것 같아.

-포털사이트에 나이가 안 나오더라구요.

 =지웠지. (웃음) 그게 시간을 돌릴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계속 28살 같아요. 그냥 그 생각으로 살아요. 내가 나이가 그렇게 먹었다는 걸... 아유, 너무 무서워. (웃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건강도 많이 신경 쓰고, 운동도 몸매를 다지려고 하드하게 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시작을 했어요. 진짜로 해야될 것 같아서. 그전까지는 건강을 유지하는 운동을 했어요. 많이 걷고... 산책하는 걸 되게 좋아해. 좋은 거 예쁜 거 많이 보구. 기본적인 스킨 케어같은 것 하고... 철이 안 들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해. (웃음) 내가 어른인 척 하고 딱 이러는 순간 늙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굉장히 좋은 분위기의 촬영 현장이었다고 들었어요.

 =대본이 2주 전에 이미 나왔고... 제가 무슨 일일드라마냐고 그랬어요. 대본을 여섯개 들고 나간 적도 있어요. 보통 한두개라든지, 쪽대본으로도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대본이 미리 나와있으니까 초반에. 무거워서 들고 다니지도 못해요. ‘웬일이야?’ 할 정도로 대본이 2주 전에 이미 다 나와있었고... 그러니까 사실은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았고, 거기서 못한다라는 건 사실 핑계거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대본이 다 나오니까 스케쥴도 무리하게 안 잡힐 수가 있었고. 감독님도 또 워낙 빨리 찍으시고. 다 가족들이 워낙 우르르 몰려다니니까 그런 건 진짜 오래 걸리는데. 결혼씬 같은 거는 진짜 배우들이 싫어하는 씬들 중 하나예요. 방송은 3분 안팎인데 촬영은 종일하니까. 인물이 많으니까. 감독님이 몇시간 만에 딱딱 찍어내시고. 피곤할 일이 없었어요. 정말 좋았지.

-드라마 촬영 전에 준비를 좀 철저하게 하시는 편인가요?

 =이번엔 여유가 좀 있었나? 일찍 캐스팅 된다면 좀 일찍 준비할 수 있는데, 급하게 캐스팅 됐다 그러면 아무래도 그런 게 좀 적죠. 그런데 이번에는 사실은 준비를 많이 할 건 없었어. 대본 보자마자 딱 섰고, 그냥 두 가지를 완전히 다르게 한다고 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연기는 사실은 사극은 대사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거나, 역사적인 시대가 맞는 감정을 찾아야 되기도 하지만 사극 뒤에 하니까 대사가 너무 쉬운 거예요. 그냥 막 일상적인 대사잖아. 너무 외우기도 쉽고. (웃음) 가내씬이 대충 한 것 같지만 사실은 공을 진짜 많이 들인 거예요. 핀이나 옷도 여러번 고르고... 츄리닝 바지 같은 경우엔 입고 무릎 꿇고 있고 그랬어요. 무릎 튀어나오게 하려고. (웃음) (실제 집에서는 어때요?) 집에서는 대부분 레깅스에 긴 티셔츠 입고 있어요. 그리고 수면양말 신고 있는 거 많이 나오잖아요. 집에서도 수면 양말 신고 있어요. 맞다, (드라마에 나온) 그거 내 거다! (웃음)

-드라마가 시청률에서도 성공적이었는데요.

 =이전 드라마가 기대보단 조금 그랬어서 기대를 안 한 건 아니지만, 처음에 리딩 할 때부터 이미 분위기가 좀 남다르기 했었어요. 성공의 기운이 우리를 감쌌다고 해야 하나? (웃음) 방의 기운이... 다 첨 보는 사람들도 많고... 저도 같이 했던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유동근 선생님도 처음이고... 감독님도 처음이고 다 어색하잖아요 두루두루. 배우들끼리는 튕기기도 하고 눈치도 보고 어색하고 그런데, 묘하게 너무 편하고, 저도 대본 리딩은 많이 해봤지만 첫 리딩은 너무 싫어요. 내가 뭔가 테스트 받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떨리는데, 이번엔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게 저만 그런 게 아니에요. 그래서 정말 좋았어요, 분위기가. 끝나고도 뒤풀이 자리에서도 너무 재밌을 것 같고 너무 좋고 그랬어요. 처음 시작할 때 분위기가 아주 좋았어요.

-설문조사 중에 설 음식을 잘 만들 것 같은 연예인으로 뽑혔어요.

 =그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거 그냥... 드라마 인기가 반영된 것 같아. (웃음) 그런데 음식은 못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먹는 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폭식증까지는 아니지만 스트레스 받거나 이러면 먹는 걸로 풀고, 먹지 않으면 허해서 미칠 것 같구. (웃음) 그러니까 요리하는 것도 즐겨하고 그런 것 같아요. (잘 하는 요리가 있어요?) 김치볶음밥. 김치 볶는 걸 잘하는 것 같아요. 김치를... 일단 김치가 맛있어야 되는데, 덜 쉬었으면 매실청을 좀 넣고... 소스는 항상 간장과 설탕을 조합해서 좀 조리는 듯이 볶는 거야. 뭘 많이 넣으면 안돼. 참치 정도는... 그래. (웃음) 제가 매운 걸 좋아해서 청양고추 많이 넣어요. 파스타에도 넣어요. 닭발 이런 거 좋아하고. 이태원에 닭발집 되게 맛있는 데 있는데. (웃음) 아, 닭발 언제 먹지? (웃음)

-드라마 찍으면서 회식도 자주 했어요?

 =우리는 여유가 있었으니까... 고정적으로 하루는 쉬었어요. 화요일에 일찍 끝난다고 하면 회식. (웃음)스케쥴을 비우면서 회식을 했어요. 배우들끼리 단합대회 하자고 했었는데, 저는 그렇게 다 모일 줄 몰랐는데... 그리고 촬영 때문에 저는 늦게 가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촬영을 뺴줬잖아. (웃음) 나는 그런 팀은 첨 봤어. (웃음) 그리고 뭐 하면 또 회식이야. (웃음) 그리고 우리는 체육대회를 두 번 했었어요. 우리 크리스마스 파티도 했어요. 와인바를 빌려가지고 정말 광란의 밤을... (웃음) 와, 나 춤을 그렇게 많이 추기는 처음이야 (웃음) 미쳤어요. (웃음) 담비(권효진 역의 가수·배우 손담비)는 맨날 행사 뛰잖아. 지겹지도 않나? (웃음) 촬영 끝나는 마지막 날에도 엠티 갔어요. 1박2일로. 거기서 또 게임을 한 거예요. 저랑 담비랑 강준이랑 지연이랑 이래서 가가지고, 배우들 팀 나눠가지고 윷놀이에... 림보하고. (웃음) 또 상금이 걸려있죠. 시청률 잘 나와서 받은 격려금 모아놨다가 상금으로 주고. (웃음) 막 몸을 던지고 그랬어요. 정말 재밌었어요. ‘야, 우리 또 회식해?’ (웃음) 배우들 또 한번씩 사고...

-원래 현장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가는 편이세요?

 =저는 그거 좀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거기에 제 자존심이 걸려 있어요. 제가 일하는 현장이 우울하거나 이런 거를 용납을 못해요. 그리고 막 분위기가 감독님 땜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흘러가더라고 스탭들 하고는 잘 지낸다든가... 그런 걸 못 견뎌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노력할 것 없이 감독님도 그렇고... 촬영 감독님이 레크레이션 강사처럼 대단하신 분이었어요. 지칠 때마다 그렇게 한번씩 으쌰으쌰 하고 그러니까... 그래서 끝날 때 너무 아쉬웠어요. 지금도 너무 아쉽고...

-주사 있는 사람 있었어요?

 =주사 있는 사람 없었어요. ...... 있다면 제가. (웃음) 숨겨놓은 흥이 있어가지고. (웃음) 평상시엔 안 그런 척 있다가 술을 먹으면 나오는 스타일이어가지고. (웃음) 막 비트에 몸을... 막 가만두질 못해요. 즐거워 하는 스타일이야. 선생님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웃음)

-팬클럽 20년 동안 유지되고 있잖아요.

 =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한 사람을 그렇게 오랜 세월 좋아할 수는 없어. 좋아하는 가수도 있고 배우도 있지만, 그때그때 또 달라지고... 연애도 그렇잖아요. 물건도 한 가지를 끊임없이 좋아해주는 건 대단한 것 같아요. 그게 나라는 것도 신기하고... 진짜 오래됐거든요. 어떤 기자님이 자꾸 20년 됐다고 강조하길래 제가 ‘아니다, 18년이다’라고 했는데. (웃음) 오래 됐어요. 팬들이 오래 됐고. 초창기 팬들도 있어요. 사회인이 돼서 친구처럼 지내기도 하고. 각자 분야가 있으니까 서로 부탁하기도 하고... 팬이 인생을 함께 한 느낌이에요. 제가 아이돌 같은 배우도 아니고, 제가 손담비처럼 가수 활동을 한 배우도 아닌데 팬덤을 유지하는 게 사실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거든요. 시상식장에 늘 제가 참석을 할 때마다 수상을 하든 안하든 플랜카드를 제작해가지고 추운데 지방에서 올라와가지구 늦게 끝나면 찜질방에서 끼리끼리 자구... 난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지금도 참 놀라운 일인 것 같아요.

-비결이 뭘까요?

 =제가 또 잘 끌어왔다... (웃음) 저는 SNS를 전혀 하지 않아요. 예전에 만든 적은 있는데, 체질상 못하겠어서 그만 뒀어요. 제가 첨엔 카톡 같은 건 줄 알고 잡담을 하니까 누가 ‘다방가서 얘기하라’고. (웃음) 이렇게 하는 게 아니야? 뭐가 뭔지 모르겠는 거야. (웃음) 저는 셀카 찍는 취미도 없고, 미니홈피도 안했었어요. 오로지 팬들이 나랑 이야기하는 데는 팬카페예요. 제가 인터넷 기사들도 사실은 다 찾아보지 못하는 게, 또 안 좋은 기사들도 있을 수 있고 안 예쁜 사진이 있을 수 있고, 댓글이 기분 나쁠 수도 있잖아요. 팬들이 퍼오는 좋게 나온 기사들, 예쁘게 나온 거 위주로 봐요. (웃음) 팬들은 막 저도 못 본 제 사진을 구해와서 영상 만들고, 뽀샵하고... 드라마 캡쳐 쫙 하고 예쁘게 나온 영상들 짦게 짧게 올려놓고 팬들끼리 막 예쁘다하는 그렇게 하는 걸 봐요. 그래서 저도 카페를 매일 들어가다시피 하고, 댓글 많이 남기려고 하고 그래요.

-슬럼프가 있었어요?

 =있었어요. <인순이는 예쁘다> 하기 전에... 슬럼프를 넘어보겠다고 했던 드라마였고... 그 전에는 하기 싫었어요. 내 연기도 싫고. 내 얼굴도 싫고. 막... 마음에서 병이 오니까 얼굴이 안 예쁘고 이상해. 그러니까 카메라 앞에 설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울리지 않는 꽃꽂이 같은 것도 하고... 그게 심리치료가 좋다고 해서 우연히 시작했는데, 진짜 좋더라구요. 그리고 그림도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아, 다시는 못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인순이는 예쁘다>란 작품이 들어왔는데, 그게 제가 사회부적응자예요. 전과를 가지고 있고. ‘인순이는 예쁘다’가 본인한테 스스로 얘기하는 건데, 사실 그게 내가 하는 말이기도 한데, 그게 늘 인순이가 자기한테 최면을 걸듯이 하는 말들이었거든요. 자살을 하려고 하기도 하고 막 그래. 그래서 ‘아, 얘가 좀 너무 나갔다. 이 인물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생각했고... 그리고 살다보면 좋아지는 거니까... ‘아, 나도 좋아질 수 있겠다...’ 그런 기대로 드라마를 하고 결과적으로 좋았어요. 시청률이 좋진 않았는데, 팬층이 되게 두터웠었고, 작품도 좋았고 그랬어요.

-슬럼프는 왜 왔던 걸까요?

 =음... 시간이 없었어요. 내가 배우인지 예능인인지 디제이인지 모르고... 지금은 해냈으니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도 감사할 일인데, 그때는 싫었어요. 그리고 욕도 진짜 많이 먹었어요. 스케쥴이 맨날 꼬이고 이러니까 사람들은 맨날 나만 기다리고 있고 그러니까. 이런 게 어릴 땐 정신적으로 힘들고, 이런 거에 기죽고 울거나 하면 자존심 상하니까 애를 쓰는 몸부림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많았고... 매니저랑도 맨날 싸우고, 성격도 날카로워지고 울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나한테 딱 주어지니까, 그러니까 막상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내 자신이 없어지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생각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20대 후반쯤이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사랑도 없고, 일도 생각해보니까 그닥 성공적이라고 볼 수도 없는 거예요. 제가 예쁘고 트렌디한 배우로 서 있는 것도 아니었고. 너무 많은 걸 하다보니까 이제 나도 지루해 막. TV에 나오는 게... 보여줄 것도 없는 것 같고... 근데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옆에 있었다고 하면... 나는 ‘그래도 사랑을 얻었으니까 일은 잠시 뒷전으로 한다’라고 생각했을텐데. 그 당시엔 그러지도 않았었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 스스로 ‘예쁘고 트렌디한 배우가 아니었다’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어때요?

 =지금 제가 어떤 배우예요? 나 그걸 물어보고 싶었어. 솔직히 나 잘 모르겠어요. 지금 내가 어디 서 있는지를... 물론 제 자리는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잘 하는 연기 스타일이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걸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람들이 나한테 뭘 원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내가 뭘 원하는지도 잘 몰랐었어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만큼 보이는 것 같아요. 어떤 배우가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게 연기에 충분히 녹아나고, 편안하게 보일 것 같아요. 연기파, 개성파, 또 뭐... 예를 들면 이제는 뭐가 있을까요? 배우가 어떤 식으로 나눠지나요? 그냥 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그런 배우... 그런 연기를 하는 사람 되고 싶어요.

-그래서 가족드라마를 선호하시는 건가요?

 =그런 걸 수도 있고... 가족적인 것도 좋아하고, 좀 편안한 거.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거. 흔히 말하는 막장, 그런 거를 좀 피하게 되는...

-악역은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사극에서 했었어요. 되게 재밌더라구요. 아유, 재밌구 맛이 있어요. (웃음) ‘아, 요렇게 못되게 할까. 이렇게 못되게 할까’ 생각하는 맛이 있고... 제가 착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건 아니고, 의외로 제가 일탈도 꿈꾸고, 그런 걸 되게 좋아해요. 알콜중독자 이런 거 하고 싶다고 누누히 얘기했었 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매치가 잘 안되나봐요. 의외로 저한테 그런 게 있어요. 아~ 그걸 좀 보여주고 싶은데. (웃음) 그런데 기본적으로 성향이 단정하려고 하는 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배우로서 좀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뭔가, 자유로워야 되는데 표현하는데 있어서... 근데 좀 그렇게 살려고 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앞으로는 좀 더 자유롭게 살아볼까봐. (웃음) 위험할까요? 제가 확 가는 스타일이어가지고, (웃음) 그래서 쉽사리 못 놓나봐. 놓으면 확 놓는 스타일이라서. (웃음) 이태원에서 맨날 나를 목격한다는... (웃음)

-요즘 어린 팬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은데요.

 =많이 생겼어요. 편지 써서 편지함에 막 꽂아놓고 가고 그래요. 그럼 난 그러지. ‘아유, 추워’ ‘얘, 빨리 집에 가‘ (웃음) 그럼 애들은 그걸 또 욕 안하고 터프함 속에 정이 있다나? (웃음) (팬들의 해석이 맞는 거죠?) 맞...다고 봐야죠? (웃음) ...... 맞아, 맞아. 난 진짜 정이 많아. (웃음)

-차기작은요?

 =올해 안에 하나더 하고 싶긴 한데요, 내가 생각한대로 되지 않아서... 조급해지면 아무래도 선택이 아무래도... 올해 가을에 했으면 좋겠는데, 만약에 안 되더라도 시간을 잘 보내고 싶어요. 시간을 잘 보내고 잘 쉬면 작품도 잘 되더라구요.

-쉬는 동안엔 누구를 많이 만나세요?

 =엄...마...? (웃음) 저 <예스터데이>란 프로그램 했었는데 거기 스태프들이랑 많이 친해져가지구... 음악 좋아해서 같이 얘기하고... 악기 얘기도 좋아하고... 저 이번엔 쉴 때... 마스터는 안 되겠지... 이번에 정말 어디가서 좀 친다는 얘기 들을 정도로 하고 싶어. 드럼을 배웠어요. 드럼을 해보고 싶어... 학교 가고 싶어. 음악으로. 드럼으로. 아, 소리가 너무 좋아. 베이스가, 드럼이 ‘둥둥’ 할 때 심장이... 막... (웃음)

 

영화 <카라>에서 김희선보다 김현주가 더 눈에 띄었다는 사람, 손!

 

*인터뷰는 KBS2 드라마 <힐러> 종영 이후 지난 2월16일 압구정동 인근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창욱씨가 한 말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2242102485&code=960801)

*사용된 모든 사진은 지창욱씨 소속사인 '글로리어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제공했습니다.

-릴레이로 인터뷰 하느라 힘드시겠어요.

되게 인터뷰 하면서 얘기하면서 저도 정리도 되고 오히려 인터뷰하는 시간이 저한테는 작품 정리하는 시간? 진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 얘기하면서 저도 계속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이 있었고, 이런 사람들하고 작품을 했었고, 연기적인 면에서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하고. 개인적으로 정리가 되는...

-설 연휴는 온전히 쉬겠네요?

설...은 쉴 것 같아요. 오랜만에. 가족, 어머니랑 시간을 좀 보내야되지 않을까... 어머니랑 둘이 사는데, 아, 작품을 하면서 너무 어머니, 엄마랑 밥을 거의 못 먹은 것 같아요. 집에서. 엄마랑 밥 먹고 얘기도 좀 하고 그러지 않을까.

-설 연휴 이후엔 바로 뮤지컬 들어가시겠던데요?

지방공연이 남아있어요. 그렇게 많은 회차가 아니라... 성남, 대전, 대구, 부산. 원래 했었던 거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재공연이라는 게 항상 그런 부담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작년에 했었는데 이 똑같은 걸 어떻게 하면 더 좋게 올릴 수 있을까란 고민은 항상 하는데, 그건 저 뿐만 아니라 연출가도 마찬가지고, 다른 배우들도 어떻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를 연습 기간 내내 3개월 정도를 같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연습을 하면서도 사실은, 초연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만이 좋은 공연도 아니고, 많이 바꾼다고 좋은 공연이 되는 것도 아니며, 좋은 건 좋은 거 대로 살리고 아쉬웠던 건 나름대로 더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런 고민을 3개월 동안 같이 했던 것 같아요. 충분히 좋은 공연이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연출부를 믿고 다른 배우들을 믿고 연습을 하니까 마음이 편하고...

-이제 <힐러>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액션씬이 많이 떠오르는 드라마였는데.

그게 액션이 사실은 좀 아쉬운 부분도 있고 한데. 시간적으로 많이 쫓겼던 것 같아요. 액션이 그게 만만치 않은 액션이었는데, 드라마에서 하기에,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더 진짜, 더 멋있고 더 화려한 장면들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심지어 아까운 거는 진짜 많이 찍어놓고 방송분량 때문에 많이 드러내는 액션들도 많고. 거의 이제 시간 때문에 촬영을 많이 못하고 최소한으로 줄였던 액션들도 많고. 그게 좀 아쉬웠던 것 같아요.

-거의 직접 소화하려고 했었다던데?

대역친구가 했던 일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대역없이 배우가 전부 다 한다, 이런 기사도 나가고 그랬는데, 사실 제가 다하지는 못하구요.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저는 이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는데 그 이외엔 액션팀이나 대역배우 분들이 도와준 게 많았고. 제가 아무리 잘하고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그런 전문가의 그런 모습들이나 그런 좋은 그림들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편집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저도 액션씬을 찍고 아 이렇게 찍어서 과연 스펙타클하게 나올 수 있을까? 했던 부분들도 방송을 보면 편집을 기가 막히게 해주셨더라구요. 방송을 보면서 와, 이게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놀랐던 장면들도 있고.

-엘리베이터에서 채영신을 구하는 장면이 인상적인 액션이었어요.

엘리베이터씬 같은 경우엔 그건 정말 짧았는데 공을 굉장히 많이 들였던 장면이었어요. 그때가 제 기억으로는 아마 크리스마스날이었던 것 같은데, 이브였는지 아무튼 거의 이틀을 꼬박 그 촬영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우울하기도 했었던 장면이었는데. 하하하. 제가 사진을 하나 찍었는데 스탭들이 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이는 장면을 찍은 게 있는데, 그 장면이 아마 그래서 기억에 더 남는 것 같아요.

-정두홍 감독님과 함께 하셨죠?

정두홍 감독님께서 원래는 드라마 촬영 현장에 직접 안 나오신다고 들었는데, 감독님이 직접 또 나오셔가지고 되게 애정을 갖고 해주셨어요. 사실은, 중간에 거의 4회 때부터 바뀌었거든요, 액션팀이. 근데 이제 중간에 들어오셨는데 되게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해주셨어요. 그래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구나. 사실은 더 많이 얘기하고 싶고, 더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없었다는 게 굉장히 많이 안타까웠거든요. 그래서 정두홍 감독님도 현장에 와서 상황을 보고 최대한 그 상황에 맞춰서 그러니까 뭐, 대본상에 길었던 장면들도 여건 안되면 줄이기도 하고 상황에 맞춰서 되게 하기 급급했던 것 같아요. 저도 현장에 가면 액션 외우기에 바빴고, 그래서 작품에 대해서 더 얘기를 하고, 배우의 감정이나 감독님 생각? 그리고 무술팀들의 생각들 이런 걸 좀 더 소통하고 싶었는데, 그럴만한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이게 액션드라마가 쉽지만은 않구나, 촉박한 시간에서 액션을 찍는 게, 만만치가 않구나 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던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는 좀 어땠어요?

저는 남들보다 체력이 좋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도 남들보다 잘 버티는 것 같아요. 이번 현장에서는 웃자, 였던 것 같아요. 행복하게 하자. 그랬는데 정말 너무나도 행복했던 작품이었고,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하다보니까 몸은 진짜 많이 힘든데, 그래도 스탭들 보고, 다른 선배들 보고, 보면서 웃으면서 즐겁게 했던 것 같아요. 너무 재밌게.

-서정후란 캐릭터는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 캐릭터를 잡을 때 너무나도 많이 혼란스럽고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기황후>의 타환이라는 인물은 아주 명확하고 또렷하거든요, 그 인물의 색깔이. 굉장히 나약했고 많이 흔들렸고, 정말 컴플렉스가 사람 행동에 드러났고, 그렇게 명확하고 뚜렷할수록 캐릭터를 잡기는 쉬워요. 보여주면 되니까. 그런데 서정후라는 인물은 그 아이가 갖고 있는 컴플렉스나 트라우마는 있지만, 그게 드러나지 않는, 그래서 이거를 어떻게 해야될까, 분명히 이 아이는 어떻게 보면 엄마한테 버림받아진 아이일 수도 있고, 어른 없이 자랐고, 되게 주변에 사람을 두고 살아오지 않았고, 되게 뭔가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더라구요.

근데 분명히 그런 아이였으면 어두울 수도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그래서 제가 초반에 캐릭터를 잡을 때 굉장히 어두웠었어요. 되게 어둡게 설정을 하고, 심지어 이런 아이라면 정신병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정신과 전문의한테 좀 도움을 청할 정도로 이런 환경에서 이렇게 자란 아이라면 우울증이라든지, 행동으로 과거로부터 오는 경험으로부터 오는 행동의 버릇이나 습관들이 있지 않을까, 계속 그런 쪽으로만 생각을 했었나봐요. 그래서 저는 계속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데 대본을 다시 보니 대본상에서는 이 사람이 너무 밝은 거예요. 아무 것도 티 안 나는.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랑 대본에 나와있는 그 텍스트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었고, 그러니까 매치가 안 되는 거죠. 그 캐릭터를 갖고는 이 대본을 읽을 수가 없었던. 그래서 작가님한테 다시 여쭤봤더니 작가님은 ‘아니다, 그냥 차라리 웃었으면 좋겠다. 되게 시니컬했으면 좋겠고, 그냥 티가 하나도 안 났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 그 선을 잡기가 되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하고 그만큼 얘기도 많이 하려고 했었고, 감독님하고도 얘기를 하려고 했었고, 그렇게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시 만들어갔던.

-원래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인가요?

네, 굉장히 많이 들이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그게 가장 뿌리가 되는 작업이 아닐까. 가장 공도 많이 들이고 가장 많이 힘들어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는 작업이기도 한데, 또 그만큼 뭔가 그렇게 하나를 만들어가는 게 너무나도 재밌기도 하고 뭔가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어서 많이 찾는데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서정후란 캐릭터에 공감이 잘 되던가요?

사실은 배우 스스로가 그 인물에 공감이 잘 가는 면도 있고, 안 가는 면도 있는데요. 공감이 잘 안 가면 공감이 되게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계속 생각을 하고, 내가 살아온 길이 내 길이지만 그 길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진짜 내가 봤을 때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분명히 그들 입장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거죠. 그들 입장이 있는 거고 그래서 정후도 마찬가지로 내가 하지만 내가 아닌 사람인 거잖아요. 근데 분명히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해되는 대로 연기를 하면 그럼 정후가 아니라 나를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서정후란 인물이 이해 안가는 부분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 처음에 드라마 촬영 들어가기 전에 했던 얘기가 아마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서정후라는 아이는 이 시대에 어른 없이 자란 젊은이들의 표본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이야기가 저한테는 캐릭터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지표가 됐던 것 같아요. 뭔가 서정후라는 인물은 정의감이라고는 진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아이고, 단지 나의 목표와 나의 꿈, 그냥 나 혼자 내가 좋아하는 무인도에 가서 잘 먹고 잘 살거야. 그러기 위해서 나는 지금 힐러로 돈을 버는 거고. 내가 이 일을 함으로 인해서 누가 잘 되고 잘못 되고 누가 가슴이 아프고 이런 정의는 사실 나는 신경 안써, 정의의 기준은 내 안에 있는 거지 남들은 신경 안써, 이런 인물이거든요. 근데 사실 그게 어떻게 보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의 성향이나 특성의 단편적인 부분을 잘 드러낸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시대의 젊은이에는 지창욱씨도 포함이 되는 거예요?

네, 그렇죠. 저도.

-그럼 지창욱씨도 그런 성향이라는?

저도 사실은... 뭔가 이렇게 과거 세대가 나오잖아요. 해적방송을 하고, 민주화를 외치는. 그러면서 희생을 하고. 저는 그게 뭔가, 그게 뭐길래, 저렇게 도망까지 다니면서 하나. 왜냐면 그런 자유에 대해서 굉장히 익숙해져 있다고.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거죠.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정후가 그런 것 같고. 뭔가 정의가 뭘까, 그냥 내가 내꿈을 위해서 돈을 벌고 있는데, 내 목표를 향해서 가기 바쁘지. 과연 내가 살면서 정의나 도덕 같은 걸 생각은 해봤을까 했을 때. 그러지 못했던 것 같은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정후가 이 시대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반영하는지가 이해가 가는 것 같아요.

-그럼 혹시 <힐러> 찍고 나서 변화를 느낀 게 있나요?

글쎄요. 사실 시선이 변했다거나 제가 뭐가 바뀌었다는 건 잘 체감은 하지 못하고 있어요. 다만, 그런 것들은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답답하고 억울했던, 뭔가 답답했던 부분은 뭐였냐면, 김문호 대사 중에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나도’ 그런 뉘앙스의 대사였어요. 그러니까 정후가 ‘내가 뭔가 할 수 있게 얘길해줘’ 했더니 문호가 ‘나도 그 오랜 시간 동안 시도를 하고 찾아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저한테는 많이 울컥하더라구요. 뭔가 개인의 한계를 느끼게 했었던 대사였고. 어떻게 보면 정말 나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을 내가 혼자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라는 말인데, 사실 그 말이 굉장히 공감이 가면서 울컥했던...

-<힐러> 기획 의도 자체가 서정후·채영신처럼 세상사에 관심 없던 두 사람이 뜻하지 않게 뭔가 거대한 사건에 휘말려 가는 거잖아요. 지창욱씨 세계관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보는지요?

그런 질문은 한번 받았던 것 같아요. 저 같으면 서정후 같은 상황에서 맞서 싸울 수 있느냐고. 저는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힘들다. 나라면 그러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는 일반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열광한다고 생각을 해요. 이게 사랑도 드라마에 나오는 사랑도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흔치 않은 사랑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고, 판타지를 느끼고 거기에 열광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저는 ‘정후나 문호처럼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울 용기는 없지만, 혹여나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열광할 것이다’라고 대답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가상을 그려내긴 하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창욱씨가 촬영 현장에서 느꼈던 힘은 어땠나요?

음... 이번 드라마 하면서 결실 중 하나는,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라고 했던 결심 중 하나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사실은 시청률에 따라서 스탭들이나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드라마라는 게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잖아요. 그 와중에 이제 시청률이 안 나와도 정말 즐겁게 촬영하고자 했었던...

-시청률만으로는 <힐러>가 뒷심이 좀 달렸다라고 보여지는데, 현장에서 분위기를 지키고자 노력했던 부분들이 있을까요?

음... 굉장히 행복했는데, 정말 다 드러냈던 것 같아요. 나 지금 너무 좋아, 나 지금 너무 즐거워요. 뭔가 스탭과 배우의 관계에서 있어서 저 사람은 스탭이고, 난 배우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실은 묘한 벽이 생겨요. 그게 스탭들이 먼저 깰 수도 없고 사실 배우가 먼저 해야하는 임무인 것 같아요. 제가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도 마찬가지고, 작가님도 마찬가지고 다른 스탭들도 마찬가지고 나랑 같이 일하는 형, 같이 일하는 동생, 같이 일하는 누나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니까 현장에서 더 거리감 없이 다가가게 되더라구요. 제가 그렇게 다가가니까 그분들도 같이 마음을 열어주고 그랬었던 것 같은데. 되게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피곤한 날도 다 같이 피곤하니까 그게 또 갑자기 웃기기도 하고. 웃으면서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특이한 사진 올렸었는데, 그거 본 네티즌들이 지창욱씨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다고 그랬는데요.

되게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해요. 이게 저한테 정말 큰 활력소고, 그런 짓들마저 안 하면 제 삶이 너무나도 삭막해지지 않을까. 하하.

-왜 그렇게 느껴요?

음, 그냥 평범하게 촬영을 하고 밥을 먹고 그런 것 보다는, 일종의 일상 속에서의 일탈인데 뭔가 재밌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괜히 말도 안 되는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그것도 또 사진 찍어서 올려보고... 되게 누가 보면 아, 왜 저래 라고 할만한 일들을 그냥 우리끼리 재밌게 노는 거라 생각하고 굳이 감출 필요는 없는 거죠. 그것도 제 일상이니까. SNS라는 건, 사실 이건 제 생각인데, 그걸로 굳이 제 거창한 신념 같은 것들을 나타내고 싶지도 않고, 그냥 내 사진 찍어서 올리고 단지 그냥 놀이문화 같은, 놀이기구나 장난감 중의 하나 같은 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쓸데없는 사진도 많이 올리고 그래요.

-요즘 스타 일상을 관찰하는 형식의 예능이 많은데, 혹시 그런 쪽에서 지창욱씨가 일상에 재미를 주는 면이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제가, 어렸을 때는 예능 울렁증이 있었어요. 안 했어요. 못했죠. 사실 하고 싶은데, 그런 예능은 웃겨줘야 하는데, 내가 나가서 사람들을 어떻게 재밌게 해줄 수 있을까? 이런 뭔가 이런 압박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예능 나가면 오히려 더 말을 못 하겠고. 뭔가 내가 다 까발려진다는 느낌 있잖아요. 그게 사실은 너무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근데 지금 와서는 보니까 물론 예능하는 사람들 좋아하고 저도 예능을 자주 보고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거는 제 철학일 수도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를 수도 있고, 과연 제가 예능에 나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라고 했을 때 나를 보는 시청자는 누구인가 했을 때, 배우 지창욱이 나가서 인간 지창욱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그걸 좋아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게 오히려 배우 지창욱으로서는 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느 순간 제가 본업으로 돌아갔을 때, 그걸 과연 배우 혹은 그 역할로 볼 수 있느냐 했을 때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더라구요. 그냥 인간 지창욱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사실 제 주변 사람들은 그러거든요. 친한 사람들이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봤을 때 야, 막 너 오글거린다고 이런 반응들이 나와요. 하하. 그렇게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지는 않은 거죠. 그래서 사실은 제가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한 번 다 놓으면 그냥 편해진다고 하더라구요.

하하하하... 그냥 저는 어느 정도 배우로서의 자존심일 수도 있고, 그게 쓸데없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자존심일 수도 있고, 제가 배우로서 더 먹고 살려고 그렇게 하는 것일수도 있는데, 그냥 드라마나 영화나 극으로 나왔을 때, 그 극의 인물로서만 비춰지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심스러워지더라구요. 나가더라도 가끔씩이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거기 익숙해지면 아, 지창욱은 저런 사람이야. 어리버리한데도 있고. 그런데 드라마에서 역할 보니 안 그렇더라, 그렇게 겹쳐지면 뭔가 별로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맥락에서 보면 드라마 한편으로 이미지가 굳어지기도 하잖아요. 지창욱씨를 보고 아직 <웃어라 동해야>의 동해를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거고.

그건 사람들마다 다른 것 같아요. 동해를 떠올리는 분도 있고, <기황후>의 타환을 떠올리는 분도 있고, <힐러>의 서정후로 기억해주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희한한 게 <솔약국집 아들들>의 송미풍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분들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좋아요, 저는. 그 작품들을 봐주신 거니까, 제가 만약 누군가의 기억에 동해로 남아있다면 그 작품을 좋게 봐주신 거니까요.

-트렌디한 미니시리즈에 대한 욕심은 없으세요?

되게 있죠. 음... 누구나 다 한번쯤 스타를 꿈꾸고, 누구나 다 인기를 얻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을 건데, 저도 어렸을 때는 되게 트렌디한 미니시리즈의 주인공이 갑자기 되어서 갑자기 인기도 많아지고 일약 스타로 떠오르고 싶고 이런 욕심을 품었던 적이 없다고 하면 사실 거짓말이에요. 있었는데, 하다보니까 이런 길을 걷게 됐고, 그렇다고 막 제가 어거지로 그래, 나는 일일극부터 주말극부터 천천히 올라가야지, 일부러 그랬던 것도 아니고. 하다보니까 일일극, 주말극, 사극을 하게 됐는데, 그게 제 운명이고 길인 것 같아요. 어거지로 막 청춘드라마, 트렌디한 드라마에 어거지로 나가서 만들 수는 없는 거고...

-사실 지창욱씨는 올드한 사람이란 이미지도 있어요. 그래서 트렌디 미니시리즈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해지기도 해요.

박민영 누나가 저를 보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되게 고지식하고, 되게 그냥 딱 바를 것 같은, 곧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이미지였나봐요. 그냥 저는 사실 항상 매번 똑같았고, 내가 생각하는 나는 되게 정말 어리고 어리광도 많고 투정 부릴 때도 있고 진짜 많이 까부는 사람인데, 남들이 봤을 때 전 정말 너무나도 바른 사람이었다는 거죠. 그걸 박민영 누나가 다시 한번 알려줬는데... 그런데 글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늘 이랬고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그런데 아직까지 사람들이 못 본 면이 그만큼 많다라는 건 저한테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제 안에 정말 많은 모습들이 있는데 그걸 연기적으로 잘 풀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힐러> 이후 제의 받는 작품의 변화가 있나요?

음... <기황후>, <힐러>를 통해서 그 이전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들어오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고, 어찌보면 배우로서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여러가지 작품들, 캐릭터가 들어오는데 그 중엔 사극도 정말로 많고, 들어오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조금씩 잘 읽으면서 신중하게 선택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작품을 주신 분들한테도 그게 예의인 것 같고, 제 스스로한테도 그게 맞는 길인 것 같아서 신중하게 보고 있어요. 밝은 것만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어두운 것만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골고루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그럼 제의 받은 작품들을 일단 제쳐두고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음...... 사실 <블러드> 같은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작품 선택은 시기나 운명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힐러>도 그랬고. 사실 <힐러>를 찍으면서 작가한테 믿음을 받는 배우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됐던 작품이 된 것 같아요. 저를 믿어주셨고 감독님도 마찬가지고,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는 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다시 한번 느끼고... 새롭게 성장하게 됐던 작품인 것 같아요. 그건 저절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나를 믿고 있구나 라는 건, 저를 보는 눈빛이나 목소리나 그런 부분에서 미묘하지만 받는 사람은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믿지 못한다면 그것도 미묘하지만 느낀다는 거죠. 이번에 감독님, 작가님, 다른 스탭분들이 저를 믿어주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던 게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발렌타인데이엔 뭐하셨어요?

발렌타인데이엔... 술을 마셨어요. 하하하하. 아... 발렌타인데이 때 정말 오랜만에 만난 형이랑 친구랑 셋이서 우울하게 이자까야에서 술을 먹고, 친한 사람들과 술을 밤새 먹구요. 어제는 15일이었나요? 어제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죠. <맨 프럼 어스>란 연극을 봤어요. 이원종 선배님이 제작을 한 작품이에요. 저도 너무나도 하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그걸 봤죠. 보고 거기 계신 분들이랑 같이 술을 먹고, 1시까지 마셨는데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정규수 선배님(<힐러>의 오비서)과도 같이 마셨는데, 마지막엔 같이 춤추면서 끝났던...

-춤을 췄다고요?

술집에서. 하하하하. 이원종 선배님이 춤을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하하. 몸을 흔드시는데 그게 너무 웃겨서 동영상을 찍고 저도 흥에 겨워서... 하하. 정말 그 팀이 행복하게 작업을 하더라구요. 정말 부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지금까지 많은 작품 하셨고...

(매니저: 이제 정리를 할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사진 촬영도 있고...)

너무 짧아서... 다음부턴 2시간씩 할까봐요. 하하. 아, 그런데 방금 전에 어떤 거 물어보려 하셨죠?

-지금까지 많은 작품 하셨고, 대중적인 인기도 많이 얻었고, 연기력도 호평을 받고 있는데 여전히 꾸준히 달린다는 느낌이에요. 고지식하다는 말도 들었다고 하고.

근데 제 안에 고지식한 면도 분명히 있어요. 제 안에 고집도 있고, 일에 대해서 연기에 대해서는 고집이기도 한데 진짜로 제가 인기를 얻고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고 이런 건 다 지나가게 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전환의 계기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 <기황후>란 작품이 잘 됐지만 그걸 제 인생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거죠. 누군가가 저에게 <기황후>나 <힐러>가 어떤 작품인가요 라고 물었을 때 전 단지 지나가는 작품이고 저에겐 좋은 추억이 됐던 작품이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 정도로 그 작품은 언젠가는 지나가고 잊혀진다는 거죠. 다만 제 가슴에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했다라는 추억으로 남아있고 시간 속에 계속 기억이 되는데, 그만큼 그 작품으로 제가 바뀌는 게 아니라 그냥 계속 걷고 있는 거죠. 또 어떤 작품은 잘 안 되거나 혹평을 받아서 사람들한테 잊혀질 수도 있지만 그것마저도 한 순간이라는 거죠. 그것도 지나가는... 다른 작품으로 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그런 걸 떠나서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고, 어제 술자리처럼 사람들과 즐기면서 하는 것 자체가 그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모습도 제 모습이라는 거죠.

(매니저: 이제 사진 촬영 시작해도 될까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이게 인터뷰 시간이 짧으니까 끝나고도 계속 하고 싶은 말이 남아있는 느낌이에요. 하하. 수고하셨습니다.

 

<힐러> 지창욱이 코트 좀 비싸더라

 

*인터뷰는 KBS2 드라마 <힐러> 종영 이후인 지난 2월17일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박민영씨가 한 말들을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2241502491&code=960801)

*사용된 사진은 모두 박민영씨 소속사인 '문화창고'에서 제공했습니다.

-오늘이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이라 이제 시원하시겠어요.

네네. 이제 처음으로 쉴 수 있으니까... 헤헤.

-설 연휴는 온전히 다 쉬시겠네요.

네, 그럴 것 같아요. 낼이 이제 첫 휴가고... 연휴더라구요. 쉬려고 해요.

-<개과천선> 이후에 바로 <힐러> 촬영 들어갔는데.

아니, 그런데, 그렇게 못 쉬었다는 느낌은 없어요. 7월에 이 작품을 정했는데 첫 방송이 12월에 했거든요. 첫 촬영이 10월1일에 들어갔는데 9월까지는 대본리딩하면서 충분히 두달 동안 캐릭터 만들 시간이 있어가지고... 작가님 많이 만나뵙고. 감독님 만나뵙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어요. 연예 뉴스도 많이 보고. 캐릭터 처음에 이제 잡아갈 때, 보통 제가 했던 한국 드라마들보다 그 캐릭터를 연구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었어요.

촬영 들어가고 처음 초중반까지는 그렇게 힘든 스케쥴은 아니어서, 나중에는 좀 힘들어졌지만, 처음엔 충분히 씬 같은 거에 대해 얘기하고 갈 시간도 있었고... 그래서 처음에 머리 같은 것도 헤어컨셉 잡고 시간도 많아서 여러번 고민과 여러 번의 커트 끝에 제일 좋은 것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서... 막 급하게 들어갔단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개과천선>은 급하게 들어갔는데, <힐러>는 여유 있게 들어가서, 여유 있게 찍고, 사전에 촬영 회차가 많이 나온 편이라 다른 드라마보다는 여유 있게 찍은 것 같아요.

-채영신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연기면에서는 어떤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셨었나요?

일단 캐릭터의 접근법에 대해서... 굉장히 좋은 배우들은 인위적인 장치들에 상관없이 영향을 받지 않은 채로 이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저는 어떤 장치들의 도움을 받는 거죠. 그 다음이 이제 외부적으로 좀 많이 제가 갖고 있던 여배우로서의 조그만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일단 버려내는 작업을 한 다음에, 이제는 캐릭터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그 친구의 인생에 대해서... 저의 사소한 습관이나 표정, 모든 것들을 다 송지나 작가님이 잘 캐치를 해주셨어요. 그런 걸 메모한 다음 채영신이라는 캐릭터에 많이 반영을 해주셨죠. 그러면서 만들어 가고, 이 친구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고 나서 중반 정도 되니까 외적인 장치가 필요없게 되고 몰입도가 생기더라구요.

그 다음부터는 그냥 특별히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영신이란 캐릭터에 감정이 동화돼서... 동일시 되는 순간이 딱 있었던 거죠. 그런 순간이 오기까지 제가 했던 노력이라고 하기는, 다른 배우들도 다 하시는... 연예부 기자면 연예부 기자를 연구하고, 이 분들은 평소 어떠한 습관이 있고 어떤 생활방식을 영위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연구하면서... 직업의식은 어떤지, 그렇게 하고...

그런 다음에는 영신이라는 애가 어릴 적에 상처가 많은데, 트라우마가 많은 아이라 그런 거에 대한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아동학대나 입양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찾아보고...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자료들, 객관적인 데이터를 연구하는 거부터 시작해서 그 담에 이제 열심히 공부한 공책을 덮으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모범생 스타일 접고, 충분히 했으니까 다 내려놓고 노는 거 신경 쓰자’고... 그래서 전 말 잘 들으니까, 헤헤. 이제 공책 덮고, 이제 정말 놀 수 있어야겠다 해서 비우는 작업 했고... 이미지 트레이닝 하고 대본은 이미 숙지가 다 돼있는 상태였어요. 한 7, 8회까지는 대사가 거의 다 외워져 있는 상태일 정도였어요. 그렇게 차근차근히 가져가니까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나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이 남 다를 수밖에 없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작업이라는 게 생기다 보니까 주인의식이 아무래도 들게 되고, 드라마 끝나고 자진해서 이렇게 인터뷰를 몇년 만에 하는 것도 이렇게 재밌게 작업하고 정말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든 좋은 드라마를... 사실 시청률이 그렇게 높진 않았어요. 끝나고 나서라도 많은 분이 이 드라마를 다운로드해서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나오게 됐어요. 이렇게 뭔가 자신있게 인터뷰 할 수 있음이 너무 좋은 거죠, 저는. 원래 드라마 끝나고 자신 없으면 아시다시피 인터뷰하기 껄끄러운 적이 많거든요. 부끄러울 때도 있고... 그런 점에선 좋은 작품이어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드라마들 보느라고 <힐러>를 놓치신 분들이라면 1회부터 쭉 보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채영신이라는 캐릭터가 애착이 가는 이유가 있나요?

음...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는 저한테 있어서 터닝포인트 같은 역할이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은 뭐냐면, 제가 20대때 조금 한 다섯살이라도 어렸을 때? 이런 작품을 만났으면 아마 나 어떤 드라마 찍었는데 좋은 분들하고 작업했어, 좋았어, 라고 얘기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어느덧 9년차 되더라구요. 그런데 나름의 슬럼프도 겪고, 그걸 헤쳐나가기도 하고, 2년간 공백기도 갖고... 나름 열심히, 그리고 인간답게 인생을 살고 있는데... 그런 제가 봤을 때 이런 드라마를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거죠. 굉장히 소중함을 예전엔 몰랐는데 지금은 아는 거예요.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걸 알고... 흔히 우리 드라마가 영웅물도 많이 나오고, 어떻게 보면 남주인공 2명과 여주인공 1명의 처음엔 삼각관계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작가님이 저를 처음 만났을 때 ‘여자들이 사랑하는 영웅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런 영신이 캐릭터를 일관성 있게 밉지 않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시기 위해 얼마나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아껴주셨는지 느껴져서 저한텐 좋은 캐릭터인 거예요. 제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흔한 우리나라 영웅물에서 여자는 항상 보호받고, 남자주인공한테 어찌 보면 ‘민폐’라는 말을 제가 싫어하지만, 민폐 여주인공이 많은 게 현실이거든요. 그렇게 안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는지가 보여서 제 눈에는... 그리고 다르거든요. 정후의 대사에도 있는데, 하룻강아지가 불길 속에 모르고 뛰어드는 거랑 그 불길 속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면서 뛰어드는 건 다른데, 영신이란 애는 얼마나 무서운지 알면서 뛰어드는 용기가 있는 애였어요.

이런 캐릭터가 잘 드러나 있는 씬이 5회였는데, 영신이가 황 사장 찾아가서 폭력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어렸을 때 그 폭력 트라우마 때문에 과호흡이 발생하고,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어리버리한 후배인 봉수를 보고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고... 봉수는 뒤에서 영신이가 그럴 줄 알았다라는 듯이 웃고 있는 게 있어요. 이 둘의 관계가 거기서 정말 잘 설명돼있다고 봐요. 흔히 볼 수 없는 좋은... 좀 주체적이고, 능동적이고, 굉장히 예쁜 캐릭터를 주셔서 지금 제 마음에는 김윤희가 밀려날 정도로 좋아졌어요.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한번도, 저는, ‘얘가 이 상황에서 왜 이 말을 하지? 이 행동을 하지?’ 타당성과 당위성을 찾게 되잖아요, 보통. 그런데 그랬던 적이 없어요. 그냥 ‘아, 이 대사를 어떻게 하면 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맞는 표현으로 갈까’ 고민을 한 적은 많았어도. 오히려 감탄을 한 적은 많았죠. 봉수가 힐러라는 걸 알게됐을 때 굉장한 충격이잖아요. 그런데 이랬을 수도 있어요. 여자 주인공이 ‘아니,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라는 이런 말조차도 한번도 안해요. 그냥 처음에는 이 친구가 떠날까봐 모르는 척을 해요. ‘아니야, 그 대신 내일은 꼭 나오라’고. 그러고 집에 가서는 ‘그 나쁜 새끼가 여태 날 속였다’고 아빠한테 말하면서 ‘그런데 나 걔가 떠날까봐 얘기 못했어’라고 하고 생각 정리를 한 다음에 그 날, 걔를 만나고 바로 ‘사실 나 너 힐러인 거 아는데 기다리겠다’고. 바로 나와요. 전혀 끄는 게 없고, 어떻게 해서라도 꼬여야지 자극적으로 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없어요.

정후라는 캐릭터마저도 ‘나 사실 힐러예요’를 그렇게 빨리 걸리자마자 문호한테 얘기할지 몰랐고... 얘네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일을 그냥 곧바로 얘기를 해요. 사람 죽이는 장면을 목격하고서는 ‘근데 너 사람 죽인 적 있어?’ 아니. 이렇게 가요. 그게 어찌 보면 조미료를 좀 많이 넣어야 더 궁금하고 자극적이고... 그런 입맛에 길들여진 시청자들한테는 너무 순할 수 있어요. 너무 착할 수 있고. 그런데 저는 그런 점이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생각이 드는 거죠. 자극적인 설정 없이 담담하게 담백하게 풀어낸다는 게... 신파 같은 것도 작가님이 안 좋아하셔서 명희와 영신의 관계에 대해서 너무 신파적으로 풀면 안 좋을 것 같아서 마지막에 그렇게 정리를 하셨대요. 제 나래이션으로 '사실은 엄마가 알고 있었나보다.' 이렇게 끝내고... 그런 담백한, 담담한 매력이 있지 않을까...

영신의 캐릭터에 있어서도 상처 받았다고 맨날 울고 짜고 하는 게 아니거든요. 공룡의 뇌에 빗대서 은유적으로 표현을 하고, 얘가 그렇다고 상처를 안 받은 게 아니거든요. 분명 상처를 많이 받고 아픈 앤데, 그냥 밝게, 그런데 그게 억지스럽지 않게. 난 성격도 이렇고 춤하고 노래로 해, 그렇게 풀고... 그런 담백함이 하면서도 즐거웠고, 연기할 때 재밌고 좋았어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은 듯한 그런 건강함이 느껴져요.

-그런 담백함이 오히려 낮은 시청률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요?

마지막에도 한 자리 시청률로 끝나긴 했는데... 중간에 한번 1등까지 한 적도 있는데 그 다음에 축구... 헤헤. 축구 방송 때문에 그 때 많이 놓쳤어요. 그런데 저희 드라마가 그렇게 쉬운 드라마는 아니어서 중간 유입이 쉬운 드라마는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어른들이 보시기에는 좀 어려운 구성이 있대요. 큰 그림으로 가서는 이해가 가는데, 작은 면에서는 어른들이 볼 떄는 좀 복잡하다는 거죠. 그래서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보시면 이해가 될 수가 있는데, 중간 유입이 쉽지는 않아서 아마 그 영향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너무 담백해서 자극적인 요소가 없었던 건 사실인데... 제 개인적으론 정말 자극적이었거든요. 저는 그렇게 애정씬을 많이 찍어본 적이 없어요. (하하하하)

저는 마지막 키스씬이 2011년이었는데... 헤헤. 저는 되게 자극적이었거든요. 하하. ‘어? 이걸 어떻게 찍지’ 할 정도로 자극적인 장면도 있었는데... 그리고 나름 피도 많이 나고요, 또 황 사장을 정후가 때리는 장면에서는 속 시원하다, 이런 생각도 들고요. 비주얼적으로 많이 뛰어다니고, 그랬다고 생각하는데 좀 부족했나봐요. 하하. 많은 분들이 그러더라구요. 마지막회에 정후가 총을 맞길래 아, 이제 정말 드라마처럼 가는구나, 그런데 5분 도 안돼서 연기하는 걸로 나오고, 또 뒤에 바로 풀어주셨거든요. 마지막까지 참 우리 드라마스러운 엔딩이었다고 생각해요. 1회처럼 일관성 있게 정후와 영신의 나래이션으로 끝나거든요. 그런 방향성을 잃지않고 끝까지 주관대로, 일관성있게 밀어붙이는 힘이 송지나 작가님의 존경하는 점이라는 생각이 마지막까지 들었어요.

-제작발표회 때 마음껏 망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은 어땠어요?

오히려 편했어요. 불필요한 욕심들을 좀 버리고 나니까 연기할 때 우는 씬 같은 거 할 때 예전 같으면 중간에 메이크업 수정이 들어가야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싫은 거예요. 아니, 누가 울면서 그렇게 이쁘게 수정하고 딲으면서 울진 않잖아요. 몰입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그런 감정씬을 찍으니까 아예 너무 벗겨졌더라고요. 그렇게 되기까지는 제가 버리는 작업들을 초반에 꾸준히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을 해요. 처음에 저는 안 힘들었거든요. 주변에서 좀 아쉬워 하시긴 했어요. 예전에 나온 드라마들보다 화면에서 덜 예뻐보이는 게 아닌가... 제가 봐도 그렇게 나왔어요. 저랑 우리 회사나 엄마는 되게 좋아했었어요. 그런 모습이 그게 가장 저 같대요.

제가 평소에 메이크업 잘하고 다니느 스타일도 아니고, 저는 그냥 안하고 다니거든요. 그냥 편하게 하고 싶은 표정 짓고, 카메라가 어디 있든, 슈퍼 로우앵글로 잡아서 턱살이 두턱으로 나오든, 정말 안 예쁜 앵글로 잡혀있든... 조명이 액션 로맨스다 보니까 로맨스만 가득한 드라마보다 조명도 굉장히 강하고 그런 점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그냥 머리가 망가지고 떡이 지고 갈라지고, 메이크업이 다 날라가고 해도... 예전처럼 색조를 안해서 흐리멍텅하게 보이더라도 그냥 오히려 내 눈동자에 집중할 수 있고,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아서 저한테는 굉장히 재밌었어요. 하면서도 신나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도 지창욱씨는 노래를 정말 잘하고, 유지태 선배님은 무용을 전공했는데 그 앞에서 춤을 그렇게 추고 그런게 쉬운 일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한번 시작하니까 저도 저한테 그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는데, 욕심이 나더라구요. 뭘하면 더 웃길까? 제 연기에 송지나 작가님이 아쉬워하셨던 부분이 제가 여태까지 드라마에서 경직된 듯한 모습을 많이 보셨대요. 항상 올바르고 곧고 정의감 넘치고 그래서... 좀 풀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나는 이번 드라마에서 정말 풀어져서 힘이 빠져있는 상태를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일단 그게 되니까 아,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번 드라마가 저한테 주는 건, 그렇게 한번 자신을 버리고 보니까 그 다음에는 아예 이번엔 약간의 똘끼를 보여드렸으면 다음 작품에서는 완전히 상또라이가 되고 싶기도 하고... 헤헤. 영신이가 UP&DOWN이 좀 심한 애였는데, 요새 유행하는 다중인격도 잘할 수 있을 거 같고... 약간 깨고 나오려는 맛을 보고 나니까 다음 작품에서는 되게 어려운 역을 한번 치열하게 도전해보면서 깨보고 싶다는 용기를 얻게 됐어요. 저한테는 연기면에서 용기를 준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힐러> 기획 의도 자체가 서정후·채영신처럼 세상사에 관심 없던 두 사람이 뜻하지 않게 뭔가 거대한 사건에 휘말려 가는 거잖아요. 박민영씨 세계관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보는지요?

제가 절대적으로 공감을 하는 게 그 부분이에요. 저도 세상에 관심이 없어요. 제가 어쩌다 보니까 <개관천선>도 그렇고 <힐러>도 그렇고 사회적 메시지를,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런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게 됐지만, 저도 시사면·사회면보다는 연예면을 먼저 보는 그냥 평범한 20대였거든요. 우리가 지금 그런 것 같아요. 정작 관심은 없는데 만약에 가족이 관계됐거나 가까운 사람이 사건사고를 겪게 되면 거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럼 이제 사회적인 사람으로 변모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전까지는 정말 관심이 없고 나는 그냥 나만 잘 살면돼 하는 그런 개인주의가 만연하니까...

저도 그 중에 하나였고. 영신이랑 정후도 그랬어요. 얘네들이 관심이 없다가... 그때 언론통폐합에 관심 있는 애들은 아니었거든요. 정후는 정말 관심이 하나도 없었고 ‘어르신’의 존재에 대해서 우리가 알 게 뭐냐... 그나마 사회부 기자를 꿈꾸는 영신이는 좀 다르지만. 정후라는 캐릭터는 우리 모습하고 다르지 않거든요. 숨는 거 좋아하고. 머리 아픈 거 싫어하고. 의뢰인이 누구든 이름은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게 저의 모습과도 비슷해서 저는 공감을 했어요. 정작 나의 핏줄이나 나의 가까운 사람이 겪기 전까지 관심 갖지 않는 지금 우리의 모습. 그래서 저도 많이 배우죠. 송지나 작가님 대본을 보면서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우리 부모 세대들은 이렇게 자유를 외쳤고, 민주화를 외쳤고, 이런 어르신의 존재는... 대사 중에 그런 게 있거든요. ‘이 어르신이 죽어도 새 어르신이 등장할 거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수많은 문식 같은 존재도 있고...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 같아요. 아, 이렇게 돼있구나...

-송지나 작가님은 왜 박민영씨를 선택하셨을까요?

일단 주변의 추천이 있었다고 들었구요. 송지나 작가님을 처음 봤을 때, 그건 나중에 송 작가님 홈페이지에서 제 팬이 보낸 걸 본 거예요. 제가 이걸 유럽에서 처음 봤는데,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3시간 만에 결정을 했어요. <개과천선> 이후에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을 때 김명민 선배님이 쉬지 않고 연기를 하라고 조언도 해주셨고, 그 때 이 대본을 봤는데 제가 했던 <시티헌터>와 비슷하진 않을까라는 걱정과 우려도 있었어요. 그런데 캐릭터 설정을 보고 대본을 보니 얘는 전혀 다른 애였던 거예요. 느낌과 드라마의 전체적인 메시지도 달랐어요. 그래서 매력을 느끼고 도전의식이 생기길래아, 해야겠다라고 3시간 만에 결정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에 24시간 안에 저녁식사 자리에서 작가님과 감독님 뵙고 거기서 잘해야겠다하고 거기서 끝냈어요.

송 작가님이 절 처음 봤을 때, 저의 눈에서 그걸 읽으셨대요. 연기하고 싶다. 진짜 연기를 하고 싶다. 그걸 읽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잘 못 숨겨요. 그래서 예능 같은 걸 많이 못 나오는 이유도 제가 거짓말을 못 하고 제 눈을 숨기지를 못하기 때문이에요. 그걸 읽으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마 그 눈을 보시고 나서 연기면에서 깨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지 않으셨을까. 송 작가님이 저희 엄마랑 연배가 비슷해서인지 몰라도 왠지 엄마 같고, 너무 포근하게 감싸주시고, 항상 격려해주시고, 제가 모르는 거에 대해선 속시원하게 말씀해주시고, 평소에 이모티콘도 많이 쓰시고... 저와 소통하려고 노력해주시는 그 모습이 너무 감사했고, 영신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제가 좋은 배우 갈 수 있게끔 응원해주신다고 했어요.

끝나고 나서 아, 영신이가 민영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 했지, 라고 해주셨는데 눈물이 핑 날 정도로 감사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그런 작가님을 만난 건 저한테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배우 한명 한명을 아껴주셨던 자체가 지금도 이쁜 것들 하면서 보고 싶을 것 같다고, 정후랑 영신이가 너무 이쁘다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정말 감사하고 지금 다시 7월로 돌아간다고 해도 작가님 감독님 믿고 갈 것 같아요. 드라마 시청률이 지금의 반도 안 나왔어도, 10등 중에 10등 했어도 7월로 가면 이 작품 하고 싶다고 똑같은 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박민영씨 눈빛에서 비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욕심을 강하게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개과천선>을 하고 2년 공백이 끝나고 나서 결정을 한 건데, 제가 평소에 연기의 고수라고 생각했던 선배님들이 나오세요. 그 분들을 어깨 너머에서라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서 저는 그 작품에 참여했어요. 제가 작품에서 돋보여야겠다. 도드라져야겠다 이런 마음 전혀 없이 그냥 현장에서 저는 턱 괴고 봤어요. 어린 친구가 저 혼자였고. 여배우도 적었고 거의 저 혼자였어요. 선배님들 사이에서 본 거예요, 그냥 탁구 게임 보듯이. 김상중 선배님, 김명민 선배님, 오정세 선배님, 정말 연기 잘하는 분들 오가는 걸 저는 그냥 본 거예요.

사실 저는 대사가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헤헤. 어깨 너머로 보면서 이렇게 연기를 잘 하시는 분들도 캐릭터 접근을 이렇게 치열하게 열심히 하시는구나, 대사 연구를 이렇게까지 하시는구나, 내가 그동안 너무 나태했던 것 같다는 자기 반성과 함께 또 보고 배우는 게 있으니까 아, 나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 연기 갈증이 그렇게 배우면서 생긴거예요. <힐러>라는 작품을 만나게 될 쯤이 그런 갈증이 커져있을 때였고, <개과천선>이 그런 갈증을 주고 가는 길을 제시해줬다면, <힐러>는 이제는 앞으로 좀 전진할 수 있는 용기와 힘, 에너지를 얻은 작품 같아요.

-박민영씨가 가진 배우로서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강점이요... 음...... 어쨌든 배우는 눈으로 많은 걸 전달해야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눈이 좀 맑다고 하는 칭찬을 들었는데... 평소에도 그냥 눈으로 말하는 걸 좋아해요. 항상 연기를 할 때 상대의 눈을 보고 연기하느라고 가끔 눈을 한없이 치켜들때도 있고... 너무 큰 분들하고 할 때는 코, 인중 이런 쪽을 봐야지 잘 나오는 게 있어요. 그런데 그걸 못하겠는 거예요. 눈을 보고 연기를 해야지 이게 말이 나오지, 아니면 사시 되기도 하고... 눈의 전달이 좀 할 수 있는 좀 맑은... 헤헤. 이런 말 되게 쑥스럽네, 헤헤. 자꾸 커피를 먹게 되는데... 하하. 약간 건강해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마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고, 건강해보인대요. 유약해보인다거나 그런 것보다 제가 사람을 밝게 해주는 건강함이 있대요. 하하하하. 사실 제가 좀 에너지가 넘치긴 해요. 흥도 넘치고. 그런 거가 배우로서 잘 장점으로 가져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 다음엔 케미? 케미라고 하잖아요. 어울림. 좋은 한국말로. 헤헤. 어울림의 화학작용? 하하하하. 그게 체구가 좀 작고, 뼈대가 좀 가늘고 하니까 남자 배우들은 더 커보이고 남자답게 보이게끔 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나머지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데 잘 메꿔가야죠. 하하. 칭찬은 참... 헤헤.

-2년간 쉬셔가지고 또 공백이 있을까봐 팬들이 걱정을 좀 하기도 하는데요.

그거는 이번엔 정말 걱정 붙들어매셔도 되는데. 하하. 저는 이번엔 오히려 휴가가 굉장히 짧구요. 해외작품 다녀온 다음에 하반기에... 저랑 회사랑 의견이 다를 수도 있어요. 헤헤. 저는 되게 어려운 역할 한번 도전하는 게 꿈이예요. 지금이 연기를 시작한 이래도 연기가 제일 재밌어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자체도 일 같이 안 느껴지고, 제가 커피 되게 좋아하는데 눈도 왔고 기분이 되게 좋은데... 하하하하. 불쌍해보이나요? 제가 오랜만에 카페 나오고 이런 게 에너지가 소진이 안돼요. 지금 일이 재밌고, 이때 해야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제가 또 감정이 솔직한 편이라 재미가 없으면 정말 안하거든요. 쉬기도 하고. 그래놓고 반성하고 다시 하고. 헤헤. 단순해서 지금 너무 재밌어서 아마 연기에 끊임없이 맨몸으로 부딪힐 것 같아요. 작품 성패 상관없이 내가 만약 닥치더라도, 실패하고 미끄러지더라도, 도전하는 한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쉴 걱정은 안하셔도 돼요.

-차기작품은요?

중국 가는데요. 제가 사실 겁이 많았어요. 또 이상한 선입견이 있는 거예요. 한국배우가 한국작품을 해야지, 왜 중국엘 가나 헀는데... 저는 중국 활동 한번도 해본 적 없거든요. 이상한 고집이 있었어요. 그런데 똑같이 저를 좋아해주고 열광적으로 해주시는데 제가 이런 생각 갖고 있다는 거 자체가 편협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 또한 나의 편협적인 시각에서 나오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이것도 한번 깨고 나와보자, 이것도 도전인 거죠. 제가 중국말이 내 말도 아닌데 싫어, 어떻게 하냐 이럤어요. 정말 어려울 것 같은데 의사소통에 열심히 노력해보면서 좋은 작품으로 최대한 만들어서 좋은 작품으로 하나 남기고...

와서 또 다시 연기갈증이 생길테니 하반기는 어려운 걸로 도전하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아, 왜 우리 드라마는 여자는 어려운 역이 많지는 않아요. 여자 주인공 역할이 다양성이 있진 않아요. 영화도 그렇고. 뭔가 도전의식을 막 불러일으킬만한 다양성이 많지않은 그런 현실이 있어서 열심히 찾아봐야죠. 그리고 그런 캐릭터에 먼저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려면 이런 중국 작품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더라구요. 그런 것도 작용을 했습니다.

<힐러>에서는 ‘해커줌’이라는 역할이 있었는데 김미경 선배님이 <성균관스캔들>에서는 되게 지고지순 엄마 역할로 나왔는데, 이번엔 엄마가 아닌 되게 개성과 자기 주체성이 확실한 해커줌 역할을 만나니까 너무 빛나는 거예요. 그런 캐릭터를 저도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좀 흔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은데 어렵고, 그런데 해놓고 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한테도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 그런 다양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자 다중인격이 있었어야 되는데. 하하하하. (<킬미, 힐미> 봤어요?) 네, 저 좋아해요. 저 요나(<킬미, 힐미>에 나오는 다중인격 중 하나) 좋아해요. 헤헤헤헤. 저도 가끔 제 안에 다중이를 발견하니까. 하하하하.

-박민영씨 안에 다중이가 있다고요?

저희는 진짜 다중이여야 돼요. 왜냐하면 연기할 때 모습과 아닐 때 모습은 저는 간극이 굉장히 커요. 갭이 커요. 저는 일할 때 완벽주의적 성향이 생겼어요. 후천적으로. 하다 보니까. 어쨌거나 내 이름 걸고 하는 직업이라는 걸 인식을 하게 되니까. 예민해지게 되고 완벽주의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돼요. 연기에 있어서는 저조차 깜짝 놀랄만큼 몰입하게 되고, 캐릭터에 빙의할 때도 있고... 영신이란 캐릭터를 맡으면서는 그렇게 춤을 추고 다녔고... 정말 사람들이 그만 추라고 할 정도로... 하하. 원래 제 모습으로 돌아오면 완벽은 무슨 완벽인가요. 저는 허당일 뿐이거든요. 너무 게으르고...

드라마 끝나고 나서 그저께 하루 딱 늦잠 잘 시간이 있었는데, 정말 침대 밖으로 열걸음 걸어나왔어요. 밥먹으러. 그리고는 제 방에서 나오지도 않아요. 침대에 누워있는 거예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런 갭이 커요. 그리고 저 기계치거든요. 그리고 집에서 티비도 안봐요. 약간 그런 갭들이 존재하니까 다중이라고 생각이 드는 거죠. 헤헤. 전 정말 집순이예요. 근데 집에서 할 게 정말 많거든요. 집에 있는데 심심하게 있지 않아요. 제가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콩도 제가 사다가 꽃도 좋아해서 고속터미널 꽃시장도 가요. 요리 좋아하고. 베이킹 재료도 사다놨어요. 드라마 끝나고 심심하면 하려고. 베이킹도 하고. 그리고 강아지랑도 놀아줘야 되고. 책도 읽어야 되고. 영화도 봐야 되고. 얼마 전에 영화 <나를 찾아줘>를 틀어놨다가 잤어요. 그날 보니까 18시간을 잤더라구요. 하하하하. (영화 재밌게 봤다는 얘길 하는 줄 알았어요) 헤헤. 다음날 이어보기로 봤는데, 저는 보고나서 찜찜한 영화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힐러>는 참 개운해요. 하하하하.

-유지태씨, 지창욱씨와 케미는 어땠어요?

유지태 선배님은 제 결혼관을 바꿔놓셨어요. 사랑 전도사 같은 느낌? 헤헤. 첨 뵀을 때부터 눈에서 하트가 나오시면서 그 꿀 바른 목소리로 “민영씨 만나서 너무 반가워 영광이에요.” 저는 처음에 그게 혹시 처음만 이러실까 했는데 마지막까지 몇달동안 변함없이 제가 피곤하면 드립커피를 내려주시고 제가 밥을 안 먹고 일하는 것 같으면 간식을 넣어주시고. 제가 연말에 상 받으면 축하 카드를 써서 선물을 주시고... 핸드폰 메인사진은 항상 아기와 김효진 선배님 보시고... 그 캐릭터 문호 삼촌이 영신이를 참 아끼는 캐릭터인데, 처음부터 아빠 미소를 짓고 봐주시거예요. 제가 사실 서른이라 귀여움을 받을 나이는 아닌데, 항상 귀엽다고 말씀해주시니까 전 참 신났죠. 어떻게 하면 더 귀여움 받을 수 있지? 항상 귀여워해주고 예뻐해주셨어요. 끝나고 나서 유지태 선배님은 참 큰 사람 같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렇게 먼저 다가와주시고. 손 내밀어 주시고, 마지막까지 챙겨주시고, 다독거려 주시고... 제가 놀랐던 게 <힐러> 끝나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베스트씬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저 역시도 제 씬을 꼽았거든요. 그런데 정후와 영신 눈꽃스신을 꼽으시더라구요. 그게 배우로서 되게 멋진 거예요. 아, 나도 딴 사람 뽑을 걸. 하하. 그게 저한테는 충격이었어요.

지창욱씨는 낯을 되게 가려요. 저도 사실은 낯을 가리는 성격이예요. 촬영 초반까지만 해도 식사하셨어요. 90도 인사할 정도로... 봉수는 초반에 촬영 분량이 많았는데, 제가 죄송한데 기자분들에 대해 알아봤는데 후배 신참은 그냥 ‘이 새끼’ 래요. 좀 많이 끌고다니고 함부로 해야될 것 같은데 그러면서 친해지려는 노력을 시작한 거예요. 그랬더니 진면모를 알게 되는데 이 분이 생각보다 되게 유머러스 하더라구요. 밝고 명랑하고 유쾌하고 그런 좋은 에너지가 많아서 제가 지너자이저라고.별명을 지어주고 유지태 선배님은 유중심이라고 지어주고. 중심을 잘 잡으셔서. 그런 에너지가 연기하기 멋진 파트너였던 것 같아요.

 

박민영씨는 정말 '헤헤'하고 웃습니다